한국전쟁의 종착역, 한반도 평화공존 ④
8. 한반도 평화공존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에서 비롯된 전쟁이지만 사실상 미,소 패권경쟁의 대리전의 성격이 짙다. 휴전협정도 미,중 간의 전략적 합의의 결과이고, 오늘 날 까지 휴전체제가 유지되는 것도 미,중 간의 전략적 묵계 때문이다. 한국전을 사실상 종결시키는 평화협정 역시 미,중 간의 전략적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이 남한을 배제한 채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통해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코자 하는 것은 주한미군을 철수시켜 남조선 적화통일을 실현코자 하는 위장평화에 바탕을 둔 기만전술일 뿐 결코 진정한 평화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한국전쟁이 끝나는 것은 미,중 간의 전략적 합의를 바탕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중 간의 패권경쟁이 가시화되면서 미,중 양 강대국은 각자의 국익과 전략을 위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현상유지와 세력균형을 유지할 필요성을 오히려 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미,중 양 강대국 간 한반도 평화공존을 도출해 내는 것이 그 구체적 실현방안이 될 것이며, 주한미군 존속과 북핵의 안정관리에서 양 강대국이 한반도 평화구상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가능성을 상정해 볼 수 있다.
한국 역시 통일기반이 조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통일에 이르는 전 단계로서 상당 기간 남북한 간 한반도 평화공존을 원한다. 한국과 미,중 세 나라가 한반도 평화공존을 원함에 반해 북한 홀로 남조선 적화통일을 추구하지만 주한미군과 중국의 경제대국화 지향으로 인한 남침전쟁 반대, 북한의 심각한 경제위기, 특히 김정은 등장이후에도 북한이 수령독재체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남조선 적화통일에 집착할 것이고 경제위기가 더욱 심화되면서 정변, 민란 등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급변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북한 지도부는 유일한 동맹국인 중국에 ‘SOS’를 청할 것이고 중국은 합법적으로 군대를 진주시켜 사태를 수습하고 북한을 사실상 위성국화 할 것이다. 중국의 지속적인 대북 경제지원은 내심 북한의 대중 의존도를 심화시켜 궁극적인 예속화를 의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사실상 위성국화 한 후 자신의 경제대국화의 차질 없는 수행을 위해 남침전쟁 포기와 중국 식 개혁을 북한에 요구할 것이고, 북한이 이를 수용함으로써 수령독재체제가 종말을 고하는 수순으로 한반도 평화공존이 정착되어 갈 가능성을 상정해 볼 수 있다. 남,북한, 미,중 네 나라 모두가 원하는 최대공약수로서 한반도 평화공존이 실현되면서 한국전쟁이 비로소 끝나게 될 것이다.
9. 한국전쟁의 영향
(1) 4강, 특히 미,중 관계에 미친 영향
한국전쟁을 계기로 휴전 이후 성립된 한미동맹과 조중동맹이 오늘날 까지도 여전히 한반도의 안보상황을 지배하는 기본 골격으로 정착되어 있다. 남,북한 간의 체제경쟁은 마치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의 경쟁처럼 남한은 경제성장에, 북한은 군사제1주의에 전념하면서 사실상 남한의 승리로 끝났으나, 북한은 핵무기를 비상수단으로 동원하여 승패를 뒤집으려는 무리수를 구사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를 위기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결국 핵 무기 때문에 경제가 붕괴되면서 유일한 동맹국인 중국에 예속되는 위성국화의 운명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전쟁은 중,소 분쟁의 시발점이면서 ‘핑퐁외교’에 의한 미,중 수교로 이어지고, 미국이 주도하는 대소 포위전략(containment policy)에 중국이 합류하면서 소련이 붕괴되는 단서가 되었다. 또한 한국전쟁은 미,중 패권경쟁이 물밑에서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은 스스로 자세를 낮추어 (low profile)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globalization)와 자유주의(liberalism)체제에 참여하여 동 체제가 부여하는 혜택을 최대한 누리면서 경제대국화를 도모한 결과 오늘날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급 성장하면서 지난 국제금융 위기를 계기로 미,중간의 패권경쟁이 점차 가시화되기에 이르렀다.
과거 미,소간 패권경쟁이 적대, 대립 일변도로 전개된 것과는 달리 오늘날 미,중간의 패권경쟁은 협력과 대결이 병존하는 체제인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미,중 공히 자신의 국익과 전략을 지키기 위해 상대방의 국익과 전략을 존중하는 현상유지와 세력균형을 중시하는 점에서 미,중 양 강대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함으로써 한국전쟁의 종지부를 찍고 한반도 평화공존을 추구할 가능성을 상정해 볼 수 있다.
(2) 한국에 미친 영향
한국전쟁을 통해 한국국민은 미국적 자유민주주의의 우수성을 신념화하면서 잘 살고자 하는 의욕과 개척정신을 함양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북으로부터의 상존하는 재침 위협에 직면하여 도덕적 해이(moral hazards)에 빠지지 않고,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 경제성장에 매진한 결과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할 것이다.
전쟁은 모든 신분차등과 빈부차이를 일시에 해소함으로써 모든 것이 ‘zero’에서 출발하면서 한국 국민들의 가슴 속에 평등의식과 교육열을 제고시키고, 잘 살아보겠다는 꿈과 이상과 비젼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한미동맹이 ‘한강의 기적’을 실현하는 안보적 바탕이 된 것처럼 한국전쟁은 박정희 대통령이 주도한 ‘의식개혁운동’과 함께 ‘한강의 기적’을 실현하는 정신적 바탕이 되었다.
전후 남,북한이 체제경쟁에 돌입하면서 남한은 개방과 선린우호, 진취적 기상과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경제발전에 매진한 반면, 북한은 폐쇄, 고립, 군사적 긴장을 바탕으로 자급자족경제 (autarchy)를 지향하면서 경제가 붕괴위기에 직면함으로써 체제경쟁은 남한의 승리로 판가름 났다.
10. 결 어
한국전쟁은 동족상잔의 민족사적 비극이었다. 그러나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다. 전쟁의 뼈저린 경험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기필코 잘 살아 보겠다는 의지, 조국근대화의 신앙을 가진 박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쉽, 그리고 견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확고한 안보의식이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는 바탕이 되었다.
‘팩스 아메리카나’ 시대에 한국이 ‘G-7선진조국’의 꿈과 비전을 실현하는 힘도 바로 한국을 전쟁의 폐허에서 일으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신념과 의지, 확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이루어 질 것이다.
미,중패권 경쟁이 가시화되면서 미,중 양국이 각자의 국익과 전략을 추구하는 최대공약수로서 한반도 현상유지와 세력균형을 추구하게 되고, 결국 한국이 원하는 한반도 평화공존으로 가시화될 가능성이 큰 점에서 한국 외교의 지평을 전망할 수 있다.
문제는 북한이 수령독재체제를 유지하면서 파국점을 향해 관성적 질주로 내닫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북한 위정자들은 수령독재에 집착하여 개혁,개방을 거부한 채 연명수준에서 버티면서 남침전쟁을 도모하는 무리수를 둔 결과 경제가 자구노력으로는 도저히 해결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붕괴위기에 직면할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유일한 동맹국인 중국에 ’SOS’를 청할 것이다.
중국은 경제대국화 국정지표의 차질 없는 실현을 위해 북한에게 남침전쟁의 포기와 중국 식 개혁을 요구할 것이고 북한이 이를 수용함으로써 한반도 평화공존이 정착하게 될 가능성을 상정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미,중 간 전략적 합의 아래 남,북한, 미,중 4국 간에 평화협정이 체결됨으로써 비로소 한국전쟁이 종결될 것이다.
결국 한국이 견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미,중이 공감하는 한반도 평화공존의 실현에 일정 부분 기여를 하는 것이 한국전쟁을 종결 짓는 관건적 요소가 될 것이다.(konas)
김명배(호서대학교 초빙교수, 전 주 브라질 대사, 평화통일국민포럼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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