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칼럼]논쟁 아닌 논쟁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한심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옛날 서양의 중세에는 “바늘 끝에는 천사가 몇 명이나 앉을 수 있느냐”는 문제를 가지고 논쟁을 거듭하던 궤변론자들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못지않은 어리석은 논쟁이 과거 20여 년 동안 바로 이 나라에서 벌어진 좌파, 우파의 편 가르기와 돌 던지기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민주공화국을 지향하는 대한민국만이 한반도에 존재한다면 진보를 표방하는 ‘좌’와 보수를 표방하는 ‘우’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공중을 나는 새는 날개가 ‘좌’에도 ‘우’에도 있어야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진국에는 어디나 좌파가 있고 우파가 있어서 정권의 교체가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결코 선진국은 아닙니다.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을 날마다 획책하는 저 무리들을 서울서 얼마 멀지도 않은 휴전선 북에 두고 전전긍긍하며 불안한 생존을 유지하고 있으니 우리에게는 국가 안보가 최우선 과제가 수밖에 없습니다. ‘친북, 종북’ 세력을 좌익으로 간주하면 대한민국의 존립이 위태롭습니다. 이런 판국에 좌‧우익의 공존이 과연 가능할 것입니까?
자유가 없는 곳에서는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 민주주의 신봉자의 갈 길이라고 믿습니다. 자유가 있는 곳에서는 평등을 위해 싸우는 것이 민주주의자의 갈 길입니다. 자유가 완전히 고갈된 김정은의 북을 이대로 두고 자유와 평등이라는 현대사의 두 가치가 대립하여 서로 싸우고 있다면 소가 웃고 말이 웃을 일입니다. 한반도가 통일되기까지는 좌파, 우파가 편을 가르고 말과 글과 행동으로 밤낮 싸우기만 한다면 한반도의 통일은 요원한 꿈이 되고 말 것입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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