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칼럼〕Good old days
옛날에 좋았다는 뜻입니다. 노인들이 많이 쓰는 말이죠. ‘Good old days’ - 나는 역사를 전공하였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과거’에 사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내가 오늘처럼 이렇게 늙기 전에도, ‘Good old days’를 그리워했는데, 컴퓨터가 인간의 지성적 삶을 독점하다시피한 오늘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의 손바닥 만한 휴대용 전화에 인간이 알고자 하는 모든 지식이 다 들어 있습니다. 신문을 구독할 필요도 없고 책을 사서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대백과사전을 큰 돈 들여 사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항상 갖고 다니는 조그마한 전화 속에 다 간직 돼 있는데 왜 도서관까지 가서 ‘사전’을 뒤져봐야 합니까. 그럴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이렇게까지 발달한 오늘의 문명을 인류가 언제까지 참고 협조해 나갈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질문에 이 시대의 모든 신사숙녀는 주머니 속의 혹은 손가방 속의 휴대용 전화를 꺼내서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문자가 잇지만, 문자를 알기는 하지만, 제 손으로 써 본 적은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삽니다.
시인들이 남긴 유명한 시를 암송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앞으로도 없을 겁니다. 늘 가까이 있는 휴대용 전화에 몇 자 찍으면 그 시가 획 하나 틀림없이 그대로 나오는데 미쳤다고 시간 들여 그걸 암송합니까? 아이들이 모여 앉아도 서로 떠들며 장난치는 일은 없습니다. 각자가 조용히 앉아서 휴대용 전화로 ‘게임’을 즐깁니다. 동무도 이웃도 필요 없는 ‘한심한 새 세상’이 ‘안전에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Good old days’를 그리워하는 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없는 숨막히는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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