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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사람이 짐승과 다른 점은?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2-07 오전 8: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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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를 바가 없다고 잘라서 말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겁니다.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는 욕이 있습니다. “인간이하다”라는 표현이 타당한 지 아닌 지는 모르겠으나 이것도 심상치 않은 욕입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을 “개만도 못하다”고 하면 매우 모욕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오랜 세월을 살다보면 별에 별 사람을 다 만나게 되는데, 극소수이긴 하지만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습니다. 나는 그런 ‘인면수심’의 인간 몇을 정치판에서 만나 곤욕을 치룬 적이 있습니다. 옷을 잘 입고 다니지만, 학벌도 대단하지만, 말도 잘 하지만, 사람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다시는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지 않습니다.

 개나 고양이는 일단 배가 부르면 그 이상 먹지는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 자신이 배가 터지도록 먹을 뿐 아니라 자손만대에 먹고도 남을 만큼 긁어모아 창고에 넣고 잠을 쇠를 잠그려 하니 여럿이 모여서 사는 이 세상이 편안할 수 없습니다. 남이야 굶어 죽건 말건 ‘오불관’이라고 하면 그것은 짐승보다도 못한 인간이라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인간에게는 모든 동물들이 가진 본능 이외에 매우 특이한 또 하나의 묘한 본능을 지니고 태어난 것이 분명합니다. 그것이 ‘양심’이라는 ‘매우 가느다란 목소리’입니다. 우리가 거짓말을 할 때, 또는 이웃을 대하여 무례하고 무리한 짓을 했을 때, 또는 하려고 할 때, 우리 귀에는 그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러면 안 돼!” 그 한 마디입니다.

 그 한 마디가 인류의 생존을 이 날까지 지켜주었다고 나는 믿습니다.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가 지은 소설 <죄와 벌>의 결론은 한 마디입니다. “죄를 지으면 양심이 고민을 합니다. 그것이 곧 죄에 대한 벌입니다.” 인간의 양심이 마비되면 인류는 이 지구상에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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