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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 이란의 튀르키예 공격이 드러낸 동맹의 진실

Written by. 장재필   입력 : 2026-03-13 오후 3: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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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집단방위의 현실적 시험대

지난 3월 4일과 9일,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 회원국 튀르키예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사건은 국제 안보 질서에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란은 이를 “의도치 않은 궤도 이탈”로 해명하며 확전을 회피하려 했으나, 미·이스라엘의 對이란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해석되는 이 공격은 나토 조약 제5조의 집단방위 원칙이 현실 정치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나토 방공망이 미사일을 요격해 인명·시설 피해는 없었지만, 단순한 ‘오발’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번 사태는 나토 동맹의 집단방위체제를 시험하는 것으로 인식됨으로써 한미동맹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나토의 핵심 프레임은 ‘집단방위 원칙’이다. 특히 조약 제5조는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규정을 담고 있다. 즉 “나토 일부 회원국 침해는 나토 전체의 문제”로의 귀결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실의 동맹은 조약 문구만큼 단순하지 않다. 제5조는 자동 발동 조항이 아니며, 각국의 헌법적 절차와 정치적 합의에 따른다. 이번 사태에서도 나토는 즉각적인 집단방위 대신 상황 관리와 외교적 대응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동맹이 법적 약속만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판단과 전략적 이해관계 속에서 움직인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의 선택적 개입과 모즈타바의 결사항전 태세

미국은 이란의 핵·미사일 시설 타격을 지속하며 튀르키예 방어를 지원했으나, 나토 전체 동원을 피하는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제5조 발동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으며, 중동 전선 고착화와 자원 분산을 경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을 ‘유럽 안보 위협’으로 규정해 공습을 지지했지만, 나토를 분쟁 당사자로 끌어들이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모즈타바 하메네이(이하 모즈타바) 승계로 양측은 큰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이에 트럼프는 “우리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이란에서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사람은 결국 죽음을 맞는다”라는 강경 발언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결국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를 주축으로 한 모즈타바 세력의 완전 축출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10일 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작전 목표가 달성됐다고 판단될 때 對이란 군사작전이 종료될 것”이라는 조기 종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이란의 지속적인 저항과 관계없이 목표 달성 판단 시 멈춘다는 취지다. 이에 모즈타바는 “전쟁을 끝내는 건 우리다”라는 반박과 함께, 전략적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까지 설치하면서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나토 동맹국들의 신중한 거리두기

이번 이란 사태에 대해 나토 동맹국들은 대부분 긴장 확산을 우려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프랑스·영국 등은 중동 지역에서의 군사적 확전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외교적 해결과 긴장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동시에 나토는 직접적인 군사 개입보다는 동맹국 병력과 해상 교통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방어태세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반응은 동맹 차원의 안보 협력은 유지하되, 미국의 對이란 강경 대응에 자동 동참하기보다는 중동 지역의 추가적인 갈등 확대를 억제하려는 유럽 동맹국들의 신중한 전략적 판단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레짐이 아닌 의지가 결정하는 안보

우리 한국은 이번 이란의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유럽 나토 회원국들은 미국과 중동의 입장, 자국의 우선 안전 등 고려로 안보 딜레마에 빠져 있다. 국제정치에서 맺어진 동맹과 레짐(조약·약속 등)의 자동작동 오인으로 발현된 후과(後果)는 결국 자국의 몫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우크라이나, 反이란 세력 ‘쿠르드족’이다. 동맹은 조약이 아니라 정치고 전략이며, 결국 힘의 질서 문제다. 동맹국들이 실제로 전쟁 위험을 감수할 의지가 있을 때만 집단방위는 현실이 된다. 이 점에서 이번 사태는 한미동맹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의 안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 발생 시 미국이 어느 수준까지 개입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의구심은 여전히 전략적 논쟁거리다. 동맹의 신뢰성은 조약 문구가 아니라, 정치적 의지와 전략적 이해관계 속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자강이 선행되는 동맹 안보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에 “태평양지역에서 무력 공격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각자 헌법상의 수속에 따라 행동”으로 명시돼 있다. 즉 태평양지역에서 어느 일방이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이를 자국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헌법적 절차에 따라 공동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를 나토 제5조와 유사하다고 유리하게 해석하겠지만, 새로이 발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국방전략(NDS)에서 보듯이 ‘자국 본토 방어’가 우선임을 냉철하고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오산 기지를 통해 주한미군의 장비와 부수 병력이 중동 지역으로 이송되고 있는 현실은 한반도 지원의 지연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미동맹을 안보의 원칙으로 유지하면서도, 동맹 의존을 보완할 자강력 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konas)

장재필 : 정치학 박사, 향군 선임연구관, 한성대 국방과학대학원 교수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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