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고위 관계자들이 작년 7월 북한 대포동 2호 미사일 실험발사가 성공했다면 미국의 미사일방어(MD)시스템이 이를 요격했을 것이라고 장담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당시 알래스카의 요격미사일(GBI) 기지가 홍수피해를 입어 제대로 작전을 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연합뉴스가 30일 보도했다.

 MD시스템의 효력이 입증됐다는 미국 정부측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MD시스템의 성능과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GBI 지상배치 요격미사일이 사일로에서 발사되는 모습. 발사불능 문제는 이 사일로가 홍수에 침수되면서 발생했다.

 GBI 미사일은 퇴역한 미니트맨 대륙간 탄도탄의 1.2단 로켓을 개조해서 만든 것이다.

 우주배치 적외선 위성과 미사일 조기경계위성이 적국의 대륙간 탄도탄의 발사를 감지하고 조기 경계 위상배열 레이더와 X밴드 지상배치 레이더가 탄도탄의 항적을 추적하는 가운데 최종 요격을 담당하는 핵심 무기체계이다.

 모자라던 정확도를 보충하기 위해 핵미사일 요격에 넓은 폭발범위를 가지는 핵탄두를 사용하고 지상에도 피해가 미치던 종전의 ABM(탄도탄 요격미사일)과 달리, GBI 미사일은 EKV(대기권 외 요격체)라는 통상 탄두를 마하 20으로 비행하는 적의 핵미사일 탄두에 직접 충돌시키는 고도의 기술이 투입되었다. 

 따라서 MD시스템의 구성요소 중에도 가장 많은 비용과 개발시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알래스카 포트 그릴리에는 모두 26개의 요격미사일 사일로가 건설돼 있으며 이중 13개의 사일로에 요격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문제는 이 사일로에서 발생했다. 민간 정부감독프로그램(POGO)의 29일자 보고서에 따르면 알래스카 포트 그릴리에 배치돼 있는 MD시스템 지상발사 요격미사일 가운데 여러 기가 홍수로 인해 발사조차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보고서는 "작년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3주간 알래스카 포트 그릴리 주변에 내린 홍수로 인해 이 지역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능력의 상당부분이 물에 쓸려 내려갔고 지상발사 요격미사일 사일로가 손상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보잉사 자체평가에 따르면 1개 요격미사일 기지의 경우 1개 미사일 사일로엔 물이 63피트(19m)까지 찼고, 50피트(15m)까지 물이 찬 사일로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원래 미사일 사일로는 평시에 입구가 거의 밀봉에 가까운 기밀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인해,  미사일 요격실험 성공으로 MD시스템의 효력이 입증됐다는 미국 정부측의 호언에도 불구하고 MD시스템은 또 한번 그 가치가 평가 절하 당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konas)

 김영림 코나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