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가안보정책을 수립해야한다(1)
2008년 7월에 발생한 북한군의 금강산 관광객(한국국민) 살해만행과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도발(교과서 해설서 명기)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강력히 대응하고 있는 것에 대해 큰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북한군의 총격으로 국민이 사망한 엄중한 사건을 보고 받고도 대통령이 국회연설(2008.7.11)에서 북한에게 대화를 제의한 것은 국민다수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두개의 사건은 지난 10년간 정부의 잘못된 국가안보정책의 추진결과로 인해 이명박 정부 초기에 발생한 것이다.
먼저 금강산 총격사건의 원인과 대비책을 살펴보자.
북한이 기고만장하여 한국정부를 우습게보고 이번에 의도적으로 비무장 인명을 살상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오랫동안 우리가 북한을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햇볕정책과 남북화해협력정책을 추진하면서 ‘북한은 동포요 형제’로서 잘못을 계속해도 아량으로 용서하고 자비만 베풀었다. 북한이 서해에서 연평해전(1999년·2002년)을 도발해도 우리는 응징하지 않고 오히려 국토를 목숨 바쳐 지킨 장병들을 홀대했다. 북한함정이 2004년 8월부터 지금까지 해상군사분계선(NLL, 북방한계선)을 년 간 10여 차례 약3Km까지 침범하고 한국의 해양영토를 마음대로 유린해도 우리 군(軍)은 경고사격을 하지 않고 있다. 금년에 벌써 6회 침범했다.
2004년 6월15일에 개통된 남북해군 함정통신망의 규정을 북한이 준수하지 않아도 이를 폐기하지 않고 운용하고 있다. 제주해협을 가로질러 통과하는 북한상선이 우리 해경의 통신호출에 응답하지 않고 남북간의 합의규정을 위반해도 그만이다. 남북간에 설치된 핫라인을 북한이 의도적으로 응답하지 않아도 통신선로가 나빠서 그런 것이리라 이해한다. 북한이 통신선로 수리에 필요한 자제가 필요하다고 하면 의심 없이 곧 물자를 보내겠다고 약속한다.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 보유선언(2005년)하고 핵실험(2006년)을 해도 ‘한반도 비핵화선언(1992년)’을 위반했다고 나무라지 않았다.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라고 비난해도 우리국민은 분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2008년 5월부터 ‘제2의 한국전쟁과 제3의 연평해전 발발’ 운운하며 한국을 위협해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심지어 ‘잿더미’라는 표현으로 핵무기를 한국인에게 사용하겠다고 협박해도 남의 나라 일로 취급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핵무기·화학무기·생물무기·탄도탄)와 117만 현역, 770만의 예비군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국방백서(2006년)에 명시하고도 이것이 큰 위협이 아니라고 평가한다. 북한에 대한 주적개념(主敵槪念)도 국방부가 2004년에 없앴다. 화학무기 2,500~5,000톤과 800여기의 탄도탄 위협이 어느 정도인지 아예 관심 밖이다. 이것을 폐기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핵무기·탄도탄 한발 없는 한국이 오히려 군사력이 강하다고 현역 67만을 50만으로, 예비군 304만을 150만으로 감군을 계속하고 있다.
현역의 복무기간이 북한은 10년인데 우리는 2년이 길다고 6개월을 추가로 줄이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했을 때 위치파악도 못하고 우왕좌왕했으면서도 2012년이 되면 대북정보력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한술 더해 자주국방이 된다고 2012년 4월17일에 전쟁억제력인 한미연합사(CFC)를 해체하고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단독으로 행사하겠다고 미국과 합의하고 시간까지 명시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연합사해체 등 국방력 약화정책은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보수정권이 들어섰는데도 불구하고 연합사해체에 앞장선 참여정부 사람들의 기세가 여전하다. 그동안 연합사해체·전작권단독행사 반대와 주적개념 환원 등을 그토록 외치던 애국세력들이 무슨 이유인지 모두 입을 다물고 있다. 지금 한국이 적전(敵前) 무장해제를 하고 있는데 이를 걱정하는 국민도 없다. 이러하니 북한이 2012년을 ‘연방제에 의한 통일의 해’로 정하고 2008년 5월부터 이를 북한주민에게 선전하고 있다고 한다. 한미군사동맹이 균열되고 한국의 군사력이 약화되는 2012년을 북한이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이 6·15공동선언(2000년 남북정상회담)에 명기한 서울답방을 지키지 않아도 그를 만난 한국 사람은 오히려 통이 큰 지도자, 마음이 통하는 지도자, 존경스러운 지도자라고 높이 평가한다. 김정일은 1974년부터 김일성의 후계자로 지정되어 2인자로 군림하면서 20년간 북한의 경제를 도탄에 빠트렸다. 1994년 김정일이 사망한 직후부터 북한을 통치하면서 1999년까지 북한주민 300백만 명을 굶겨 죽였다. 통치비자금 40여 억불을 움켜쥐고 있으면서 식량을 일체 구입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량살상무기의 양을 획기적으로 증강했다. 그런데도 그에 대한 한국국민의 ‘김정일 OUT' 촛불시위는 아직까지 없다.
NLL을 존중하며 무력도발을 하지 않기로 약속한 남북합의문(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등)을 북한이 무력도발로 위반해도 이를 폐기치 않고 우리는 남북합의의 장전(章典)이니 하면서 아직까지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취급한다. 막대한 한국국민의 세금만으로 건설된 남북연결철도(경의선·동해선)가 몇 년간 운행되지 못하고 있어도 북한을 나무라지 않는다. 북한에 무상으로 원조한 쌀·시멘트·철근·도로피치·트럭·연료 등이 군사용으로 전용되고 있어도 흥분하는 사람이 없다. 개성공단임금·금강산/개성 관광대금·아리랑공연 관람료·대북송금 등의 현금으로 대량살상무기를 늘리고 군사력을 증강해도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없다. 오히려 정부보조금을 주면서 공무원·학생까지 대규모로 관광을 가게 했다.
북한이 한반도 무력적화통일을 헌법에 명시하고 4대 군사노선과 선군정치를 해도 한국은 변함없이 ‘자유평화통일정책’만 주장하고 있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로 무장한 상태 하에서는 한국주도의 통일은 어려운 일인데도 이를 간파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김정일이 ‘핵무기 폐기와 개혁·개방’은 절대 할 수없다고 말해도 우리는 이를 믿지 않는다. 우리는 이토록 북한에 대해 무지하면서 관대하다. 혹시 속이 없는 국민이 아닐까. 이러하니 북한이 한국을 정상적인 국가로 대우할 수가 있겠는가.
한국국민을 아예 아랫사람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정부의 조건 없는 대북식량 지원(옥수수 5만 톤)제의도 2008년 6월에 거절했다. 우리 대통령의 대북대화(2008.7.11)제의를 ‘가소로운 잔꾀’라고 비난하면서 거절했다. 그들은 2008년 6월에 남측 인력·물자의 개성공단 통행시간도 일방적으로 축소했다. 이렇게 북한은 지금 한국을 재래식의 군사력만 가진 약소국(조공국?)으로 경멸하면서 이번에 주저 없이 도발을 시작한 것이다. 이런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러놓고도 남측의 잘못이라고 우기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현 시점에서 북한을 재평가해야 한다. 북한 김정일 정권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약한 체제가 더 이상 아니다. 우리의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그런 정권이 아니다. 2,300만 주민으로 초강대국 미국과 당당히 대적하는 군사강국이다. 한국보다 더 많은 군사력·군사장비, 전쟁예비 비축물자와 7,000여개소의 지하군사시설을 잘 유지하고 있다. 770만 명의 예비군이 신형소총과 공용화기로 무장하고 있고 년 간 훈련도 7일~20일간 실시하고 있다. 한국은 4,800만 국민이 벌어서 현역 67만과 예비군 304만 명을 유지함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예비군의 훈련기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만약 한국이 북한수준의 군사력(군사시설)을 유지한다면 국민이 하루 밥 세끼를 먹을 수 있겠는가.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겠는가.
따라서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첫째, 청와대(NSC)에서 국가안보전략서(NSS: National Security Strategy)를 작성하여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사안 발생할 때마다 땜질식의 처방은 더 이상 곤란하다.
둘째, 김정일 정권과의 대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대화를 구걸해서는 안 된다. 이제 김정일 정권교체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다.
셋째, 남북합의서 중 이행이 되지 않고 있든지 북한이 위반한 것을 일괄정리하고 폐기해야 한다. 남북기본합의서·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6/15공동선언·10/4정상선언은 폐기해야 한다.
넷째, 북한지역 관광사업은 모두 중단해야 한다. 북한의 경제회복과 개혁·개방에 기여하지 못하는 개성공단 사업도 중지해야 한다.
다섯째, 국방부는 북한함정이 NLL을 침범할 경우 경고사격을 실시하여 해양영토를 지켜야 한다. 북한의 반복적인 의도적 침범은 ‘NLL무력화’를 위한 술책임을 알아야 한다. 북한은 NLL을 준수할 의지가 애초부터 없다. 그래서 남북 국방장관합의문(2007.11.29)을 이번에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 (Konas)
김성만(예비역 해군 중장, 전 해군작전사령관)
- 2026.10.19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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