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과거 10년 동안 계속됐던 대북 포용정책은 보다 적극적으로 대북 화해협력을 추구했고 그 결과 많은 성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홍 차관은 17일 오후 서울 세종호텔에서 열린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상임대표 박원철) 가 '대북 포용정책 10년의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 과정에서 "남북을 가로막고 있던 철조망 사이로 철도·도로가 연결되고 열린 길을 따라 수많은 인원과 물자가 오고 가면서 교류협력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 17일 오후 서울 세종호텔 해금강홀에서 열린 제95차 흥사단 통일포럼. ⓒkonas.net

 그는 또 "남북 주민의 마음도 오가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면서 조금이나마 이산가족의 아픈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 차관은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비판도 많이 있었다"며 그중 하나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우리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 북한의 변화,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남남갈등을 꼽았다.

 그는 "일부에서는 정부가 과거 정책을 부정하며 북한에 강경한 정책을 쓰고 있다고 오해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 10년의 성과와 한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남북관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홍 차관은 최근 북한의 군사분계선 육로통행 제한 경고, 판문점 직통전화 단절 등을 언급한 뒤 "이러한 행위는 남북관계의 후퇴를 가져올 뿐"이라며 "북한이 한반도의 미래와 발전을 고민한다면 대화와 협력을 통해 민족의 나아갈 방향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대화를 촉구했다.

▲ 발제자 및 토론자들. 이 날 심포지엄은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사회로 진행되었다. ⓒkonas.net

 이에 앞서 박원철 상임대표는 "지난 10년간 한국정부의 대북 포용정책 추진 결과 2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총리급을 포함해 여러 차례의 장관급 및 다양한 채널의 남북대화가 진행되었지만 대북 정책의 추진과정에서 충분한 내부의 설득과정을 거치지 못해 남남갈등이 심화되었다"며 "북핵문제가 불거지고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이 진행되었음에도 오랜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남북관계의 진척에도 불구하고 대북 포용정책의 성과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강하게 일어난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대북기조와 관련해 "부시 정권 하에서의 대북 정책과는 상당한 차별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런 시점에서 지난 10년의 대북 정책의 성과를 정확히 짚어보는 것은 북핵 문제의 해결과 궁극적인 통일 장정에 적합한 통일정책 수립에 필수적"이라며 이 날 심포지엄의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 날 심포지엄에서는 '남북한 정치군사 대화와 경제협력', '남북한 사회문화협력과 인도적 문제'를 중심으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 심포지엄에 참석한 청중들이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konas.net

 '남북한 군사대화와 협력'을 주제로 발표한 서주석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현재의 남북관계와 관련해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북핵 문제도 북한과 직접 대화의사를 밝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에도 불구하고 검증체제 합의를 둘러싼 논란으로 향후 전망이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밝혔다.

 서 연구위원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의 남북군사회담 등을 언급하고 지난 10년의 군사대화 평가에 대해 "30여 차례 열린 남북군사실무회담의 성과를 단순히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군사회담은 개최되는 것만으로도 신뢰구축조치로서 의미를 가져 쌍방의 국방을 책임지는 당국자끼리 만나 상대방의 의사가 무엇인지 직접 듣는 자리는 그 자체가 이해 제고이자 신뢰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편으로 군사대화 진작을 위한 과제로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대화 패턴의 정립'이라고 주장했다.

 남북군사대화도 사전 의제 설정부터 회의시 토의, 사후 합의사항의 관리에 이르기까지 상호간에 보다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방법으로 회담이 진행되어야지 중요한 문제를 '상호 관심사'라 하여 상대방에 숨기고 있다가 기습 제기하는 방식이나 회담 개최 여부 및 진행과정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방법이 더 이상 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또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비통제 협의, 이행을 통해 전쟁 재발 방지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의 안전장치로서 역할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와 관련 연구기관, 전문가가 망라된 협의구조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