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난장판 국회. 분말소화기, 전기톱, 해머, 망치, 그리고 빠루까지  등장한 국회. 이것이 대한민국 민의의 전당 국회의원의 모습이다. 외국 언론에 비춰지고 애들이 볼까 민망할 정도였다.

갑갑하다. 눈을 감고싶다. 도대체 이게 무슨 해괴한 짓이란 말인가?  무슨 영화에 나오는 조폭 영화를 보는 듯 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국민들이 언제까지 이런 망동을 지켜 보란 말인가.

여기 저기서 민심의 소리가 들린다. '이 놈이나 저놈이나 똑 같구먼', '18대 국회 들어와 한 게 뭐 있나', '국회 없는 게 낫다', '시정잡배도 저 보다는 낫겠다',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정치는 이제 물 건너갔다', '저질국회에다 저질의원들 하는 짓 꺼리를 보니 정말 눈꼴사나워 더 이상 볼 수가 없다'  '어디 두고 보자'...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 적어도 국회라면, 국가경제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면 절대로 절대로 이래서는 안 된다. 상식(commonsense)과 타협(compromise), 그리고 협력(cooperation)으로 국정의 찬반을 논하고 최대 공배수를 찾아야 할 국회가 이 무슨 작태로 국민의 울화통을 터지게 하는가.

17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다수당의 힘을 빌어 민노동당이 반대하자 회의장까지 바꿔가며 FTA  비준안을 강제로 상정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그 민주당이 이번에는 한나당의 단독 상정을 비난하며 국민의 재산인 국회 건물과 기물을 해머로 내리치고 명패를 내동댕이 치는 볼썽스런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다니...

내가하면 민주적이고 남이하면 반민주적이고 독재라는 말인가. 한나라당도 그렇다. 다수 여당으로서 타협의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책임을 면키어렵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국민들은 작년 12월 19일 현 대통령을 선택했고 4월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에게 과반수에 가까운 의석을 주었다. 그렇다면 소수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은 민심을 헤아려 반성하고 다수당에 무조건적 반기를 들 것이 아니라 대안을 내 놓고 국민의 지지를 받도록 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예산안부터 각종 법안에 이르기까지 토의와 심의는 커녕 상정자체를 반대하고 나서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촌음을 아껴 국가 위기를 타개해야 할 시점에서 누가 시간 보내기 정략을 벌이고 있는 지를...

여·야간 협상은 없고, 극한대결로만 치닫고, 국민이 보든 말든 적대적(敵對的) 감정으로 사사건건 발목잡고, 급기야 치고받고 싸움질만 하는 국회라면 차라리 없는니만 못하다. 

제발 부탁 좀 하자.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한다.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더미같이 쌓여있는데 국민이 두렵지도 않는가. 제발 국가를 위해 절차탁마하는 모습을 보이고 상대당의 좋은 대안을 수렴하는 모습을 보여라. 더이상 국민들이 울분을 토하게 하지 말라. 국민 저변의 긴 한숨 소리가 들리지도 않는가?

이번을 계기로 국민들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그 들의 잘 잘못을 가슴 한 구석에 담아두고 3~4년를 기약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konas)

권재찬(코나스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