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인쇄

테러방지법 제정 서둘러야

Written by. 김성만   입력 : 2015-11-25 오전 9:17:47
공유:
소셜댓글 : 0
twitter facebook

  프랑스 파리 테러(11.13)후 며칠 지나지 않은 20일에는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연계 단체 ‘알누스라 전선’을 추종하는 국내 불법체류 인도네시아인 A(32)씨가 구속됐다. 국가정보원이 국회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이 인터넷을 통해 IS를 공개 지지했고, 2010년 이후 국제 테러조직과 연계됐거나 테러 위험인물로 지목된 국내 체류 외국인 48명이 강제 출국됐다. 국제 테러 혐의자가 국내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해 광범위한 반정부 활동을 벌이거나 테러 자금과 물자를 테러단체에 지원하려다가 국가정보원에 적발된 사실이 확인됐다. 대한민국도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다.

 중동·이슬람 전문가인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의 서정민 교수는 1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에서의 테러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본다. 위험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21세기 테러는 네트워크 테러다. 자동소총을 맨 테러범이 인천공항을 통하거나 배를 타고 오는 게 아니다. IS는 한국 내 불만세력을 포섭하고 SNS를 통해 모든 과정을 진행할 것이다. 국적과 상관없이 불만세력이 한국에서 포섭되면 아주 위험하다. 북한과 관련한 세력과 결합하면 다방면적인 테러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의 경우 IS, 알-카에다 연계조직뿐 아니라 종북(從北)세력에 의한 테러도 걱정해야 한다. 현재 국내 종북세력은 전위세력(핵심혁명세력), 추종세력, 부동세력(심적 추종세력)으로 분류하고, 160여 개의 추종단체와 1,500여 개의 북한우호단체가 있다. 핵심혁명세력은 500~1,000명 정도다. 이들 단체에 의한 테러 위협은 왕재산 간첩단 사건(2011년)과 이석기 의원(통합진보당) RO(혁명세력) 내란선동사건(2013년)을 통해서 이미 알려져 있다. 이들은 경찰서, 방송국, 군부대, 공업단지, 평택 유류저장소, KT혜화지사, 분당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송전탑, 경부선과 호남선 등 주요 철도시설을 타격 장소로 잡고 준비하고 있었다.

 이처럼 테러 위협이 상존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치권은 2001년 9·11테러 직후 발의한 테러방지법을 14년째 제정하지 못하고 있다. 19대 국회(2012.5~2016.5)에서는 새누리당(여당) 이병석·송영근·이노근 의원이 발의한 테러방지법안 3건이 정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의 골자는 국정원장 직속으로 대(對)테러 센터를 설치해 테러 위험인물의 통신·금융거래 정보 등을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사후 대처보다 사전 대응이 필수적인 테러 수사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다.

 새누리당 신의진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과거 야당일 때도 테러방지법 제정에 찬성했다”며 “테러가 발생한 후에 제정되는 법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은 국정원에 부적절한 일감을 몰아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정원이 테러 방지 ‘컨트롤 타워’가 될 경우 권한이 커지기 때문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중심으로 효과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야당의 반복적인 반대에 따라 청와대와 여권 내부에서는 ‘컨트롤 타워’를 국무총리실 또는 국민안전처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국정원의 국내·국외 정보수집능력과 선진국의 사례를 고려할 때 국정원이 맡는 방안이 가장 효율적이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에 속한 42개국 가운데 테러방지법이 없는 나라는 스위스, 일본, 아르헨티나와 현재 입법을 추진 중인 중국 등 4개국에 그치고 있다. 특히 이들 38개국은 정보기관이 중심이 된 대테러 기구를 통해 테러 방지 대책을 수행 중이다.

 2001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은 정보개혁·테러예방법에 따라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가안보국(NSA) 등 15개 정보·공안기관을 통할하는 국가정보국(DNI)과 사실상 정보기관으로 분류되는 국토안보부(DHS)가 테러방지 정보수집과 대책마련의 중심 역할을 수행한다. 프랑스는 정보기관인 국토감시국(DST) 산하에 설치된 관계기관 합동 ‘대테러조정통제본부(UCLA)’가 대테러 업무를 맡는다. 영국도 보안부(MI-5) 산하에 해외정보부(MI-6)·경찰·국방부 등 11개 기관이 참여하는 ‘정부합동테러분석센터(JTAC)’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로 정부가 강력한 통제력을 가진 러시아와 중국도 각각 연방보안국(FSB)과 국가안전부 같은 정보기관이 대테러 기능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야당 주장대로 국정원이 미덥지 않다면 통신·금융 정보 악용을 방지하는 견제·감시 장치를 마련하면 될 일이다. 무턱대고 반대하며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도외시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다. 자칫 종북 정당으로 오해 받을까 걱정이다. 19대 국회에서 처리되어야 한다. 국회무용론 나올까 우려된다. 정치권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 (Konas)

김성만 (예, 해군중장 / 재향군인회자문위원 / 안보칼럼니스트 / 前 해군작전사령관)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인쇄하기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2019.10.23 수요일
핫클릭 뉴스
포토뉴스 더보기
깜짝뉴스 더보기
외교부, 차세대 전자여권 디자인 확정
2020년부터 발급될 예정인 차세대 전자여권의 디자인이 17일 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