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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⑳ <입선> 사회를 배우다. 나를 이해하다

"더불어 성장하는 의미 깨우친 소중한 시간"
Written by. 김민식   입력 : 2018-10-16 오후 2: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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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저에게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는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기우에 불과했고, 지난 1년 8개월의 복무 기간은 제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그 시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사회를 향한 첫발걸음

 2016년 11월 25일 금요일, 4주간의 군사교육소집을 마치고 떨리는 마음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서부지사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아직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문서를 세단하는 일이었습니다. 여러 개의 박스에 담긴 수많은 문서를 세단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았고, 저는 아무런 생각 없이 창문을 바라보며 세단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문서를 읽어 보니 난생처음 접하는 공사 상품에 대한 리플릿, 상품 안내문, 여러 통계자료 등과 같은 문서였습니다. 그렇게 호기심에 한두 장 읽다 보니 어느새 세단은 끝이 나있었고 그 결과 공사에서 취급하는 전세자금보증, 보금자리론, 주택연금 등의 상품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날 저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신입사원이 처음 접하게 되는 업무가 왜 주로 복사와 같은 단순업무인지 조금이나마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하찮아 보여도 작은 일부터 천천히 하나씩 배워가고, 우선순위의 차이가 있을 뿐 중요하지 않은 업무는 없다는 2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 앞으로 공사에서의 복무가 제게 성장의 시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부딪치는 법을 배우다.

 12월이 되어 저는 공사 직원의 보금자리론 서류 업무를 돕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서울서부지사는 김포한강 신도시에서 물밀듯이 들어오는 수많은 대출 신청으로 인해 과다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지사로 접수되는 서류의 양만 하루 평균 약 100건에 달했고, 이는 3명의 사회복무요원 선임과 하루 종일 부지런히 함께 해도 완수하기 벅찬 과업이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2명의 선임이 몸이 아파 출근을 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고, 저와 사회복무요원 선임 1명 총 두 명에서 서류 접수 업무를 해야 하는 날이 있었습니다.

 물리적으로나, 업무의 숙달 정도로나 도저히 처리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사회복무요원 선임 1명과 저는 부딪쳐 보기로 했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정신없이 바쁘게 부동산등기부등본과 사업자등록 현황 조회, 서류 순서 정리를 했고 퇴근시간을 10분 앞두고 업무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그 날 제가 불가능하다고 단정 짓고 접수량의 절반만 처리했다면 남은 복무기간동안 저는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는 방법을 배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이라는 소중한 꿈과 함께 대출 심사 결과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무주택 서민을 위해 제가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사회복무를 하고 있다는 점을 그날 가슴 속에 상기했습니다. 그리고 불가능해 보이더라도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마음으로 부딪쳐보는 것이 옳은 복무태도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전문성을 요구하는 업무는 아닐지라도 제가 처리하는 업무 하나하나가 고객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2016년 12월, 복무를 시작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던 시기에 저는 사회로 나와 부딪치며 시도해보는 삶의 자세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거만한 나를 발견하다.

 다사다난했던 12월이 지나고 새해가 되어서는 전세자금보증 홍보지원 업무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직원들을 따라 옆에서 단순하고 보조적인 지원을 하면 되는 업무였습니다. 공사 보증상품 중에는 사회적 배려대상자나 신용회복 지원자와 같은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상품이 상당수 존재했고, 공사에서는 주기적으로 출장을 나가 상기의 보증상품에 대해 홍보를 했습니다. 그때까지도 저는 고객이 필요하면 찾아올 텐데 굳이 공사에서 출장을 나가 상품 홍보를 하는 이유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출장을 나간 3월의 어느 날, 그런 저의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던 분을 만났습니다. 상담을 한 분께서는 일용직 근로자였습니다. 공공임대 아파트에 거주하시면서 휴일에도 쉬지 않고 매일 일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지인에게 보증을 서는 바람에 소득의 대부분을 타인의 채무를 변제하는 데 지출하셨고, 캐피털사 직원의 쉽고 간편하게 임차보증금을 빌려준다는 말에 금리가 높은 대출을 받아 과중한 채무상환 부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옆에 앉아 상담 내용을 유심히 듣고 있던 저는 그분이 정말 성실하게 일하시지만 과도한 금융비용 때문에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순간 자신에게 필요한 금융상품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생각했던 짧은 제 생각에 큰 울림이 전해졌습니다. 제 생각과는 반대로 우리 사회의 금융 사각지대에서는 금융정보 부재에 따라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현금서비스 사용의 높은 이자부담과 신용등급 하락 등의 위험성을 모르고 마치 체크카드처럼 쓰시는 분부터 캐피털사의 전화 대출을 습관적으로 이용하시는 분까지 생각보다 금융비용 및 신용등급 하락 위험에 대해 무관심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현명한 금융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제 생각은 그저 현실을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의 거만한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제가 마주했던 사회에서는 직접적인 삶과 연관되는 금융의 가장 기본적인 분야에서 정보의 비대칭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충격적이기까지 했던 그날 이후 자신의 관점에만 갇혀 현실을 보지 못하고 생각의 폭을 한정 짓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생각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17년 꽃샘추위가 채 가시지 않았던 그날에 저는 금융 취약 계층의 주거 복지 향상에 기여 할 수 있도록 직접 사각지대로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것이야말로 공사와 사회복무요원의 존재 가치라고 생각했습니다.

금융의 따뜻함을 배우다.

 추위가 풀리고 서서히 기온이 높아져가면서 저는 출장 업무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러던 도중 어르신들이 계시는 경로당이나 노인종합복지관에 공사직원이 직접 방문해 주택연금에 대해 쉽게 설명하는 자리인 주택연금 출장 설명회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중 김포시의 한 경로당에 출장을 나갔을 때였습니다. 신도림에 위치한 지사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달하는 위치인지라 출장시간이 꽤 소요되는 위치였는데, 해당 경로당을 방문했을 때 어르신들은 막상 주택연금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으셨습니다. 차가운 분위기의 설명회가 끝나고 큰 관심이 없어 보이시던 어르신들께서는 그래도 여기까지 먼 길 와서 설명까지 했는데 밥이라도 먹고 가라고 하시며 미리 준비하신 음식을 내주셨습니다. 아무리 자신이 관심없는 일이었을지라도 그걸 설명했던 사람의 정성과 수고에 고마움을 표현해주셨던 어르신들로부터 함께 살아가는 삶의 가치와 제게 부족했던 따뜻함, 그리고 고마움이라는 가치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땀으로 정을 나누다.

 보금자리론 업무와 주택연금 업무, 보증 업무까지 공사에서 취급하는 업무를 두루두루 익혀가면서 지사에서는 아예 민식 주임'이라는 호칭으로 부르시는 분이 계실 정도로 저를 신뢰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저에게 지사에서 실시하는 드림하우스라는 사회 공헌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드림하우스 활동은 주택연금을 받고 계신 고객 중 노후화가 심각한 주택을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직원들이 참여하여 수리해드리는 활동이었습니다. 2017년 8월 무더운 여름, 현장에 나가 직원들과 함께 전문 건축업자께서 수리를 할 수 있도록 집 안의 가구를
밖으로 빼내는 작업을 도와드렸습니다. 무더위로 쉽게 지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지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주택연금을 받고 계신 어르신들의 고맙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저와 함께 고생하는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무더운 여름날 저는 같이 일했던 분들과 끈끈한 정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멋지게 리모델링된 어르신의 단독주택을 보며 사회복무요원으로서의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동반 성장하는 법을 익히다.

 워낙 바쁜 지사 업무로 인해 저는 업무 구분 없이 청년인턴들과 자주 협업을 하는 편이었고, 청년인턴들과의 교류를 통해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어 상반기에 근무했던 인턴들은 떠나고 하반기 청년 인턴이 새로 들어올 예정이었습니다. 이때 며칠간의 공백기로 인해 효과적인 업무의 인수인계가 어려웠지만 저는 상반기 인턴들이 했던 업무에 대해 알고 있었고 차질 없이 하반기 인턴들에게 업무에 대해 알려줄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그들과 함께 업무를 해나가며 사람과 조직 모두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배움을 익혔던 입장에서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주며 동반 성장하는 것 또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깨달은 소중한 삶의 가치였습니다.

더 넓은 세상을 향한 발걸음

 지난 1년 8개월의 시간동안 사회복무는 부족한 제게 사회 그리고 삶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업무 이외에도 노인종합복지관과의 협업, 주민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저는 사무실에만 국한되지 않고 유관기관과 함께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공사에서 주최하는 은퇴금융아카데미를 지원하면서 수많은 어르신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사회에 대한 시각을 넓힐 수 있었고, 지사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사회복무를 하지 않았더라면 겪지 못했을 인생의 값진 경험과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야말로 잃어버린 시간이 아닌 저를 대한민국의 당당하고 멋진 청년으로 만들어준 가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소중한 마음을 모아 사회를 밝히는 희망의 등불이 되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ˮ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복무를 하며 항상 가슴속에 지닌 사회복무요원 헌장 중 한 문장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이 구절을 가슴에 간직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는 하나의 등불과도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었던 시간은 그간의 삶을 되돌아보고 더욱 멋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끝으로 항상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고 따뜻한 마음으로 인생의 가르침을 주신 복무담당자 김승섭 과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저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항상 격려해주신 강희수 지사장님과 이성조 실장님, 이지연 과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서부지사 직원들께서 손수 보여주셨던 따뜻한 마음과 소중한 가르침 하나하나가 제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인생의 값진 기억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konas)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서부지사 김민식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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