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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㉒ <입선> In myself :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

"책임감은 사람을 바로 서게 한다"
Written by. 권근우   입력 : 2018-10-17 오전 10: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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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저는 아이들이 정말 싫어요!, 복무지 이전하고 싶어요!ˮ라는 소리에 담당하던 선생님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행복이 보인다.

 2016년 12월 중순, 지잉~', 사회복무요원 소집한다는 문자가 왔다. "아 제발 아무 곳이나 붙어라ˮ난 22살 사회복무요원 지망생, 편한 복무지 속된말로 '꿀무지' 지망생이자 재수생이다. 작년에 그런 복무지만 넣어서 떨어졌던 아픈 생각에 경쟁률이 낮은 곳인 지역아동복지센터에 지원했다. 결과는 성공. 지역아동센터는 어느 특정 지역에 있는 아동들을 케어해주는 곳이다. 학교가 끝나면 센터에 와서 오후 6시까지 공부와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 문화 체험 그리고 식사까지 제공해주는 곳이다.

 내 전공이 공대쪽이고, 사회복지나 아동교육과는 아무런 관련도, 경험도 없던 나는 걱정을 좀 했지만. 사회에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이 "야 사회복무요원은 하는 일 거의 없어 편하게 생각해ˮ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서 "대충 복무하고 공부나 하면서 남은 2년 보내야 겠다ˮ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라는 걸 군사교육소집을 마치고 첫 근무할 때 알았다. 왜 경쟁률이 낮은지 알 거 같았다.

 특히 아이들이랑 친해지고 지도하는 게 너무 버거웠다, 내가 알던 아이들과는 너무 달랐다. 센터 아이들이 처음 만났을 때 한 말은 "아저씨 어디 아파서 온 거죠(비웃으며)ˮ 이 말 한 마디였다. 그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아이들은 선생님이던 친구들이던 상관없이 욕설과 버릇없는 행동 등 이런 일 하나, 하나가 나에게는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가 됐고 아이들 케어 하는 것이 일이 아니라 고문으로 느껴졌다. 아이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마음속에선 내가 욕까지 참으면서 애들을 내가 왜 지도 해야 돼?, 게다가 난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없는데?, 이런 건 사회복지사가 해야 할 일 아니야' 이런 생각이 떠나가질 않았다.

 결국 고민 끝에 박○○ 복지사 선생님과 얘기를 했다. "선생님 업무 분담 좀 제대로 하고 싶습니다, 저는 도저희 아이들 지도를 못 하겠어요"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근우 쌤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니야?, 아동복지센터에 왔으면 당연히 아이들을 지도하는 거 아니야?, 복지 쪽은 업무 분담이 나뉘어져 있는데 명확한 경계가 없기 때문에 누군가가 바쁘면 서로 돕고 해야지ˮ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는 홧김에 "선생님 다 맞는 말씀인데 근데 저는 아이들이 정말 싫어요!, 왜 제가 돌봐야 되죠?, 선생님이 해야 할 일 아닌가요ˮ, "저 복무지 이전 할래요!ˮ라고 소리쳤다. 담당 선생님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그 상태로 조용히 방을 나가셨다.

 그 이후에 선임한테 박○○ 선생님이 많이 우셨다고 들었다.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다. 후회가 됐다. 너무 죄송했다. "내가 이렇게 까지 하면서 선을 긋고 싶었나ˮ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다짐을 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거 누구보다 열심히 복무해서 사회에 나올 때 정말 멋진 사람이 되리라...!ˮ, 다시 박○○ 선생님한테 가서 정말 무례하게 행동한 것에 대해 사과드리고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다행히도 기분 좋게 사과를 받아주셨다. "그래 근우쌤 우리 같이 열심히 해보자!, 내가 많이 도와줄게!ˮ그 이후 나는 일단은 왜요'가 아니라 시키는 일은 무조건 했다. 화장실 청소, 분리수거, 음식물 쓰레기 처리, 서류정리, 설거지, 장보기 등등 모든 일을 즐겁게 했다. 하기 싫어'가 아니라 어차피 하는 거 웃으면서 하자'라는 식으로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에 너무 놀라웠고 행복은 물질적인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 즉 우리 마음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애들아 정말 미안해

 몇 개월 후 모든 업무가 손에 익숙해 졌지만 아직도 난 아이들 지도하는 부분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욕을 하거나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하면 큰 소리를 내면서 혼냈다. 아이들에게 나는 회유나 따뜻함이 없었다. 어느 날이었다. 초등담당 사회복지사 선생님으로부터 아동 개인 가정환경에 대해 일부분을 들었다. 센터 다니는 아이들 가정은 대부분 한 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맞벌이 부부, 저소득층 이었다. 그래서 지역아동복지센터가 이런 아이들이 올바른 길을 나아갈 수 있도록 꼭 지도를 해야 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나는 아이들은 칭찬과 격려 그리고 사랑을 받으면서 커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센터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대부분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어쩌면 아이들이 그런 결핍들을 숨기려고 욕설과 무례한 행동을 한 것일 수도 있다. 이때까지 내가 한 행동에 대해 너무 미안했다. 아이들을 소리치면서 혼내는 게 아니라 따뜻함으로 감싸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선 아이들한테 먼저 다가가 말도 걸어보고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하려고 하고, 아이들 한명, 한명 성격이 어떤지 파악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말을 걸어보려 하니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아이들이 프로그램 시간에 장난치고 떠들 때, 욕을 할 때 그리고 아이들끼리 싸울 때 선생님한테 버릇없이 대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그럴 때 마다 선임한테 그리고 선생님께 여쭈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점차 아이들과의 사이가 가까워졌고, 아이들이 "근우쌤이 싫어요!ˮ가 아니라 "근우 쌤! 여기서 오래 있어야 돼요!ˮ라고 말했다. 천방지축 같았던 아이들이 따뜻함과 사랑으로 인해 이렇게 귀엽고 해맑은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처음 알게 되었다.

책임감은 사람을 바로 서게 만든다.

 선생님한테 인수인계를 받으면서 항상 하시던 말씀은 모르면 물어봐라', 그리고 일이 나한테 맡겨졌으면 무조건 완수하려고 노력해라'였다. 나는 복무를 하면서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무겁고 버거운 단어인지 몰랐다. 올 해 1월 초에 선임이 소집해제를 하고 센터 선생님 두 분은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그만두게 됐다. 센터 구조를 말하자면 1층과 4층으로 나눠져 있는데 1층은 회계와 서류업무를 주로 하고 4층은 아이들이 지내는 공간이다. 그래서 내가 주로 복무하고 있는 4층에 인력이 너무나도 부족한 상황이 됐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비록 내가 1년차이지만 4층에서는 경험이 제일 많으니깐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센터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명이 해야 할 업무량을 혼자서 하니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내가 센터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그리고 나는 성격이 매우 내향적이라서 사람들에게 말을 잘 걸지 못한다. 그래서 센터에 실습하러 오시는 분들이 오시면 예전에는 보통 선임이 센터 소개를 하고 어떻게 실습을 해야 할지 알려주는데 선임이 소집해제를 하면서 그런 부분에서는 내가 해야 된다는 생각이 정말 부담이 컸었다.

 하지만 내가 이제 선임이고 '이제는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비록 처음에 너무 어색하고 낯간지러웠지만, 두 번 세 번 하다 보니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졌다. 이제는 누구한테나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고 물어볼 수도 있다. 그런 과정에서 성격도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다. 올해 2월 초에 센터장님이 금융회사에서 후원하는 글로벌 문화체험단'이라는 아이들 중국 문화체험프로젝트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셔서 한번 해보겠다고 했다. 처음으로 누군가의 담당자가 돼서 지도해보는 건 처음이었다. 설레기도하고 두렵기도 했다. 그렇지만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여 중학생 아이들을 불러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의논하면서 고군분투를 했다. 사실 초반에는 정말 아이들이 생각해 가져온 것들이 엉망진창 이었다. 중국에 관한 자료 정리를 하나도 안하고 그냥 인터넷에 찾은 것들을 복사해서 가져온 것이었다.

 모든 게 내 잘못이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그냥 시키면 될 줄 알고 방치해 버렸다. 총 책임자가 되는 것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남은 시간은 3일이었다. 이 때 정말 막막했다. 머릿속이 백지 상태가 돼버렸다. 하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듯이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역할분담을 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직접 아이들이랑 부딪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수정하고 여러 번 고치는 일을 반복했다, 솔직히 즐거웠다. 떨어져도 후회가 없었다. 아이들과 밤 11시까지 센터에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고 이렇게 누군가의 책임자가 돼서 정말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또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때는 결과보다 협력하는 과정,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직접 공들였던 시간들이 너무나도 값지고 귀중했다. 이처럼 책임감이라는 게 너무 무겁지만 견뎌내면 한 층 더 성숙된 사람이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근우 쌤! 연차 쓰지 마요!, 쌤 없으면 4층이 안 돌아가!ˮ

 2018년 3월 초, 이제는 아이들과 격 없이 지낼 정도로 많이 가까워졌다. 솔직히 이제는 아이들 눈빛만 봐도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그리고 센터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완전히 파악이 됐다. 당황스러운 일이 갑자기 일어날 때 나는 당황하지 않고 일을 처리한다. 그것은 내가 완전히 센터 업무에 체화가 됐다는 의미일 것이다.
 
 3월 초에 새로운 복지사 선생님이 오셨다. 그 선생님은 초반에는나한테 많이 의지를 했다. 센터장님이 모르는 거 있으면 근우 쌤한테 물어보라고 말할 정도였다. "근우 쌤, 보통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있을 때는 어떻게 했어ˮ, "근우 쌤 보통 애들 간식은 어떻게 했어ˮ, "근우 쌤 서류정리는 이렇게 하는 거 맞아ˮ등등 많이 물어보셨다. 그리고 후임도 새로 들어와서 인수인계도 하고 또 실습 선생님이 새로 오셔서 소개하고 애들 케어 하느라 정신이 없고 힘들었지만 내가 그 만큼 센터의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느껴서 뿌듯했다. 그리고 내가 연차를 쓸 때 마다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항상 "근우 쌤, 연차 쓰지 마, 쌤 없으면 센터가 안 돌아가...ˮ였다. 너무 나도 기뻤다, 물론 기분 좋으라고 하신 말씀일 수도 있지만, 이런 말 한마디에 내가 지금까지 열심히 복무했던 모든 것이 보상이 된 느낌이 들었다.

In my self,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

 복무한지 1년 4개월이 됐습니다. 센터에서 실수도 많이 하고 혼나기도 정말 많이 혼났습니다. 허나 내면적으로 많이 성장을 했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누군가는 2년이라는 시간을 버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는 2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값지고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역시 생각하기 나름 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시는 모든 사회복무요원한테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자기 자신한테 물어 보세요, 정말로 시간이 아까운지, 아니면 복무하기 싫어서 시간 핑계를 대는 건지. 모든 일에는 배울 게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찮다고 여기는 것까지도 말입니다.

 전등 하나도 제대로 갈지 못했던 제가 여기 와서 처음 갈아보고 마트가서 장을 보면서 요즘 물가가 어떤지도 잘 알게 되었고 화장실 세면대가 고장 났을 때 직접 고쳐봤습니다. 또 큰 사회에 숨겨진 지역사회에 있는 고충, 센터 다니고 있는 아이들의 현실을 보고 제 생각과 가치관도 많은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때때로 여기에 있으면서 사회에 있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사실 조바심도 나고 불안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럴 때 일수록 "나는 그 누구보다도 값진 경험을 하고 있고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고 있고 사회에 나가면 그 누구보다도 멋진 사람이 될 거다ˮ라고 자기 암시를 합니다. 그 이유는 모든 해결책은 내 안에 있고 내가 생각하는 것에 따라 모든 것이 달려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회복무요원 분들 힘내십시오!(konas)

강동지역아동복지센터 권근우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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