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철 보훈처장이 6·25전쟁 당시 임진강 일대에서 성공적인 방어작전을 펼친 영국 참전용사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24일부터 28일까지 3박 5일 일정으로 영국 현지를 방문한다.

 임진강 전투는 1951년 4월 22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설마리 일대에서 영국군 제29여단(글로스터셔 연대 제1대대 등 5,700여 명)이 중공군 3만여 명의 남하에 맞서 싸워 서울 침공을 저지한 전투다.

 이번 방문은 임진70그룹의 공식적인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일정에는 임진강 전투 70주년 기념 예식, 한국전참전비 헌화·참배, 참전용사·유족 초청 오찬 등이 진행되고,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와 특별 인터뷰도 계획되어 있다. 임진70그룹은 임진강 전투 70주년 기념하기 위해 영국 글로스터 시의회, 글로스터 지역 군부대, 글로스터 군인박물관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황 처장은 26일 영국 현지시간 오후 3시에 글로스터 대성당에서 진행되는 ‘임진강 전투 70주년 기념 예식’에 참석한다. 이 행사에는 한국전 영국 참전용사인 토미 클로프(Tommy Clough)씨, 브라이언 햄넷(Brian Hambnet)씨, 로이 밀스(Roy Mills)씨, 그리고 조 콜레트(Joe Collett)씨를 비롯해, 글로스터 지역 국회의원, 글로스터 시장, 글로스터 군인박물관 의장, 글로스터 군부대원 및 임진70그룹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기념 예식을 통해 한국전에 참전하여 헌신한 영국 참전용사를 기억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며, 이어 글로스터 군인들의 시가행진을 함께 관람한다.

 27일 오전 11시에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비에서 영국 참전용사들과 함께 헌화·참배를 통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한 헌신한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하고, 이어 육군·해군 회관에서 진행되는 감사오찬에 참석한다.

 감사오찬에는 알란 가이(Alan Guy), 빅터 스위프트(Vitor Swift), 고든 페인(Gordon Payne), 스티븐 호스(Stephen Hawes), 브라이언 패릿(Brian Parritt), 윌리엄 퍼브스(William Purves)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참석할 예정으로, 은혜를 잊지 않고 보답하는 ‘국제보훈’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황 처장은 감사오찬에서 참전용사에게 ‘평화의 사도메달’을 수여하고, 올해 6월에 수여한 故 더글라스 드라이스데일(Douglas Burns Drysdale) 중령의 을지무공훈장을 유족을 대신하여 왕립 해병대 자선단체(royal marines charity) 대표에게 전달한다.

 故 더글라스 드라이스데일 중령은 영국 제41 독립특공대의 특공대장으로 북한 후방 해안 기습침투 작전에 참여하여 적진의 주요시설 폭파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였고, 장진호 전투 당시 ‘드라이스데일 특수임무 부대’를 지휘하며 영국 해병특공대가 장진호 전투에 기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공로로 을지무공훈장을 수여 받았다.

 아울러, 감사오찬에서는 故 윌리엄 스피크먼(William Speakman) 유족에게 보훈처에서 올해 2월에 선정한 ‘이달의 6·25 전쟁영웅’을 기념하여 만든 선정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故 윌리엄 스피크먼은 영국 육군 왕실 스코틀랜드 국경연대 제1대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하여, 1951년 11월 4일 군사 요충지였던 마량산 전투에서 백병전을 감행해 중공군의 남하를 저지하는 활약으로 영국 최고의 무공훈장인 빅토리아 십자 훈장(Victoria Cross)과 2015년 7월 태극무공훈장을 수여 받았다. 또한, 2018년 타계한 후 전사한 전우들과 함께 묻히겠다는 그의 유언에 따라 2019년 2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었으며, 올해 2월 국가보훈처의 ‘이달의 6·25 전쟁영웅’으로 선정되었다.

 보훈처는 “이번 영국 현지 위로와 감사 행사를 통해 영국군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는 계기를 만들고, 앞으로도 유엔참전국과 참전용사들의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 다양한 국제보훈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은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육·해군 56,000명을 파병하여 이 중 1,078명 전사, 2,674명 부상, 179명이 실종되는 희생이 있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