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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 11월 11일...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

Written by. konas   입력 : 2021-11-02 오전 9: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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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Taking Chance’, 우리나라 제목은 ‘챈스 일병의 귀환’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 마이클 스트로블 중령은 이라크전에서 전사한 ‘챈스 펠프스’ 일병의 운구를 직접 하겠다고 나선다. 그와 동향인 것을 제외하면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굳이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되는 상황임에도 미 동부에서 머나먼 와이오밍 주까지 운구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유는 다른 사람들은 이라크전장에 나가 있는데 자기는 본국에서 정보장교로 남아 편하게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것을 마음의 짐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군인을 주제로 하는 영화임에도 전투장면 한번 없이 담담하게 챈스 일병의 운구과정을 그려낸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짙은 여운을 남겼다. 영화는 시종일관 ‘군인을 어떻게 대하는가’를 거의 로드무비처럼 보여준다. 챈스 일병을 운구하는 마이클은 주의사항을 숙지한대로 운구하는 관이 차에 옮겨지거나 비행기에 옮겨질 때 꼭 옆에서 거수경례로 경의를 표한다. 공항에서 일하던 노무자들도 함께 다가와 모자를 벗고 조의를 표한다. 마이클은 챈스와 함께하는 동안 제복을 절대로 벗지 않았고 그가 들고가는 챈스의 유품이 공항의 엑스레이를 통과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았다. 항공사 직원은 좌석을 일등석으로 알아서 바꿔주고 승무원은 자신의 소중한 십자가를 건네기도 한다. 비행기 기장은 “지금 전사한 일병의 운구를 하는 사람이 타고 있으니 마이클이 먼저 내릴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승객들에게 부탁을 하기도 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압권은 좁은 2차선 도로에서 이 차량이 전사자의 운구차량임을 알아보고 다른 차량들이 깜빡이로 조의를 표하고, 앞서가던 몇대의 차량이 앞장서고 운구차 뒤에 있는 차량들 중 그 어떤 차도 추월을 시도하지 않는다. 고통스러우면서도 막중했던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마이클이 담담하게 고백한다. “한번도 챈스를 만난적이 없지만 나는 그가 그리워질 것 같다.”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바로 이것이 아니었을까? 한번도 본적이 없지만 그들의 희생으로 인해서 우리가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을 기억해 주는 일. 그것이 아닐까? 

 71년 전, 우리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유엔군의 도움을 받았다. 1950년 유엔참전국 중 꽤 많은 국가들이 제2차 세계대전의 직간접적인 피해자였고 전쟁의 비참함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런 와중에 6.25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이 가졌던 생각은 오직 자유수호의 의지였다. 생존의 벼랑끝에서 그들이 구출해 낸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고 해외파병과 공공외교 등을 통해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해 그 은혜에 보답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기억하고 있다. 유엔의 이름으로 도움을 주었고 가장 소중한 생명을 바친 그들을...

 부산시에 위치한 유엔기념공원은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묘지로 세계평화와 자유의 대의를 위해 생명을 바친 유엔군 전몰 장병들이 잠들어 있다. 지난 1951~1954년 사이에 유엔군 전사자 약 11,000여명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었으나, 벨기에,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그리스, 룩셈부르크, 필리핀, 태국 등 7개국 용사의 유해 전부와 그 외 국가의 일부 유해가 그들의 조국으로 이장되어, 현재는 유엔군부대에 파견 중에 전사한 한국군 중 36명을 포함하여 11개국의 2,311구의 유해가 잠들어 있다. 이 중에는 경기도 연천 전투에 참전했던 최연소 전사자인 호주의 패트릭 도운트 상병도 있다. 그는 당시 17세인 본인의 나이를 22세로 속여 군에 자원한 후 참전한 지 약 13일 만에 전사했다. 그를 기리기 위해 부산 유엔공원을 조성하면서 110m 길이의 ‘도운트 수로’를 설치하였고, 지난 2016년에는 정부에서 그의 유족을 초청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숱한 사연을 안은 유엔참전용사들이 이 곳에서 영면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13년에 공포된 ‘참전유공자 예우 및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전협정이 체결된 7월 27일을 국가 기념일인 ‘유엔군 참전의 날’로 공식 지정했고, 2020년 ‘유엔 참전용사의 명예 선양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 및 시행되어 11월 11일을 ‘유엔 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로 지정하면서 매년 6·25전쟁 전사자들이 안장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동시에 묵념하는 ‘턴투워드부산(Turn Toward Busan)'행사를 열고 있다. ‘턴투워드부산’은 2007년 캐나다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 씨가 6·25전쟁 참전 전사자들이 안장된 유엔묘지가 있는 부산을 향해 묵념할 것을 제안한 이래 매년 11월 11일 11시를 기해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유엔기념공원이 있는 부산시에서는 올해 많은 행사가 이루어진다. 10월 22일부터 11월 11일까지 '2021 부산유엔위크'를 개최하고 세계평화포럼, 사진전, 추모식, 걷기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 달 22일에는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30주년과 유엔기념공원 조성 70주년을 맞아 유엔기념공원에서 6·25전쟁 참전국 외교사절과 국군 장병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76회 유엔의 날 기념식을 가졌다. 24일에는 부산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부산타워, 춘천시, 군포시, 뉴질랜드 오클랜드 등 부산과 자매도시의 주요 상징물에 평화를 상징하는 파란색 조명을 켜는 '평화의 빛 점등 행사'를 열었다. 오는 11월 11일 오전 11시에는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1분간 묵념하는 '턴 투워드 부산' 행사로 유엔위크 대미를 장식한다. 

 6대륙 22개국 1,957,733명. 6.25전쟁 당시 유엔참전국과 참전용사들이다. 이들 중 전쟁이 끝나기까지 전체의 2%에 달하는 40,896명이 전사했다. 낯선 땅, 낯선 나라 국민들을 위해 투혼을 발휘하다가 산화하신 분들, 그들의 헌신과 공헌을 기억하자. 그들의 희생으로 평화로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가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그들을 기억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국민으로서 참전군인들에게 해야 하는 최소한의 책임이 아닐까. 오는 11월 11일은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이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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