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로부대(KLO : Korea Liaison Office)는 미 극동군사령부가 북한 정부·군·산업 기관에 침투해 정보 수집을 하기 위해 1949년 6월 1일 북한지역 출신자를 중심으로 조직한 북파 공작 첩보부대로 그 당시 ‘주한국연락반’ 산하에 있던 10여개 부대를 통칭하던 용어다. 6·25전쟁 때 켈로부대원들은 비정규군 신분으로 군번과 계급도 부여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결성돼 유격대 역할을 했다. 이 가운데 1950년 11월 22일 평안북도 정주군 번좌리에서 결성된 KLO8240 유격백마부대(유격백마부대)는 켈로부대 중 가장 규모가 큰 단위부대였다. 

 이들의 활약은 1950년 10월, 38도선을 넘어 북진하였던 UN연합군이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밀려 철수하자 평안북도 정주군과 박천군 일대에서 치안 활동을 하던 청년들과 오산학교 학생들이 그 해 11월 22일 KLO 8240 유격백마부대를 조직하고, 정주군 갈산면 번저리에 본부를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 유격백마부대 충혼탑 비석. 1953년 10월 25일 인천 용유도 왕산해수욕장에 사령부를 설치 후 촬영한 사진이 새겨져 있다. ⓒkonas.net

 김응수를 부대장으로 한 대원 2,600여명은 군번도 계급도 없고 무기 등 변변한 지원이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애도, 철산반도, 월사리, 대화도, 신미도, 압록강, 청천강 하구 등에서 공산군과 500여회의 교전을 치렀다. 정식 부대 이름도 없이 '유격백마부대'라고만 불리던 이들은 전쟁기간 동안 적 사살 3,000여명, 중공군 생포 600여명, 반곡애국청년과 민간인 구출 18,000여명과 북한군의 철도, 터널, 교량, 기타 주요시설 파괴 등 북위 40도선까지의 넓은 지역에서 많은 전과를 거두어 UN연합군의 정규작전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  6.25전쟁 당시 비정규군이었던 유격백마부대원들의 혼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유격백마부대 충혼탑. 서울 양재시민의 숲에 위치해 있다. ⓒkonas.net

  6.25전쟁 과정에서 552명의 부대원들이 희생되었고 생존 대원들은 1952년 백령도에서 추도식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1992년 7월 15일 서초구 양재 시민의 숲에 충혼탑을 세웠다. 매년 10월에는 유격백마부대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유격백마부대 전몰552위 추도식이 열린다.

▲ 유격백마부대 충혼탑 건립 취지문 ⓒkonas.net

 충혼탑 비석에는 다음과 같은 건립 취지문이 각인되어 있다.

‘여기 잠드신 호국영령 552위는 
6.25 공산침략으로 조국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이르렀을 때 
평안북도 정주를 중심으로 분연히 일어난 애국청년들로서 
향토방위를 위해 스스로 유격백마부대를 결성하고 
침략군과 싸우다 조국의 수호신으로 산화하신 분들이다. 
우리는 이에 엄숙히 머리 숙여 
조국을 위하여 초개같이 자신을 희생한 이들의 애국심과 충의정신을 기리며 
육군 전 장병과 더불어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상황 속에서 가까운 양재 시민의 숲에 있는 유격백마부대 충혼탑 취재를 다녀왔다. 처음엔 생소한 이름이었으나 6.25전쟁시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전투를 벌였던 젊은 의병들의 공과 넋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오는 10월 유격백마부대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양재시민의 숲에서 열리는 유격백마부대 전몰552위 추도식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향군 대학생 인턴기자 우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