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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한미연례안보회의)가 남긴 앙금

Written by. 정준   입력 : 2003-11-19 오전 10: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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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례안보협의회가 끝나고 공동성명이 발표됐다. 용산기지 이전 후 잔류면적 문제 이외에는 한미간의 이견이 이렇다하게 겉으로 드러난 것은 없다. 하지만 외부에 공개된 외교적인 수사(修辭)적 표현이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전투병 위주의 5천명 이상의 이라크 추가파병을 원했던 미국정부 입장에서 이번 회의 결과가 '만족스러웠을 리' 만무한 일이다. 미국측이 한국정부의 태도에 섭섭함과 불만을 표시했다고 들리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세부협상과정에서 과거와는 다른 분명한 흐름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럼스펠드 미 국방은 주한미군을 이라크전선으로 옮기는 계획에 대해서도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나는 한국이 이라크 파병과 관련하여 무엇을 할 것인지 추가 발표가 있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고, 지금 그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럼스펠드의 이 말은 한국의 재건지원군 3천명 파병안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입장 표명을 유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는 또 주한미군 감축설과 관련하여 "앞으로 6개월 후에는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함으로써 양국 정부간에 아직 이렇다 할 명시적인 메시지가 오간 적은 없었을지라도 향후 미국이 '주한미군 이라크 배치'계획에 대한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시점에서 더 없이 중요한 것은 이 같은 현안의 뒤안길에 잠재해있는 한미 양국 상호간의 인식이 '얼마나 틈새 없이 결속되어있는가'일 것이다. 상호 불신의 씨앗을 방치한 채 미봉된 공동성명이라면 궁극적으로 실망과 불화를 잉태할 것이기 때문이다.

남북대치의 특수상황에서 한미동맹의 역학(力學)구조에 근본적인 변화 조짐을 남겨둔다는 것은 우리에게 다시없는 불행이다. 이라크 파병문제가 겉으로는 타결된 듯이 보이지만 향후 미국정부가 어떤 태도로 나올 것인가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용산기지 이전문제에 대한 이견(異見)은 미국의 무언의 첫 반응일 수도 있다.

두 나라가 서로에 대해 신뢰할 수 있기 위해선 상대방의 행동 방향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또 양국의 상호 정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이번 한미 안보협의회는 한미 두 정부는 자신들이 예측 가능한, 그리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동맹관계를 움직이고 있는지를 냉철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여러 대목에서 느끼게 한 회의였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과 한미동맹은 서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더욱이 한미동맹 50주년을 맞는 '올해의 의미'는 실로 크다. 한미동맹 50주년에 걸맞은 실질적인 의견조율이 없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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