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대남공작 양상과 우리의 대비태세
북한은 6․15 남북공동선언 이래 우리 정부의 대북화해․협력 정책에 호응하면서, 대체로 대남테러 및 도발행위를 자제하는 등(2002년 6․29 서해교전과 같이 일부 충돌사례도 있었기는 하지만) 외형적으로는 유화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남한 공산화전략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 및 대공수사 실무자들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최근 북한의 대남공작사업에서 나타나는 주요 특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북한은 6․15 공동선언 이전에는 김동식, 최정남을 남파하는 등 직접 침투에 주력해 왔으나, 6․15 공동선언 이후 조성된 남북화해․협력 분위기를 의식해 우리 국민들을 자극할 수 있는 직접 침투를 전술적으로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간첩 강태운(2003.8 검거)․이창성(2004.6 검거) 등의 사례에 비추어 북한이 간첩남파 또는 친북 인사 포섭을 전면 포기한 것은 아니다.
한편 북한은 일본․중국 등 주변국을 무대로 공관․무역회사 등으로 위장한 공작거점을 확충, 국내 고정간첩과 접선하거나 우리 국민을 포섭하는 등 해외공작을 강화하는 한편, 제3국 우회침투를 기도하고 있다.
둘째, 북한은 소위 “우리민족끼리”라는 민족주의 이념을 기초로 ‘민족대단결’ 내지 ‘전민족 통일전선’ 구축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2006년도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은 “《<우리 민족끼리>기치높이 자주통일, 반전평화, 민족대단합의 3대 애국운동을 힘있게 벌려나가자!》, 이것이 올해에 조국통일운동에서 들고나가야 할 구호이다. 자주통일의 길로 힘차게 전진해나가야 한다. 민족자주에 통일운동의 진로가 있고 우리 겨레의 운명과 전도가 달려있다. 우리는 통일위업실현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우리 민족끼리》리념의 요구대로 민족의 존엄과 리익을 첫자리에 놓고 풀어나가야 한다. 우리 겨레가 사는 모든 곳에 민족중시, 민족제일의 기상이 나래치게 하고 자주통일의 열풍이 휘몰아치게 하여야 한다. 북남공동선언이 채택된 6월 15일을 《우리민족끼리의 날》로 성대하게 기념하는 것을 전통화해야 한다.”라고 선언한데 이어, 2007년도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에서는 “당원들과 근로자들을 조선민족제일주의정신으로 무장시켜 그들이 우리 사상이 제일이고 우리의 문화와 도덕이 제일이라는 관점을 확고히 세우도록 하여야 한다. … 모든 문제에서 민족의 의사와 리익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아야 하며 외부의 어떤 압력과 공갈에도 굴함없이 자주적대와 민족우선, 민족옹호의 원칙을 확고히 세워나가야 한다. 북남관계와 조국통일운동을 철저히 《우리 민족끼리》리념에 맞게 발전공고화해나가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특히 체육행사 등 각종 남북 민간급 교류행사의 공간에서 민족공조를 내세우는 등 통일전선의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심리전 공작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림동옥(통일전선부장, 2006년 8월 사망), 최승철(통일전선부 부부장) 등 대남부서 요원을 남북관계의 전면에 배치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공작부서의 영향력이 날로 증대하고 있다.
셋째, 북한은 지금 인터넷을 “국가보안법이 무력화된 특별공간(해방공간)이며 항일 유격대가 다루던 총과 같은 무기” 혹은 “반미․반전투쟁을 고조시키기 위한 힘 있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사이버 공간을 대남공작의 수단으로 삼는 외에, 대남 심리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인터넷을 통해 남한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공작원과 친북단체 등에 각종 투쟁방향과 지침을 하달(북한은 2004년 11월 8일 “우리민족끼리 강당” 홈페이지를 개설해, 그간 평양방송에서 국내 운동권을 대상으로 실시해 오던 「김일성방송대학」 강의(라디오 방송)를 인터넷 강의로 전환하였다.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ournation-school.com)하는 외에, 국내에 암약하는 고정간첩 혹은 북한과 연계되어 있는 운동권의 지령수수 및 대북 보고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은 또 김정일의 지시로 정예 인터넷 해킹부대를 운영하면서,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한편(2001년 5월 27일 우리 군의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과 중국의 컴퓨터 해킹 능력이 미 CIA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북한은 장거리 탄도미사일인 대포동 1호의 제어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등 이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미 국방부 자료를 인용하며, “미국은 특히 북한이 컴퓨터를 이용한 군부대 지휘관리와 무기체계 연구를 위해 평양 자동화대학(구 미림대학)에 대한 연구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사이버전쟁에 대비해 매년 100여명의 전문 해커를 양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사회 내에서 보혁갈등 및 친북 사조 확산을 기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연방제 통일(당면하게는 6.15 남북공동선언 2항에 따른 ‘낮은 단계 연방’의 구성)의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작금 대남전략에 올인(all in)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2012년 김일성 탄신 100주년이 되는 해를 맞이해 이 때까지 반드시 연방제 통일을 이룩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현재 남한 사회에서 (연방제 방식의 사회주의) 통일역량과 반통일역량을 3:1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의 공작부서는 이미 2003년 1월경 현시기를 ‘혁명의 준비기’로 규정하고, ”혁명역량을 보존보호하고 축적해 장성시킬 것,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 등 기본군중의 대중투쟁을 중심으로 하여 여기에 다른 계층의 투쟁을 적극적으로 배합할 것(곧 노동자․농민․청년학생을 혁명의 주력군으로 삼아 반혁명세력을 최대한 고립시킬 것: 필자 주)과 모든 대중투쟁이 부단히 정권 전취를 위한 투쟁에로 발전되어 나가도록 할 것” 등의 ‘대중투쟁에 대한 전략적 지도원칙’을 문건(노동당 제작문서인 〈력사적인 6. 15북남공동선언실현을 위한 대중투쟁의 조직과 지도방법〉)으로 하달한 바 있다. 한국 내 친북세력들은 이를 활동지침서로 삼고 있는데, 여기서 우리 당이 밝힌 ‘대중투쟁에 대한 전략적 지도원칙’은 남조선혁명의 준비기 대중투쟁에서 일관하게 견지하여야 할 지도적 지침을 말한다.
작금 한반도는 남북장관급회담(또한 제2의 정상회담 추진 중)과 북핵 위기 등 탈냉전적 화해 기류와 냉전적 대결 및 갈등의 기류가 혼재하는 불안한 안보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탈북자 및 해외교포 등으로 위장한 북한의 우회침투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또 북한은 남북교류협력 공간을 통일전선전술의 구사 및 대남공작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한편, 인터넷을 통한 대남 정치선전 및 국가보안법 무력화가 전개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보안수요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고 있다.
더불어 향후 남북교류 활성화 및 대규모 민간인 왕래 성사 혹은 급변사태 발생에 따른 급작스런 통일 실현 등에 있어 자유민주주의체제 유지를 위한 치안 확보문제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안보 차원에서 다수의 보안경찰 인력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그간 급변하는 국내 안보환경과 그 여파로 인해 경찰청 내에서도 유독 보안경찰 인력은 계속 축소되어 왔다(1997년 4500명에서 현재는 2,000명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일반 경찰의 경우 북한의 대남전략에 대한 강의조차 들어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찰 내에서조차 보안경찰은 그 존재의 필요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 이 때문에 보안경찰의 전문성 저하 및 국가 안보체제 약화의 우려가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 경찰 수뇌부는 물론 국가 차원에서 보안경찰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한 재인식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konas)
제성호(중앙대 법대 교수)
**이 글의 출처는 정치웹진 '프리존'(http://www.freezone.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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