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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철수는 시간문제다"

안드레이 란코프 강연, "미국의 한반도 전략적 가치 이전과 다르다"
Written by. 이현오   입력 : 2007-06-21 오후 3: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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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통일은 내일 당장 이나 2년 후, 또는 25년 후 언제 올지 모른다. 혁명은 미래에 대한 공포에 따라 아래로부터 일어나기 마련이다. 북한은 김정일 생존, 사후에도 체제를 파괴할 방법은 많다. 하지만 노력을 하지 않는다... 지금 한국 사람들은 미국이 한국에 대한 전략적 의미를 크게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80년대, 90년대 초의 얘기다. (한반도는 미국의) 전략적 가치 하락으로 주한 미군철수는 시간문제다. 미국은 다만 북한의 핵무기가 해외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신경 쓰기 때문에 북핵 문제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을 뿐이다".
 
 북한 핵문제를 비롯해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러시아 출신 역사학자(중국학)인 안드레이 란코프 박사는 유창한 한국말로 외국학자의 시각에서 본 한반도의 오늘과 내일을 예리하게 분석했다.

 ▲ 안드레이 란코프 박사는 21일 아침 서울 가락동 캘리포니아호텔에서 국제외교안보포럼이 개최한 조찬 강연에서 북한 핵을 중심으로 강연하면서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하려하지 않을 것'이고 한반도 또한 예전과 같이 미국으로부터 전략적 가치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고 말했다. ⓒkonas.net

 안드레이 란코프(호주국립대, 국민대 교수) 박사는 21일 아침 국제외교안보포럼(이사장 김현욱, 전 국회의원)이 주최한 조찬 강연회 초청 연사로 참석해 북한 핵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이렇게 말하고, 그 단적인 이유로 북한에 대한 대북방송을 예로 들었다.

 란코프 박사는 예전에는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북한에 대한 사회교육방송 등이 지속적으로 방송되고 했지만 지금은 방송내용마저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을 뿐 아니라 비평 방송으로는 겨우 자유아시아방송만이 하루 1시간 반 정도 방송하는 실정이고 예산도 크게 깎여진 실정이라고 말했다.

 ▲ ⓒkonas.net

 란코프 박사는 "북한의 개혁개방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개혁과 개방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정치, 경제적으로 발전한 남한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남한의 발전된 모습이 북한 주민에게 알려지게 될 경우 주민들은 김정일이 (정치를)잘못했다는 것을 알게되어 가만히 있지만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구 소련에서 러시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소련 정부에 몸담고 있던 고급 공무원과 자본가 그룹을 대비시켰다. "현재 러시아의 자본가나 사업가, 고급공무원들의 80, 90퍼센트는 과거 소련정부의 KGB(비밀경찰)출신으로 그들은 경험과 지식, 능력도 많았지만 기회주의자로 소련의 몰락과 동시에 합법, 비합법적 방법을 동원해 여러 가지 국가소유 광산이나 재산들을 개인소유로 만들어 잘 살고 있다"고 당시 권력층의 상황을 지칭했다.

 하지만 이에 비해 북한 김정일 체제 하에서의 북한 간부들은 비상구가 없다고 했다. 그 이유로 "개혁이 시작되면 체제가 흔들리고 정권 자체가 무너질 우려가 급증해 공포로 다가온다"며 '근거 있는 공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또 북한의 경제상황을 승용차에 비유했다. 현재 북에서 제일 많이 이용되는 승용차가 지난 1951년 소련에서 생산된 4륜구동 짚차의 복사판이며, 이는 1930년대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인데다 각종 시설 또한 60년대 시설로, 이런 것을 개인소유화로 한다해도 북은 남한과 경쟁자체가 이루어지지 못한다고 단정 지었다.

 핵문제와 관련해서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변을 비롯한 핵 생산시설은 동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즉 김정일 등 측근들도 영변 시설이 해야할 역할을 다했기 때문에 그 시설이 필요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북한이 요구하는 대로 돈을 주면 동결할 수 있다고 말해 이미 전문가들이 영변 핵시설 동결조치와 관련한 2·13합의 1단계에 대한 의구심을 표명한 내용과 의견을 같이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많은 수의 핵무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핵보유를 통해) 국제적으로 억제수단을 갖기 때문에 프랑스, 중국 등과 같은 다량의 핵무기는 필요 없고 아무도 모르는 비밀 장소에 십여개 이상의 탄두만 있으면 충분하기 때문에 더 생산할 필요가 없기에 동결할 수 있다는 것이고 현재까지 생산된 핵무기는 그대로 두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하나의 안전보장 장치로 보고있는 '플루토늄'"이라면서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포기하게 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고 결국은 어려운 협상이 되어 몇 년을 끌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란코프 박사는 "한반도의 미래와 관련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한반도 미래를 결정하는 변수는 국제정치보다 북한의 국내문제이며 이는 김정일과 측근 지도부보다는 밑으로부터 이루어지는 변화"라고 지목했다.

 또 "현재 북한 경제는 장 마당을 중심으로 한 철저한 지하경제로 한국의 1950년대와 비슷하며 북을 떠난 탈북자는 정확히 5만명에 이르고 신의주나 함흥, 청진, 회령 등 중국 변방과 가까운 지대에서 중국을 오가며 중국을 경험(중국의 개혁개방과 시장경제)한 사람은 50만에서 많게는 100만 여명으로 이들이 (북 주민들의) 사고방식을 바꾸게 하고 개혁 개방을 통해 중국이 잘 산다는 것을 알리고 있으므로 북한 당국은 이들을 막으려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한국에서 북한으로의 지원이 오히려 북한의 이런 변화를 어느 정도 동결시키는 방향으로 사용되어지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의 국내적 위기 초래는 시간문제로 이는 내일 당장 시작될 수도, 아니면 25년 후에 될 수도 있지만 아무도 모르고, 다만 아는 사람은 평양에 있다"고 말해 북의 변화바람에 따라 체제 자체에 대한 붕괴 완급이 조절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어 한반도 장래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이라고 했다. 중국학 연구 전문가인 그는 "북한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할 때 붕괴체제를 받아들여 흡수통일 할 수도 있고, 또는 친 중국괴뢰정부가 세워질 수도 있다"며,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주변 이웃국가와의 관계를 고려해 완충지대화가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웃국가들이 한반도 통일을 그렇게 달가와 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

 란코프 박사는 이와 더불어 지금도 일부 학자와 국민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는 간도와 만주, 연해주 문제 등을 통일 이후에는 통일한국이 강하게 제기할 것을 중국이나 러시아가 우려하고 있다며, 한국 내에서 한국어로 말하니 이들 국가가 모를 것 같지만 다 알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런 논의는 통일이후에 얼마든지 가능한 만큼 미리부터 긴장감을 조성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Konas)

이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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