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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정권교체는 전쟁으로 가는 길인가?

Written by. 백병훈   입력 : 2007-11-28 오전 11: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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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보수 세력으로의 정권교체는 전쟁으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대선 상황이 좋지 않고 다급해진 김대중씨가 범여권 후보를 지원할 수는 있다. 또 좌파 정권연장을 위해 나름대로 역할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씨의 발언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진실왜곡이자, 국민협박으로 비추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유감이다.

 김대중씨는 22일, 소설가 황석영,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인들이 마련한 행사에 참석해서 이번 대선이 “옛날의 50년으로 돌아가는 정권이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의 갈림길” 이라면서 보수 세력이 집권하면 심지어 전쟁의 길로 끌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도대체 김대중씨의 역사인식과 세계관, 그리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그의 국가관을 납득할 수 없다. 이는 대한민국과 국민을 향한 분노의 표출이며 신성한 유권자에 대한 협박이자,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치적 왜곡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씨의 전쟁운운 발언은 임박한 대선에서 위협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중도보수 세력을 교란하고, 전열이 흐트러진 좌파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한 낡은 술수다.

 그러나 김대중씨는 씻을 수 없는 더 큰 잘못과 오류를 범했다.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 김대중을 만들어 준 호남인을 배신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한국 현대사에서 황금의 분할이라는 “3김정치”의 현란한 정수를 보여준 김대중씨는 지역감정을 정치화하는데 가장 성공하고 즐겼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모든 것은 호남에서 출발했고 그의 모든 영광은 그곳으로부터 나왔다.

 호남인의 헌신과 그분들의 열정 없이는 불가능했을 일을 김대중씨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이루어 냈다. 따라서 김대중씨는 그분들에게 평생 값아도 모자랄 빚을 지게 되었고, 채무자가 되었던 것이 아니었던가?

 돌이켜 보면 “3김정치”의 최대 수해자는 지역을 볼모로 한 3김이었으며, 최대 피해자는 지역주민들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김대중씨가 큰 빚을 지고 있는 호남과 호남인들도 선량한 대한민국 국민이며 유권자다. 호남인들 중에는 보수도 있고, 진보도 있다. 보수가 집권하면 전쟁 날수 있다고 한 것은 한편으론 호남인들에게 날카로운 비수를 꽂은 것과 다르지 않다. 그분들을 더 이상 우롱하지 말라. 더 이상 볼모로 삼지 말라.

 김대중씨는 이번 발언으로 인생의 황혼에 마지막으로 또다시 빚을 지게 된 셈이다. 언제 다 갚을 것인가? 

 이뿐이 아니다.
김대중씨와 그날 행사에 참석한 분들은 건국과 호국,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온 자랑스런 우리 현대사를 “아깝게 잃어버린 50년”이며, 그 대신 지난 좌파 10년 세월을 “되찾은 영광의 10년”이라고 보는 것 같다.

 우리는 그 분들에 대해 위선과 왜곡된 역사관, 국가관을 엿 볼 수 있다.

 대선을 앞두고 얼마나 다급했으면 그럴까 이해는 간다. 그러나 이것은 한때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으로서 지극히 잘못된 발언이다. 전쟁을 방지하고 전쟁이 나더라도 조국을 수호해야 할 막중한 책무를 가진 사람이 국민을 향해 전쟁이 날수 있다고 말한 것은 경쟁관계에 있는 정파세력을 겨냥한 정치적협박이자 국민을 상대로 한 무차별 테러공갈이 아니겠는가?  

 이날 행사명칭이 <잃어버린 50년, 되찾은 10년> 이었다는 점에서도 김대중 씨와 참석자들의 역사인식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우리는 본다. 우리는 그분들이 50년 동안 무엇을 잃었으며, 또 10년 동안 무엇을 되찾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대중씨의 입장으로는 유감스럽게도 보수우파진영의 두 후보가 북한과 전쟁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바가 없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는 “비핵개방 3000” 원칙을 천명했고, 이회창 후보는 원칙에 충실한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을 뿐이다.

 이처럼 우파진영의 후보들 중 북한과 전쟁을 하겠다거나 불사하겠다고 말한 사람은 한 분도 없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전쟁의 길로 간다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오히려 북한은 휴전 이후 각종 군사도발을 벌였지 이른바 “잃어버렸다는 50년” 동안, 역대 보수정권이 전쟁을 일으키거나 책동한 적이 없다.

 오히려 “되찾았다는 10년” 기간 동안 김대중 정권 하에서 북한은 두 차례에 걸쳐 서해교전 사건을 일으켰고, 노무현 참여정부 하에서는 세계를 경악케 한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불꽃놀이 실험이 있었음을 인정하기 바란다.

 그들이 저주하는 “잃어버린 50년” 동안, 대한민국은 위대한 근대국가의 틀을 마련하였고, 시궁창에서 경제를 살려 놓았으며, 아스팔트 위의 투쟁을 통해 민주주의를 꽃 피울 수 있었고, 자유민주체제에 대한 전 국민적 국가의식은 한결같이 확고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들이 말하는 “되찾았다는 10년” 기간을 거치면서 국가의 안보 틀이 흔들렸고, 국체가 도전받았고, 국기는 흔들렸으며, 주사파가 진보의 신화로 둔갑했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위협받았다.

 법과 질서체계가 심각하게 위협받았으며, “철학의 빈곤”으로 상징되는 386 얼치기 좌파집권 세력이 “빈곤의 철학”인 평등주의를 읊조리면서 국가정책을 분배노선으로 끌고 간 결과, 전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지 않았던가?

 그 결과가 당면한 국가, 서민경제의 붕괴와 몰락으로 다가 오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묻고자 한다.

 보수정권이 등장하면 전쟁이 난다는 말은 보수세력이 전쟁을 일으킨다는 뜻인지,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 것인지 그 진의를 국민 앞에 밝혀야 할 것이다.

 지금은 자연인인 김대중씨 이지만 선거를 왜곡하거나 국민을 모독하는 행위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이다. 삼가하고 또 삼가 해야 할  일이다. 더욱이 “전쟁운운”하는 국민협박에 이제 넘어갈 국민은 없다는 것을 경고하고자 한다.(konas)

 백병훈(국가연구원장, 政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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