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보훈의식은 국가의 토대
20세기 전반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불행한 민족 중 하나였다. 일제의 식민지 착취와 탄압, 남북한 분단, 6·25 한국전쟁 등을 겪었고 그로 인한 폐허 속에서 기아와 질병을 견뎌내야 했다. 너무나 가혹한 시련이었다. 그럼에도 반세기 만에 그런 시련들을 딛고 일어서 선진국 대열에 바짝 다가선 우리를 세계는 경외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세계은행은 “한국·일본·중국·홍콩·싱가포르·대만 등 6개국 경제는 성장을 지속적으로 달성하면서 이미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거나 도달하는 과정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 선진국 대열에 쉽게 진입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가 달성한 경제적 성과에 걸맞은 사회적 품격의 성숙도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분들을 격하함으로써 갈등을 야기해 결국 국가적 품격과 사회적 질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국가가 없는 국민은 불행하고 국민이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일제 식민지 지배하의 시련과 6·25 한국전쟁이 안겨 준 고통을 생각하면 국가를 찾고 지키고자 했던 분들의 희생이야말로 고귀하며 그러한 희생을 한 분들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어떤 이유로도 그분들을 부정하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다. 미국인들이 건국에 참여한 분들을 성인처럼 떠받들고, JPAC(합동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가 6·25 한국전쟁 때 사망한 미군 유해를 찾기 위해 지금도 한강에서 수중 발굴 작업을 벌이는 일들이 바로 미국인들로 하여금 선진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하는 기반이라 하겠다.
이처럼 선진국으로 갈수록 오늘의 그들이 있게 한 분들에 대한 존경과 국가를 위한 희생에 대한 보훈의식이 대단하다. 최근 6·25 참전용사들이 법적으로 국가유공자로 격상됐고, 유공자의 보훈·복지 향상에 힘쓰겠다는 대통령의 약속, ‘제2 연평해전’에 대한 재평가 등 일련의 바람직한 조치들이 있어 다행이다.
또 국방부와 국가보훈처에서는 호국보훈의 달은 맞아 6월 한 달을 ‘추모의 기간’ ‘감사의 기간’ ‘화합과 단결의 기간’으로 나눠 다양한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이 행사를 통해 우리는 보훈의 참뜻과 가신 분들의 넋을 기릴 수 있으며, 호국영령 등 국가유공자에 대해서는 존경과 감사를 통해 호국보훈 의식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현충일은 더욱 뜻 깊은 날이 될 것이다.
우리는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것은 성숙한 보훈의식을 기르는 것이다. 성숙한 보훈의식은 국가의 정통성 유지와 국민화합, 국가의 품격 유지와 국민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정부·국민의 국가보훈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과 함께 지속적인 관심과 예우가 이어지길 바란다.(konas)
이도상(예비역 육군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