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청소년 "돈, 한류바람 관심 고조"
1990년대 말 이후 북한 청소년들의 가치지향 및 변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이에 대해 북한 내에서는 "사상 문화적 측면에 대한 비판이 집중적인데, 북한의 공식적 가치지향과 어긋나는 북한 새세대들의 가치 특성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총체적으로 드러나고 있음"이 노출되고 있다고 이인정 박사가 그의 박사 논문에서 밝혔다.
이인정(서울대 사범대 졸) 박사는 최근 국제외교안보포럼(이사장 김현욱, 전 국회의원)에 나와 북한 청소년들의 가치변화를 중심으로 자신의 박사논문 「북한 '새세대'의 가치지향 변화」내용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청소년들도 지금은 예전과 달리 돈의 중요성에 민감하고 특히 외부에서 유입되는 한류바람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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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박사는 북한의 14세에서 30세까지의 학생 청소년과 근로 청년들이 소속된 ‘김일성 사회주의 청년동맹’의 기관지 청년전위 기사자료 분석을 통해 북한 새세대의 가치 지향 변화 추세를 분석했는데, 그에 의하면 이들의 주요 변화내용은 ▲ 1990년대 이후 ‘조직 이탈, 무규율성’과 같이 보다 적극적 수준의 일탈 행위로의 변화와 ▲ ‘황금만능, 돈’ 또는 ‘외제, 색다른 물건’ 경제활동에 대한 관심 증대 및 확대 ▲ 혁명1, 2세대와 달리 3, 4세대의 '먹자판' '놀이판' '담배' '술판' 등 자율적이고 개성적 가치체계경향으로 증가 ▲ 1980년대 남조선이나 서방자본주의 문화적 타락 비판에서 90년대에는 북한 내부의 새세대를 겨냥한 '황색바람' '황색풍조' 비판 현상이 증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런 변화의 요인들이 "재미교포의 북한 방문, 재일교포 북송, 평양 축전 및 식량난 시기에 중국을 다녀온 주민들에 의해 유입되어 온 서방의 상품과 정보 등의 영향이 가치관 변화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박사는 덧붙였다.
서울대 사범대 국민윤리교육학과와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는 공주대학교와 한국교원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이 박사는 북한 사회의 체제유지 등을 중심으로 한 다수의 논문 발표 등 강연과 북한 실태 재조명을 위한 활발한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음은 이인정 박사가 이 날 포럼에서 지난해 한국학술정보지에 발표한 논문을 요약한 내용임.(konas)
북한 ‘새세대’의 가치지향 변화, <이인정, 한국학술정보, 2007>
사회 구조는 일정한 정도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구성원들에게 공식적인 가치지향(價値志向, value orientations)을 제시하면서 사회 질서의 유지와 통합을 시도한다. 그러나 사회 구조는 고정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동성을 지니고 있으며, 구성원의 가치관 역시 상대적으로 더딜지언정 변화할 수 있다.
생물 체계와 사회 체계는 모두 환경 변화의 정도가 미약하고 점진적일 경우에는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으나, 충분한 대응 기제를 지니지 못한 상태에서 급격한 환경 변화가 발생할 경우에는 적응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변화된 사회에 적합한 새로운 제도와 가치관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아노미(anomie)가 발생하면서 규범과 가치의 혼란 및 일탈 행동과 사회범죄가 증가하기 쉽다.
특별히 신체적 성숙과 함께 인격적 성숙이 이루어지는 청소년 시기의 급격한 사회 변동이나 물질적 결핍은 도덕적 가치관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아가 스트레스의 누적이나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불안이나 무기력감 등의 심리적 장애, 그리고 기본적인 욕구 불만의 누적과 애정 결핍으로 인한 좌절감과 공격성이 형성될 우려도 있다.
북한 사회는 1980년대 후반의 평양 축전, 사회주의권 붕괴로 인한 고립과 에너지 부족, 김일성의 사망과 3년 연속 수해 등 1990년대 중후반까지 급격한 대내외적 환경 변화에 직면하였다. 오랜 동안 유일사상체계와 공식적 가치지향에만 의존하여 왔던 대내적 요인과, 국제적 폐쇄성이라는 대외적 요인으로 인해 북한 사회는 이와 같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데 더 큰 곤란을 겪기 쉽다.
특별히 항일투쟁이나 한국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혁명의 제 3, 제 4세대’와 같은 ‘새세대’의 경우, 식량난으로 인한 욕구 결핍과 가족의 질병 및 사망을 경험하였으며, 학생 시절에부터 생존을 위한 자구적 경제 활동에 개입하게 된다. 또한 평생 소속되게 되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등의 경직된 규율로 인한 스트레스에 직면하고 있으며, 여가수단이 부족한 상태에서 동년배 집단에 소속되면서 일탈 행위를 학습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북한의 새세대는 당국의 공식적 가치지향과 벗어난 가치와 태도 및 행위양식을 지닐 가능성이 높아져가고 있다.
이러한 가정 하에 본 글은 만 14세에서 30세까지의 학생 청소년과 근로 청년들이 소속된 ‘김일성 사회주의 청년동맹’의 기관지 청년전위 기사 분석을 통해 북한 새세대의 가치 지향 변화 추세를 살펴보았다.
변화의 내용은 첫째, 사회 통제의 기본 수단이었던 배급제 붕괴와 통제의 이완 가운데 ‘불건전한 잡사상’과 ‘부르죠아 사상문화적 침투’가 가중되었고, 이로 인한 새세대의 혁명 의식 약화를 우려하는 청년전위 기사의 빈도가 증가하였다. 또한 1980년대 자료에서는 ‘안일, 나태’와 같이 비교적 소극적 수준의 일탈이 많았으나, 1990년대 이후 자료에서는 ‘조직 이탈, 무규율성’과 같이 보다 적극적 수준의 일탈 행위로 변화한다.
둘째, 식량난으로 인한 생존의 갈림길에서 새세대들의 사회경제적 관념의 변화가 초래되면서 개인주의와 소유주의와 관련된 문제점이 증가하였다. 1980년대 자료에서는 극소수였던 ‘황금만능, 돈’ 또는 ‘외제, 색다른 물건’에 대한 기사는 1990년대 초의 자료에서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경제난과 자구적 경제 활동 과정에서 확대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개인주의, 리기주의’에 대한 비판 기사도 1990년대 초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사회주의 고난의 행군’, ‘강행군’ 시기보다 훨씬 앞선 것으로서, 이러한 새세대들의 가치 특성 변화가 단순히 물질적 결핍에만 기인한 것이 아닐 수 있음을 짐작케 한다.
셋째, 외집단과의 갈등을 경험한 항일혁명 제 1세대와 조국보위전쟁 참전로병인 제 2세대와 달리, ‘혁명의 간고한 시련’을 경험하지 못한 제 3, 제 4세대에서는 보다 자율적이고 개성적인 가치 체계와 관련된 표현들이 발견된다. 이러한 동질성과 결속력의 약화는 규범의 약화 경향으로 이어지면서 ‘과오, 뒤떨어진 청년, 법적 추궁’과 관련된 기사 및 ‘먹자판, 놀이판, 담배, 술판’ 등의 기사가 1990년대 초의 자료에서부터 급격히 증가한다.
넷째, 재미교포의 북한 방문, 재일교포 북송, 평양 축전 및 식량난 시기에 중국을 다녀온 주민들에 의해 유입되어 온 서방의 상품과 정보 등의 영향이 가치관 변화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자료에서는 주로 남조선이나 서방 자본주의 국가들의 문화적 타락에 대한 지적이 많았으나, 1990년대 자료에서는 북한 새세대를 직접적으로 겨냥하여 ‘황색바람, 황색풍조’ 등을 비난하고 있다.
또한 본 글에서는 일차자료의 분석을 토대로 1980년대와 1990년대 북한 새세대들의 가치 특성을 통계로 서열화 했다. 1980년대 초의 자료에서는 ‘낡은 사상’, ‘형식주의, 보수주의, 소극성, 주인의식 부재’ 등의 순서로 나타나며, 1980년대 말에는 ‘비사회주의적 요소, 불건전한 잡사상’에 대한 지적이 증가한다.
반면 1990년대 초의 자료에서는 ‘돈, 황금만능, 물욕’과 같은 경제적 가치에 대한 비판이 압도적으로 증가하며, 경제난과 사회 혼란이 심화되면서 ‘뒤떨어진 청년, 과오범람, 질서 문란’ 및 ‘개인주의, 리기주의’, ‘자유주의, 자유화’ 등의 빈도도 높다. 1990년대 말에는 사상문화적 측면에 대한 비판이 집중적인데, 북한의 공식적 가치지향과 어긋나는 북한 새세대들의 가치 특성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총체적으로 드러나고 있음이 노출된다.
그러나 본 글에서 자료 분석을 통해 확인한 변화가 실제적인 북한 새세대의 가치 변화를 직접적으로 입증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단지 북한 당국의 관심사와 교양 목표의 변화를 확인하게 하는 데 그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새세대의 가치 지향의 변화 추세를 일부분이나마 확인하는 가운데, 향후의 북한 사회 전반의 가치 변화 방향을 예측하는 틀로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여겨진다.
◇ 이인정 박사 약력
1972. 11.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민윤리교육과 졸업
동 대학원 석·박사
공주교육대학, 경인교육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 강사 (윤리학, 북한학)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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