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복면금지, 경찰의 영상촬영, 소음규제 등의 집시법 개정안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삭제할 것을 국회에 요구키로 하여 복면을 착용하고 폭력시위도구를 지참하는 불법시위를 합법화하는데 애써주신 노고를 감사드립니다. -복면착용 각목지참 시위대 일동-”

▲ 국가인권위 접수창구에 '감사장'을 전달하는 '불법폭력 각목지참 시위대'ⓒkonas.net

11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 이하 인권위) 앞에서는 복면을 하고, 각목과 벽돌, 화염병, 신나 등 불법시위 용품으로 무장한 4명의 ‘불법폭력 각목지참 시위대’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이같은 내용의 감사장(?)을 전달했다.

다름 아니라, 이 ‘불법폭력 각목지참 시위대’는 라이트코리아(대표 봉태홍), 6.25남침피해유족회(회장 백한기), 납북자가족모임(회장 최성용) 등 보수시민단체가 ‘복면금지 법안 반대 국가인권위원회 규탄’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자 소속 단체 회원 4명이 분장한 것이다.

구호와 성명서 발표로 이어지는 집회에 일반 시민들은 무관심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날 이들 회원 4명의 퍼포먼스는 지나가는 시민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 보수시민단체들은 인권위 앞에서 '복면금지 법안 반대 국가인권위원회 규탄'집회를 열었다.ⓒkonas.net

이들 시민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인권위가 집시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나섰다”며 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집회시위를 강조한 나머지, 불법시위대의 편을 들어준 것은 국가기관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규정하고, “강도나 폭력시위대들은 대부분 복면을 착용한다. 복면 착용을 복장의 자유로 보는 시각은 강도가 복면을 한 것도 복장의 자유로 보는 어처구니 없는 시각”이라고 분개하기도 했다.

또, “평화시위, 침묵시위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정도는 인권위원회의 말대로 복장의 자유라 할 수 있지만, 경찰을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화염병을 던지는 시위대들이 복면을 착용하는 것까지 처벌하지 말자고 하는 것은 인권위 구성원들이 정부전복을 기도하는 불법폭력시위대와 한편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한편, 불법시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안상수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5명이 국회에 제출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하 집시법) 6개와 관련해, 인권위는 “복면 금지 규정은 과도하게 집회ㆍ시위의 자유를 제한할 우려가 있어 삭제하는 것이 맞다”며 법안 수정 의견을 국회의장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에게 지난 9일 전달한 바 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