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이 만능의 보검(寶劍)인가
시국선언으로 나라가 온통 난리다. 시국선언에 동참하지 않으면 바보가 된 느낌이다. 필자가 알기로 ‘시국선언’은 과거 7~80년대 독재정권하에 운동권 학생들이 정권에 탄압을 받자 교수들이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했던 것이다.
한겨레 보도에 의하면 지난 3일 서울대.중앙대 교수로 시작된 시국선언이 6월 15일부로 1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여기에는 학생, 노조원, 법조인, 종교인 등 각계인사들이 망라되었다고 주장하고 소위 시국선언에 참가자 한 자들은 ▲전직 대통령의 서거와 용산 철거민 참사에 대한 이 대통령의 사과 ▲평화로운 남북관계의 복원 ▲서민들을 위한 경제·복지 정책 ▲작년 촛불집회 이후 제한받고 있는 사상·표현·집회·결사의 자유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다수 언론마저 마치 현 정부가 독재정치를 하고 있는 양 시국선언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공동대표는한겨레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민생을 내팽개치고, 남북관계를 파탄시키는 정책을 펴는 것에 대한 광범위한 위기의식이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금은 이른바 지식인들, 여론주도층 인사들이 나서고 있지만 이제 곧 일반 서민들까지 시국선언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해 국민다수가 선택한 정부타도를 위한 위기의식마저 조장하고 있다.
심지어 그는 "이미 각계각층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며 "이에 대해 정부가 미봉책으로 봉합하려 한다면 농촌마을, 각 직장, 각 도시의 주부조직 등 풀뿌리 단위까지 이 시국선언 열풍이 번져나갈 것이다"라며 선동까지 하고 있다.
교수는 교수의 본분이 있는 것이다. 지금 온 나라가 북핵문제로 국민의 생존마저 위태로운 시기에 한 나라의 백년대계를 이끌어갈 젊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앞장서서 현 정권에 맞서 혼란을 부채질하는 것이 과연 국가를 위하고 민주주의를 위하는 길인가. 북한처럼 김일성-김정일-김정운으로 이어지는 세습체제로 가야 민주주의란 말인가.
종교인이나 종교단체의 시국선언도 그렇다. 종교지도자들은 신자들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고 국태민안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종교지도자가 현실정치에 눈을 뜨고 종교의 자유가 가장 보장된 한국에서 길거리 시위를 주도한단 말인가. 사회에 팽배하여진 이념과 갈등을 봉합하여야 할 종교지도자.종교단체가 시국선언에 편승하여 국가의 이념 분열을 시도하며 패거리 사회로 치닫게 해서는 결코 안 된다.
노무현 정권에서 한 솥밥 먹던 정치인들 또한 어떠한가. 정작 노무현 정권 당시에, 그 뿌리의 계파조차도 노무현 흔적을 털어내려 노력했고, 일부 의원은 노무현 그림자를 지우려 안간힘을 다 쓰지 않았던가. 예컨대, 650만 달러의 부정자금을 두고 “노 전 대통령의 부도덕한 모습에 얼굴을 들 수 없어 유감스럽다”고 하던 같은 뿌리, 같은 줄기의 정치인들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돌변하여 노무현을 칭송하는 시국선언에 편승하는가. 가당치도 않다.
그렇다면 반정부적 시국선언자들의 주장처럼 현 시국이 과연 이명박 정권이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고 볼 수 있는가? 그리고, 인권을 짓밟고 있다고 보는가? 시국선언 주장자들의 말이 맞는다면, 이명박을 쥐박이라고 부르다 감옥에 끌려간 사람 있는가? 심지어 경찰을 죽창으로 찌르고 그 얼굴에 침 뱉고 돌멩이 던져도 무죄 방면이고 불구속으로 풀러나는 세상 아닌가. 이것이 독재이고 반민주적이라면 북한식 일당독재를 원하는가.
북한에 수조원의 돈은 갖다 주면서도 굶주리는 북한의 인권에 대하여는 침묵하고 국제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만 불거지면 매번 기권표를 던져야 인권을 신장시키는 정부이고 민주적이라는 것인가.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무자비하게 잡아다 인권을 유린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북한 정권에 대하여는 침묵하였던 과거정권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과연 시국선언 만능주의자들의 민주주의란 말인가.
이 나라가 왜 이러는가? 반정부적 시국선언이 만능의 보검이라도 된다는 것인가. 지금 시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민족운명이 걸린 북핵문제이다. 생존이 달린 북 핵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그런데 사사건건 정부타도이고 3대째 세습하는 북한을 도와주지 못해 안달하고 있으니 과연 이 나라가 이러고도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이고 세계경제 10위권의 나라라고 할 자격이 있는가?
더 이상 정책적 대의명분 없는 트집으로 무조건 발목만 잡고 혼란한 시국을 이용하여 정략적 반대급부를 노려서는 안 된다. 국민을 선동하는 비겁한 정당은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아울러 그러한 반대 정당의 요구를 수렴하지 못하고 무시하는 정당도 또한 국민의 저항에 부디 칠 것이다.
국민들의 편 가르기를 선동하는 시국 선언문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사사건건 시비 걸고, 말꼬리 잡아 비난 성명을 내고, 툭하면 길거리에 나가는 볼 상스런 모습은 이제 대한민국사회에서 추방하자. 정말 민주주의다운 민주주의가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제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수처작주(隨處作主)하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다.(konas)
권재찬(konas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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