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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北제재 '국제공조' 엄수(嚴守)돼야

Written by. 홍관희   입력 : 2009-07-24 오후 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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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이 대북 ‘포괄적 패키지’案을 거론, 관심을 끈 바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체제보장과 美․北 정상화, 경제․에너지 지원 등을 시행한다는 것인데, 여기에 한국정부의 400억 달러 지원 제의설을 파이낸셜 타임즈가 보도,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7월 23일 열린 재향군인회 주최 「율곡 포럼」에서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최근 거론되고 있는 ‘포괄적 패키지’案이 한국 측에서 먼저 미국 측에 제안된 것이라고 밝혔다.

金수석은 이 구상이 지난 6․16 워싱턴 韓美정상회담에서 처음 美측에 제안됐으며, 그 목적은 북한의 핵을 포기시키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현재 대북 제재․압박이 국제공조로 원할히 진행되고 있으며, 제재 결과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우리가 이를 어떻게 유인해야 할까 하는 고심 끝에 이 안(案)이 나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23일 태국 푸껫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포괄적 패키지’에 대해 “비핵화의 최종 목적인 북한의 핵무기․핵물질 제거에 초점을 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한 마당에 기존의 6자회담 式 점진적․단계적 접근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결과가 있어야 하며, UN제재결의의 충실한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포괄적 제재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구상은 UN결의 1874호 이후 대북 제재를 위한 국제공조가 실행되는 가운데, 대북정책에서의 이니셔티브를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이해된다. 또한 ‘대화의 문이 항상 열려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은 대북제재를 위한 국제공조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엄수(嚴守)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때라고 판단된다. 대북제재가 과연 효력을 가져와 북한 핵을 포기시킬 수 있을지, 현 상황에서는 지극히 불투명하다. 중국의 지속적인 대북지원과 북한정권의 집요한 핵보유 의지를 감안할 때, (제재 실행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할 전망은 제로에 가까울 만큼 매우 비관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는 UN결의에 입각한 韓․美 중심의 대북 제재․압박 국제공조와 이에 맞선 中․北 유착 및 북한의 핵 의지 간에 일종의 ‘한판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제재로 북핵을 막아내지 못하면, 북한은 의도한 대로 2012년 명실공히 ‘핵보유’를 실현, ‘강성대국 완성’을 선포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다행히 미국의 입장이 단호하다. 美 국무부(22일)와 클린턴 장관은 대북 ‘포괄적 패키지’와 관련, 북한이 ‘되돌릴 수 없고 검증가능한 비핵화’ 의지를 보인다면 미·북 관계정상화를 비롯한 유인책들이 제공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그렇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의 부랑자와 버림받은자(pariah)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특히 클린턴 장관은 23일 ARF 회의 후,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으면 단호하게 제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韓․美의 ‘포괄적 패키지’안에 대해 북한은 즉각 ‘거부’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ARF에 참석한 리흥식 외무성 국제기구국장은 ‘포괄적 패키지 전략’을 “말도 안 된다”고 일축하고, “현 위기상황의 본질은 미국의 뿌리 깊은 적대시 정책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앞서 수석대표인 박근광 외무성 순회대사도 ARF 전체회의에서 “미국은 북한을 반세기 이상 위협해왔으며 지금도 남한에 WMD(대량살상무기)를 계속 공급하고 있다. 미국과 남한의 시대착오적인 적대행위가 아시아·태평양 평화 파괴의 주범”이라며, “북한의 핵보유는 전적으로 평화유지, 핵억지용”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러한 반응은 UN 및 韓․美의 핵포기 요구에 대한 명백한 거부의사를 밝힌 것이며, 특히 미국의 ‘先비핵화’ 조건에 맞서 ‘先적대정책 해제’를 내세운 상투적인 대외 선전․선동의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주목되는 것은 이번 ARF회의에서 韓․美와 북한 간 치열한 외교전이 전개되었다는 점이다. 23일 폐막․채택된 ARF의장 성명(태국이 의장국)에는 “대북 적대시 정책 先폐기” 및 “6자회담 종언”을 운운하는 북한의 주장도 함께 실리게 됐다. 향후 북한이 그들의 “자위적 핵 억제력” 주장과 “미국의 한반도 역내에서의 先 핵철수” 및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 선전․선동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美 상원은 7월 22일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를 촉구하는 내용의 법안을 채택했다. 아울러 美 국가정보국(DNI) 산하 오픈소스센터는 5월 6일자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본격화되고 있는 3남 김정운(26)으로의 후계자 옹립 작업이 2012년의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겨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정운 후계옹립을 정당화하기 위해 “세 아들 중 막내가 사회주의 원칙에 투철하다”는 주장을 北 당국이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북한 정세의 관심 포인트는 세 가지다: (i)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 문제 (ii)김정일 이후 후계구도 정착 여부 문제 (iii)김정일 병세 악화 및 후계구도와 맞물린, 체제 급변사태 가능성 문제.

이와 관련, 미국이 신속한 北 유사시 대비태세 확립에 나서고 있다. 7월 17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나트 국방부 차관보가 향후 북한 상황에 대비하는 시나리오를 개발 중이라고 언급한데 이어, 티머시 키팅 태평양사령관은 22일 김정일 유고에 따른 권력승계의 불확실한 北상황에 대비한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키팅 사령관은 국방부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주한미군 등과 함께 북한에서 불확실한 권력승계가 이뤄질 경우, 대통령이 명령만 하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계획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주초 워싱턴에서는 제1회 美․中 전략․경제 대화가 열리며, 클린턴 장관도 참석하는 이 고위급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루어질 전망이다. 한반도 문제의 주요 당사자로서 우리는 <韓․美 신뢰․동맹>에 입각한 <韓․中 전략대화> 구도를 통해, 한반도 문제 논의에 당당히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konas)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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