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영토 방어개념 재정립해야
우리 국방부(합동참모본부)는 2009년 7월30일 우리 측 어선 1척이 이날 오전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北경비정에 의해 장전항으로 예인됐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선원 4명이 탑승한 29톤급 오징어 채낚이 어선 ‘800연안호’가 오전 6시27분쯤 강원도 거진 동북쪽 20마일 상의 동해 NLL을 7마일 가량 넘어 갔다가 北경비정에 나포됐다.
당시 우리 해군함정은 남북함정 간 무선통신망(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北함정에 대해 “우리 어선이 항로를 이탈해 귀측으로 넘어갔다. 즉각 남하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인도적 차원에서 지난 6월30일과 7월5일 귀국어선을 돌려보냈다. 귀국도 우리어선을 돌려보내기 바란다”고 송신을 했으나 북측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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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날 오후 5시13분께 북한어선 1척이 서해 연평도 서남방 NLL을 침범했다가 北경비정과 함께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출동한 우리 경비정은 남북함정무선통신망을 통해 "NLL을 침범한 귀측 어선은 우리가 처리할테니 즉각 북으로 북상하라, 북상하지 않으면 경고사격을 하겠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상황은 귀측의 책임이다"고 경고했다.
北경비정은 통신망에 응답하지 않고 북한어선이 있던 NLL 남방 4.4km 지점까지 내려와 오후 5시35분께 북한어선을 예인하기 시작, 오후 6시4분께 NLL을 넘어갔다. 군 관계자는 월선한 북측 어선 및 경비정에 대해 예인 등 물리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해 "고장난 어선인데도 우리가 무리하게 기동할 경우 충돌의 우려가 있어 계속해서 지켜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왜 한국어선을 현장에서 나포하는가?
북한은 한국어선이 NLL을 넘으면 ‘해양영토 침범’으로 간주하여 예외 없이 나포한다. 그리고 관계기관에서 조사 후 절차에 따라 처리한다. 항로 착오 등으로 NLL을 넘어 北해군에 나포된 황만호(2005.4), 우진호(2006.12)는 조사를 받고 각각 5일, 19일 후 돌아왔다. 이때는 참여정부에서 북한에 대규모 무상지원을 하던 시기라 빨리 석방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1987년 1월 서해에서 피랍된 동진27호(선원 12명) 등 많은 어선과 선원이 아직도 북한에 억류되어 있다.
北경비정이 접근할 경우에 한국어선이 남쪽으로 도주항해를 하지 않고 순순히 나포되는 이유는 북측이 사격을 가해오기 때문이다. 북측은 정지신호를 내린 후 정선(停船)하지 않으면 경고사격을 한다. 그래도 정지하지 않으면 격파사격으로 격침한다. 북한은 우리 함정(해군·해경)이 조금이라도 월선하면 바로 공격한다. 1967년 우리해군의 56함과 1974년 해경정 1척이 동해에서 북한의 기습공격으로 침몰되었다. 과거부터 북측의 행동은 이렇게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어선은 北해군의 포악한 행동을 알고 요구에 순순히 응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2005년 8월14일 동해 거진 북동쪽 156마일(246Km)의 북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들어간 우리어선에 대해 선체명중사격을 가했다. 북한은 중국선박도 공격한다. 중국어선 요동운 146호는 2008년 9월27일 백령도 북서쪽 해상에서 조업 중에 북한경비정의 20미리 함포공격을 받고 선장이 부상당했다.
우리는 왜 북한어선을 나포하지 않는가?
과거에는 대부분 나포해서 조사 후 돌려보냈다. 우리가 예인한 선박과 선원들은 당일 또는 길어야 2일내에 북한으로 바로 송환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나포를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우리가 무선통신망으로 북측에 송신하여 北경비정이 NLL을 침범하여 데리고 가도록 하고 있다.
최근의 사례다. 북한어선 1척이 2009년 6월30일 12시45분쯤 서해 대청도 동북방 12㎞ 해상에서 NLL을 2마일(3.6㎞) 월선했다가 2시간15분여 만에 NLL을 침범한 北경비정에 예인돼 北으로 되돌아갔다. 북한어선 2척(승선원 총5명)이 2009년 7월5일 오전11시께 연평도 서방 26km 해상에서 NLL을 1마일(1.8km)가량 월선했다. 4시간여 만에 北경비정이 NLL을 침범하여 이들을 데리고 갔다. 우리 합참은 북한어선의 NLL침범은 안개로 인한 항로착오와 기관고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7.30)의 경과도 이와 같다.
언론보도(연합뉴스, 7.31)에 의하면 우리 국방부는 나포를 하지 않는 이유를 ‘우리가 무리하게 기동할 경우 충돌의 우려가 있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영토를 지키는 군사적인 문제를 너무 인도적인 차원으로 접근함으로써 북한으로부터 계속 무시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혹시 북한이 2009년 1월에 대남전면대결을 선언하고 NLL을 부정함에 따라 우리 軍이 너무 위축된 작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문도 든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NLL를 침범한 북한어선은 나포하고, 北함정은 무력을 사용하여 격퇴해야 한다.
동·서해 NLL 이남해역은 분명한 한국의 해양영토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군함은 필요시 무력을 사용하여 국가영토를 지키는 것이다. 北함정(어선)이 우리의 해양영토를 침범·유린하는 것을 묵인하는 것은 군인이 임무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北함정이 NLL을 침범하는 즉시 경고사격으로 격퇴해야 한다. 불응하면 격침해야 한다. 이를 등한시 하면 과거(1999년·2002년)와 같이 연평해전이 재발할 수도 있다. 적(敵)으로부터 기습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연평도 인근 꽂게 잡이는 북한 군인들이 하고 있다 (임동원 저, 피스메이커, p.452참조). 동·서해 NLL근해에서 조업은 북한 군인이 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이들을 나포하여 북한에 억류된 국군포로, 납북어부, 개성공단 유씨, 미국인 여기자의 송환협상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
둘째, 남북함정 간 무선통신망(국제상선공통망) 운용을 중지해야 한다.
북한이 남북 합의사항을 무시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 국방부는 국방일보 기사(2008.12.4, 北, 남북 군사합의사항 이행안해)를 통해 북한은 2004년 6월 장성급회담에서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개통한 함정 간 무선통신망 이행에서 우리 측의 호출에 반해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6월30일, 7월5일, 7월30일의 어선상황에서 우리 측의 무선송신에 대해 전혀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北등산곶684함(2002년 연평해전 도발공격함)은 2004년 7월14일에 NLL을 남하하면서 이 통신망을 기만목적으로 사용했다. 따라서 이 통신망은 더 이상 운용할 가치가 없다. 북한에게 이용만 당할 뿐이다. 오히려 우리해군에게 작전부담만 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NLL 수호의지는 확고하다. 한나라당 대선후보시절인 2007년 11월2일 해군작전사령부에서 군 간부들과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NLL에 대해서 여러 얘기가 있지만 통일이 될 때까지 지켜야한다, NLL에 대해서 국민은 헌법적 해석을 떠나 영토라고 생각하고 지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NLL을 확고히 막는 것이 충돌을 막고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NLL을 제대로 안 지킬 때 마찰의 위험이 있다,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도 NLL은 남북이 지켜야 하는 선으로 돼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2007.11.3, 李 "NLL 통일될 때까지 지켜야" 참조).
이제 우리 국방부(합참)는 해양영토에 대한 방어개념을 재정립해야 할 시점이다. 이 테두리 안에서 현장지휘관에게 작전종결의 권한을 위임해야 할 것이다. 오늘도 북한의 기습공격 위협에 24시간 노출된 상황 하에서 묵묵히 동·서해 NLL을 방어하고 있는 해군장병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무운건승을 기원한다. (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 前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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