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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해전과 전쟁기념

Written by. 권영효   입력 : 2009-11-23 오전 1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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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10일 서해 NLL에서는 북한의 선제 정조준 사격도발로 또다시 남북함정 간 교전을 벌이는 상황이 발생했다. 1999년, 2002년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11월 13일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대표는 ‘무자비한 군사적 조치’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협박과 함께 ‘남측의 사죄와 주모자들에 대한 응분의 조치를 요구’ 하는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한다. 계획적인 도발을 한 후 뒤집어 씌우는, 이미 식상한 지 오래인 그 수법 그대로다.

 교전 이후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별다른 동요 없이 냉정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행태에 대한 학습효과와 국군의 대비 태세에 대한 신뢰감 상승이 원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걱정이 없지 않다. 나라의 안보에 대한 긴장 강도가 너무 떨어진 것은 아닌가. 연일 들려오는 북한 사회의 비참한 실상을 보며 이제는 우리 사회 일반의 대북 인식이 북한의 위협을 무시해 버리는 수준에까지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마지막 불꽃을 조심해야 한다. 북한은 이미 인류의 양심과 도덕의 기준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정권이 아니다.

 우리는 역사에서 북한과 같은 폭군정권이 오래 존속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렇기에 마지막은 더욱 위험하고 처절할 수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2002년,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축구 열기에 빠져들었던 상상도 못한 시기에 1·2차 연평해전을 도발한 것을 상기한다면 우리는 전쟁의 불가측성을 더욱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앞으로도 이 땅의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 올 것이다. 그래서 병법은 늘 ‘적이 오지 않으리라고 믿어서는 안 되며, 오직 대비태세를 믿으라’고 말한다.

 군사대비와 함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난 전쟁에 대한 기억이다. 전쟁을 왜 상기하고 기억해야 하는가. 전 국토가 초토화되고 온 겨레가 고통을 겪는 참극을 두 번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다. 우리 역사에 있었던 큰 전쟁과 6·25전쟁을 기념하고 또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여기서 기념은 ‘잊지 말자’는 것이 강조된 개념이다. 전쟁을 잊지 말고 그 교훈을 새기고 철저히 대비해서 같은 고통을 겪지 말자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국가 존망의 위기에서 나라를 수호한 그 역사를 기억하고 목숨을 바친 호국 인물들에게 최대의 경의를 표하는 일, 그 빛나는 호국정신을 계승하는 일이 모두 기념에 포함된다.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이 세워진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날 강국으로 일어선 나라들이 전쟁기념관( WAR MEMORIAL )이나 전쟁박물관(WAR MUSEUM)을 세워 국가적인 지원을 하고 호국 인물들에게 최대의 경의를 표하는 것은 나라의 안전보장과 호국인물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첫 번째 임무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청해전에서 우리는 나라를 지키는 영웅들을 보았다. 그들의 눈빛에서 우리는 ‘평화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절감한다. 그리고 낙관과 방심은 반드시 재앙을 부른다는 역사의 교훈을 다시 상기한다.(http://kookbang.dema.mil.kr/)

권영효(前 전쟁기념사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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