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누가 죄인인가?
지난 7일 천안함 생존자 공개진술에서 최원일 함장을 비롯한 57명의 장병들이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의 환자복 입은 모습에 일부는 “국민의 신뢰와 믿음의 상징인 대한민국 국군의 당당한 모습이 아니었다.”느니, 동료를 잃은 슬픔에 복받쳐 흘린 눈물도 “나약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군인이 군복이 아닌 환자복 상태로 기자회견에 임한 것이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살아 남은 그들을 패잔병 취급하고, 죄인 취급하며 취조하듯 한 이들이 누구인가? 지금까지 얼마나 군을 믿고 신뢰했는지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
일부 언론은 북한관련설을 극구 부인하며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온갖 억측을 쏟아냈고 급기야 병상 환자들이 진술한 ‘물기둥을 보지 못했다’는 말을 ‘물기둥이 없었다’ 며 왜곡 보도하기 바빴다.
정치인들은 사태수습에 전념해야 할 국방장관을 불러내 연일 질타만 쏟아내고 있다. 진상이 조사중 임에도 국방장관과 해군 참모총장의 해임 목소리만 높였다. 이들을 해임하면 원인이 밝혀지는가? 무엇이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모르는 한심한 작태다. 굳이 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원인이 밝혀진 후에 해도 늦지 않다. 그리고 그것이 올바른 수순이다.
생존자들의 목소리나 표정이 왜 당당하지 못했을까? 그들은 사지에서 전우를 두고 살아 남은 것만으로도 전우에게, 유족에게 죄인일 수 밖에 없었고, 그 죄책감은 평생을 따라 다니는 족쇄가 되어 그들을 괴롭힐 것이다.
그렇다. 그들은 환자복 차림으로 고개숙인 초라한 얼굴을 국민들에게 내보였다. 군복을 입고 승전고를 울리며 개선해 국민들의 환호를 받아야 할 군인이 환자복 차림으로 국민앞에 나서고 싶었을까? 아마 죽기보다 싫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언론과 정치인들은 이들을 기자들 앞에 끌어내 ‘쇼’를 벌였다.
실종자 가족들과의 조용한 만남 속에서도 진실은 충분히 드러난다. 카메라 플레시가 터지는 가운데서 사고 침몰 당시의 상황을 당당하고 힘있게 되살리기를 요구하는 것만이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아니다. 살아 남은 이들의 고통과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또 눈물이 없는 군인이 용감한 군인은 아니다. 전우의 죽음에 냉담한 군인이 어떻게 국민의 안위를 지키고 자유와 평화를 사랑할 수 있겠는가? 군인은 살인기계가 아니다. 따뜻한 마음과 감정을 지니고 전우를 위해 눈물을 흘릴 줄 아는 군인이 진정한 군인이다.
지금은 무엇보다 하루빨리 선체 인양작업이 완료돼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 그래야 실종자 기족들의 고통도 줄어든다. 그리고 신체적, 정신적인 고통 속에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들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는 큰 치료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
생존자는 죄인이 아니다. 사실을 부정하고 진실을 감추려하며, 엉뚱한 희생양을 만들어내기 위해 온갖 억측을 자아내는 언론과 정치권이 비난받아 마땅한 죄인이다.
군을 불신하고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일도 중단돼야 한다. 말로만 '국민이 믿고 신뢰하는 집단'이라고 하지 말고 인양작업에 총력을 쏟을 수 있도록 제발 좀 가만 놔 둬라. 지금의 일부 언론 보도는 마치 ‘군대를 없애라’는 말처럼 들린다. 그러면 좋아할 자가 누구겠는가?
아울러 희생된 이들의 애국정신이 폄하되지 않도록 하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챈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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