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인민무력부 기관지인 “조선인민군”(이하 군보)에 김일성과 김정일을 동격시하거나 오히려 김정일을 김일성보다 앞세우는 표현들이 등장했다고 열린북한방송이 보도했다.

 김일성 생일을 기념한 4월 14일자 군보 2면에는 “온 세계가 부러워하는 김일성-김정일 강성대국을 일떠세울 백두산혁명강군의 드팀없는 신념과 의지의...” 라며 “김일성-김정일 강성대국”이란 표현이 등장한다.

▲ 2010년 4월 14일자 조선인민군 신문(사진:열린북한방송ⓒkonas.net

 방송은 그 동안 북한은 “사회주의 강성대국” 또는 “주체의 강성대국”이란 표현은 썼지만 강성대국 앞에 “김일성, 김정일” 이름을 나란히 붙인 경우는 없었으며, 북한을 상징하는 말 중에 “김일성 조선, 김일성 민족, 김일성 조국” 등 김일성 이름을 붙인 경우는 있어도 김정일 이름을 붙인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건군을 기념하는 4월 25일자 군보에는 “보고자들은...위대한 당의 선군혁명 령도따라...김정일강성대국을 하루빨리 일떠세우기 위해...싸워나갈데 대하여 강조하였다”며, 아예 김일성 이름을 뺀 “김정일 강성대국”이란 표현이 나온다.

 같은 날 군보 사설에서는 “백두의 선군령장을 충직하게 받들어...김정일통일강국을 일떠세우고 주체혁명위업을 끝까지 완성해나가자”는 “김정일통일강국”이란 표현도 처음으로 등장한다고 전했다.

▲ 2010년 4월 14일자 조선인민군 신문에 실린 기사(사진:열린북한방송)ⓒkonas.net

 북한은 그 동안 “강성대국”이나 “통일강국”이란 단어 앞에 “김정일”이름을 붙인 적이 한번도 없었으며, “김정일강성대국”, “김정일통일강국”이란 표현은 처음 등장한 것이기에 이런 표현은 김정일과 김일성을 동급으로 우상화하는 표현이어서 주목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또 방송은 익명의 북한 전문가의 말을 빌어 “이런 표현의 등장은 ‘김정은이 후계자로서 자기 아버지 김정일을 할아버지 김일성과 같은 반열의 역사적 인물로 미화하여 충성심을 과시하며 입지를 굳히려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김정일을 김일성과 같은 반열에 올려 김정은의 권력 승계를 위한 사상적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는 것이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