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회동하고 한.러 관계의 미래 발전을 논의했다.

푸틴 총리는 "한국의 이웃나라로서 남북관계가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푸틴 총리는 이날 모스크바 시내 정부 영빈관에서 이 대통령과 1시간 가량 회담을 갖고 이같이 밝힌 뒤 "세계정세를 놓고 볼 때도 한국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과 푸틴 총리는 북한 핵 등 비핵화 문제와 천안함 사태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주로 에너지.자원, 극동 시베리아 개발, 자동차.과학기술, 교역.투자 협력 등 경제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연속 90일을 넘지 못하게 돼 있는 한국기업 관계자들의 상용비자 기간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고, 푸틴 총리는 "적극적으로 검토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총리는 또 오는 21일 현대자동차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고, 이 대통령은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부품을 비롯해 모든 것을 생산하는 자동차 공장"이라면서 "푸틴 총리가 참석하는 것은 다른 기업에도 많은 격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푸틴 총리는 러시아가 우리측에 기증하기로 지난 2001년 약속했던 시베리아산 호랑이 3마리를 곧 인도하겠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원래 시베리아 호랑이는 한반도까지 내려와서 살았는데 한국전쟁 과정에서 멸종됐다. 러시아가 시베리아 호랑이를 보내주면 양국협력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화답했다.

특히 극동 시베리아 개발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 사업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 다양한 민관 채널을 통해 구체적 협력 방안이 모색되고 있음을 긍정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경제 현대화를 위한 최적의 파트너는 한국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향후 양국간 경협 사업 추진에 푸틴 총리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푸틴 총리가 적절한 시기에 방한해 달라고 초청했고, 이에 대해 푸틴 총리는 감사의 뜻을 표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