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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연평도' 시인·사과가 먼저다

북한 신년공동사설은 국제적 비난 여론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출구전략
Written by. 송대성   입력 : 2011-01-04 오전 10: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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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인명 대량살상 무력도발을 두 차례나 자행했던 북한 정권이 2011년 새해 아침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북·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하루빨리 해소하여야 하며, 대화와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시켜 나가야 된다"라고 했다. 유화전술로의 돌변이다. 칼을 흔들며 금방이라도 살육을 벌일 것 같았던 협박의 자세를 감추고 대화와 협력사업을 말하면서 꽃을 흔드는 식이다. 북한의 실체에 대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인식이 없으면, 북한이 칼을 흔들면 혼비백산하고 꽃을 흔들면 거기에 따라다니게 된다.

북한이 신년에 접어들자마자 꽃을 흔드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저지른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따른 국제적 비난 여론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일종의 출구전략이다. 천안함 폭침을 비호하던 중국조차 연평도 포격 이후에는 어려운 입장에 빠졌다. 북은 꽃을 흔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도발 이후 허점이 많았던 한국의 안보 역량은 강화되고 있다. 특히 한·미 연합방위체제는 실제 전쟁을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구비하는 방위체제로 계속 보강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북한으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운 일이다. 북한은 이러한 현상을 그냥 방치할 수 없다. 제동을 걸어야만 하고 우리의 안보태세 강화에 대한 이완책(弛緩策)을 모색하여야만 한다.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에 대한 신념도 이완시켜야만 한다.

북한이 칼을 뒤로 감추고 꽃을 흔드는 또다른 이유는 중국에 명분을 주기 위한 뜻도 있다. 오는 1월 19일 미국과 중국은 워싱턴에서 대단히 중요한 정상회담을 갖는다. 거기에서 중국측이 "북한은 평화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한국과 미국이 계속 강경책을 구사하면서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있으려면 북한이 지금 꽃을 꺼내 들어야 한다.

물론 북한은 남한 사회에 남남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목적도 있다. 북한은 신년사에서 그들이 저지른 악행에 대해 일언반구 없이 오히려 남·북 사이 대결 해소를 위해 "남조선의 정책전환"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온 민족이 전쟁 반대, 평화 수호를 위한 애국 투쟁에 총궐기해야 한다"고 했다. 적반하장의 주장이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와 비슷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는 눈을 감고 무조건 '평화'만을 외치는 사람들이다. 북은 지금 이들에게 "들고일어나라"고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 손에는 칼을 들고 다른 손에는 꽃을 든 것이 북한 정권의 가장 정확한 실체라고 생각한다. 여건만 되면 언제든지 잔인하게 칼을 휘두른다. 청와대 기습, 울진·삼척 공격, 아웅산 테러, 김포공항 테러, KAL기 테러 등이 살아있는 예다. 그러다 여건이 악화되면 꽃을 꺼내든다. 시간을 벌되 칼은 절대로 내려놓지 않는다.

북한 정권이 천안함 폭침을 시인하고 연평도 포격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우리에게 다시 칼을 휘두를 수 있다는 의미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북의 시인과 사과를 받지 않고 대화를 재개해 온 것이 저들의 도발을 습성으로 만들었다.

앞으로 우리가 북의 시인과 사과를 요구하면서 원칙을 지키면 북은 언제든 다시 도발해올 것이다. 그것이 북한 정권의 실체이자 본성이다. 이러한 북 정권의 실체를 분명하고 확실하게 인식하는 것이 지혜로운 대북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데 있어 근본 중의 근본이다.(konas)

* 이 글은 1.4 조선일보에 기고된 글입니다. 

송대성(세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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