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북핵不容 원칙과 인도적 지원 딜레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월18일 북한 핵 대응원칙을 다시금 천명 하였다. 북한의 핵은 결코 용납할 수 없고 북의 군사도발엔 단호히 응징하겠지만 대북 인도적 지원과 대화의 창은 열어두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대선 기간 중 되풀이 했던 대목이다.
그는 “북한의 핵은 용납할 수 없고 추가적인 도발에 대해서는 우리가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점, 동시에 한편으로는 북한에 대해서 인도적인 지원과 대화협력의 창을 열어놓고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해 나간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의 북핵 대책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다르고 이명박 정부와도 차이를 두고 있다. 김·노 두 정부는 북한이 핵을 개발·실험해도 경제지원을 계속하였다. 그 결과 북한의 핵 개발 자금을 뒤로 대준 셈이었고 핵 개발을 부추겨 주었다.
그에 반해 이명박 정부는 북핵 개발과 관련, 먼저 개발을 중단해야 경제적 지원이 따를 것이라고 버텼다. 그러던 중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등 도발을 자행하자 아예 인도적 지원마저 통제했다.
여기에 박 당선인은 제3의 길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는 북한의 핵을 김·노 정권처럼 묵과하지는 않고 추가적인 도발에도 단호히 응징할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명박처럼 인도적 지원마저 통제하지는 않을 것이며 “대화협력의 창”을 열어놓겠다고 했다. 그리고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측면에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제3의 길은 부작용을 빚을 수 있다는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의 제3의 길은 자신의 북핵과 군사적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북제재 원칙 천명과 실제 행동이 다르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나쁜 버릇에 상을 주게 되며 김대중·노무현의 대북유화책으로 다시 회기하게 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새 정부가 극복해야 할 딜레마(난관)가 아닐 수 없다.
박 당선인이 북핵 불용(不容)과 추가적인 도발 단호 대응 원칙을 거듭 천명하면서도 새로 “인도적인 지원”에 나서게 된다면, 단호한 응징 원칙을 스스로 깨는 결과밖에 안 된다. “인도적 지원”이라는 명분아래 대북 지원에 나선다면 지원량이 많고 적고를 떠나 북핵 불용과 단호한 응징 윈칙을 스스로 깨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는데서 그렇다.
북한은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우리의 군과 시민들을 비인도적으로 학살하였다. 그랬는데도 새 정부가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도 받아내지 못한 상태에서 “인도적인 지원” 운운하며 대북 경제지원에 나선다면, 북의 재도발 야욕을 부추겨주는 결과 밖에 안 된다. 북의 나쁜 버릇에 상을 주는 격이다.
또한 박 당선인이 “인도적인 지원과 대화협력의 창”을 열고자 북한에 서둘러 접근한다면,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북한이 박 당선인도 김대중과 노무현처럼 마구 때려도 머리 숙이고 들어온다고 얕잡아 보이게 할 수 있다.
박 당선인이 북핵 불용과 군사도발 단호 응징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 가지 길 밖에 없다. 북한이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사과와 핵폐기 조치를 취하기 전 어떤 형태든간에 대북 지원을 유보하는 것이다. “대화협력의 창”도 굳이 열려고 북한측에 머리 숙이며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와 같이 대화협력의 창을 아무리 넓게 연다 해도 북한은 핵 개발을 멈추지 않고 군사도발을 포기지 않는다.
김·노 정부는 “주면 바뀐다”는 기대속에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십수조원을 퍼주며 비위맞춰 주고 끌려 다녔다. 하지만 북한은 결코 “옳바른 선택” 대신 핵 실험, 장거리 미사일 실험발사, 남한 적화를 위한 책동 등 나쁜 선택만 하게 했다.
새 정부가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대북정책 과제는 “인도적 지원”과 “대화협력의 창” 열기여서는 아니 된다. 김일성·김정일의 도발 DNA(유전자)를 타고난 김정은 북한 로동당 제1서기는 박 당선인이 인도적 지원에 나선다고 해서 감지덕지하며 “옳바른 선택”으로 나올 턱이 없다. 김이 “옳바른 선택”을 하도록 하는 길은 대북제재 원칙을 지키며 경제·외교·군사적 압박을 계속 가하는데서 찾을 수밖에 없다. 특히 유엔안전보장이사회도 22일 대북 제재를 일부 확대하는 내용의 결의(208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하였음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새 정부가 “인도적 지원”이나 “대화협력의 창”을 열고자 김정은에게 머리를 숙인다면 잠시 김으로부터 기만에 찬 유화적 제스쳐를 얻어낼 수는 있다. 하지만 머리 숙인 대북 유화책은 잘못된 메시지를 김정은에게 전하게 돼 또 다시 도발-협박-보상-도발의 악순환을 되풀이 하게 될 따름이다. 지난날의 피로 물든 북한 도발사를 잊어서는 아니 된다.(Konas)
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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