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회가 19일 전체회의에서 의원연금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헌정회 육성법 일부개정법률안’(의원연금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약속한 내용보다 대폭 후퇴한 내용들이어서 향후 일부 내용에 수정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바른사회는 20일 “현직 국회의원들에 대한 의원연금은 폐지되었지만, 기존 수급자에 대한 의원연금은 계속 지급된다”며 현재 수급자에게 지급되는 연금액이 지나치게 과다하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즉 ’88년 20만원에서 시작한 의원연금은 현재 매월 120만원이 지급되고 있는데 이는 국민연금의 경우 30년 이상 보험료를 납부해야 받을 수 있는 액수로, 국민연금의 경우 전체 수급자의 79.2%가 40만원 이하를 받고 있고, 6.25참전 용사들에 대한 수당이 12만원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보면 형평에도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정안대로라면 연로회원 가구 월 소득액이 5,717,441원에 달하지 못하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을 넘어서는 전직 의원도 의원연금을 받을 수 있어, 사실상 대부분의 전직 의원들에게 120만원이 지급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바른사회는 연금액의 결정이 그동안 법률이 아닌 전직국회의원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헌정회 정관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점에서 120만원이라는 금액의 합리성도 지적했다.

 바른사회는 또 “부칙 제2조(적용례)에 예외조항을 둬 의원연금을 수령하지 못하게 된 사람이라 할지라도 예외조항에 해당하지 않게 되면 다시 의원연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되어있다”며, “공공기관이나 지방공사 등에서 보수 등을 받을 경우 의원연금을 수령할 수 없지만 퇴직하게 되면 바로 의원연금을 수령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월 소득 600만원 이상 혹은 헌정회 정관으로 정한 금액 이상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 소득이나 재산이 줄어들 경우 그 때부터 역시 의원연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바른사회는 “각종 예외조항으로 인해 의원연금 폐지라는 정치권의 약속이 상당부분 후퇴했다”며 “민주당 안은 국회의원 재직기간 4년 미만인 자를 연금지급대상에서 제외하였으나 개정안에서는 재직기간이 1년 미만인 자로 제한해 수급자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에 바른사회는 “지금과 같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그동안 국민들이 제기해 온 의원연금의 문제점은 과도한 액수(120만원, 본인 기여금 단 한푼도 없음), 고소득 및 자산가 모두 연금 수령, 범법자도 수령(형 종료 후 연금 다시 지급)하는 문제들이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회의원들의 경우 이미 2000년부터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있으므로 과거 연금가입이 불가능했던 전직 국회의원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 기초노령연금 등으로 노후생활을 보장하고, 이외에 품위유지가 필요하다면 현직 국회의원들이 상조형태로 뒷받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