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3일간의 원자력협정 개정협상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입장을 좁히지 못함에 따라, 내년 3월 만료되는 협정 종료시한을 2년간 연장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워싱턴DC에서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18일(현지시간) 오전 다시 회의를 열어 접점을 시도했다.

 그럼에도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현행 협정의 시한을 2016년까지 연장한 뒤 추후 충분한 추가협상을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당초 3년 연장 방안을 제시했으나 우리 측이 난색을 표하면서 2년 연장 방안에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그러나 "최종적인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며 관련된 기술적 세부적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우리 측은 40년 만에 개정하는 이번 협상에서 저농축·재활용 권한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세계 5위의 원전 강국인 한국이 우라늄 저농축 권리가 없어 농축우라늄을 외국에서 사와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저농축 권리'와, 오는 2024년 핵폐기물 저장소가 포화상태에 이르는 점도 강조하면서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재처리)를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측 협상 수석대표인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한국에 우라늄 저농축 권리를 주게 되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핵비확산 정책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한국 측의 주장을 압박했다. 특히 북한 핵문제가 이번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은 내년 3월 19일이면 만료되지만 미국의 의회 비준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적어도 올 상반기에는 협상을 매듭지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번 협상 전부터 '시한 연장'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됐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시한 연장기간 동안 재처리·저농축과 관련된 포괄적 권리 확보,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 연구와 연계한 협정 개정 등 한국의 원자력 주기 강화에 도움이 되는 협정 개정에 주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이번 '시한 연장 방안'에 대해 국내 필요한 절차를 밟아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전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협정 시한 연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원전 수출은 지장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양국 원자력업계가 협력할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