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인쇄

세계평화 위협하는 푸틴의 크림 합병, 동북아에 미치는 파장은?

Written by. 홍관희   입력 : 2014-03-21 오후 5:17:11
공유:
소셜댓글 : 0
twitter facebook

  부패한 독재자를 몰아내고 새 정부를 구성하려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의거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크림반도 침공으로 뜻하지 않은 상황을 맞게 됐다. 러시아가 ‘자국민 보호’를 구실로 크림반도를 군사점령한 후 전격 합병하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과 유럽연합 정상들은 對러 제재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비록 투표를 통해 크림 주민 대다수가 러시아 합병을 찬성했어도 이는 국제법 위반이며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짓밟은 것이다. 국제법은 현존하는 국제질서의 존중과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루지아와 크림에 대한 침공 성공 선례가 소련에서 독립한 모든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무력개입을 정당화하는 구실이 될까 우려된다.

 2주전만 해도 푸틴은 크림반도를 합병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지만, 행동은 정반대였다. 푸틴은 지금 우크라이나에 대한 더 이상의 영토적 개입은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할지 알 수 없다. 우크라이나 본토에 대해 러시아가 침략행위를 계속할 것인지가 향후 사태의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미 우크라이나 동쪽 영토 일부를 러시아 군이 점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푸틴이 오판을 계속해 우크라이나 침략을 자행한다면, 미국과 유럽연합의 분노와 인내의 한계를 촉발해 대규모 무력충돌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UN이 비록 존재하지만 국제사회는 기본적으로 힘이 지배하는 체제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힘이 없는 국가가 당하는 무력감과 설움을 잘 보여준다. 그리이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강조했듯, 강자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행하고 약자는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힘이 지배하는 국제사회의 논리다. 비록 현대에 들어와 이성과 도덕의 영향이 확대되고는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했거나 미국과 군사동맹을 체결했다면 러시아가 함부로 무력침략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현대 국제사회에서 자주국방도 필요하지만 동맹이나 집단안보를 통해 국가안보를 확고히 구축해야 국가존립을 도모할 수 있다. 이번 사태가 한반도에 주는 중요한 교훈이다.

 존 매케인 美 상원의원이 지적했듯 오바마 행정부의 우유부단함이 푸틴의 행동을 부추긴 측면이 크다. 지난 5년간 오바마 행정부의 섣부른 평화 추구가 푸틴에게 미국이 유약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도발의 빌미를 준 것으로 판단된다. 동북아에서 김정은이 오바마의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악용해 대남 국지도발에서의 성공을 확신하고 오판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헤이그 核안보회의를 통해 미국이 韓美日 안보협력체제 재구축을 서두르는 것은 시의적절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는 韓日관계를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다. 아베 총리가 미국의 압박에 못 이겨 ‘고노담화’ 계승을 선언했다 해도 언제 말바꾸기 할지 알 수 없다. 그때 가서 강력 대응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엔 북한 위협을 고려해 양국관계를 봉합할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新냉전을 촉발하면서 동북아 정세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핵을 포기한 우크라이나가 공격받는 상황을 보며 핵보유에 더 집착할 가능성이 크다. 미러 갈등은 미국과 패권다툼을 벌이는 중국으로 하여금 러시아 편에 가담하게 할지 모른다.

 한편 중국은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3월 20일자에서 “북한 급변사태 때 러시아처럼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대량난민이 발생해 중국의 안전이 위협당하거나 외세(外勢)가 북한에 개입해 중국의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이상…”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북한을 주권국가로 간주해 온 중국이 북한 급변사태 시 대한민국의 한반도 영토주권을 인정할 지 의문이다. 특히 韓美연합군의 안정화 작전을 ‘외세 개입’으로 간주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때마침 북한은 최근 42발에 달하는 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 및 로켓을 발사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발사가 생물․화학 무기 탄두 탑재 실험 목적이 아닌가 우려한다. 단순히 무력시위로 간과해선 안 되는 이유다. 러시아의 크림 침공합병 사태를 보며 국가안보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다시한번 되새겨야 한다.(Konas)

홍관희 (향군 안보문제연구소장/ 고려대 교수)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인쇄하기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2019.8.24 토요일
핫클릭 뉴스
포토뉴스 더보기
깜짝뉴스 더보기
외교부, 차세대 전자여권 디자인 확정
2020년부터 발급될 예정인 차세대 전자여권의 디자인이 17일 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