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남북공동성명은 남북이 분단 이후 최초로 화해와 협력의 남북관계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큽니다. 우리 사회에 쏟아지는 수많은 통일 담론 속에서도 7.4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한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 3대원칙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여전히 총체적 난국의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북핵문제의 해법은 보이지 않고, 남북교류협력은 사실상 Zero(0) 상태이며 상호 이질감은 나날이 커져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은 요원하기만 합니다.”(이종수 (사)경실련통일협회 이사장 인사말에서)

 (사)경실련통일협회가 창립20주년을 맞아 2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대안적 통일논의를 준비하고 새로운 통일운동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통일원칙을 재검토하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박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7.4남북공동성명 통일3원칙의 오늘날의 의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7.4남북공공성명 탄생의 국제적 배경과 통일3원칙의 내용과 의의를 설명하며  7.4남북공동성명이 갖는 오늘날의 의의로 ▲ ‘조국통일 3대원칙’의 계승 문제 ▲ 우리의 ‘자주적’ 선택의 중요성 ▲ 박정희·전두환 대통령의 ‘평화를 위한’ 북한과의 대화와 ‘민족대단결’의 실천 ▲ ‘통일’과 ‘평화’를 조합하는 새로운 통일담론의 모색에 대해 논의했다.

 조철호 통일교육원 교수는 ‘통일원칙과 미래상으로서 자유민주주의의 가능성’에 대한 발제문을 통해 ‘이상으로서의 통일원칙’과 ‘현실로서의 통일원칙’을 제시하며 “자주, 평화, 민족적 대단결은 한민족공동체 역사의 특징인 자주성, 통합성과 일치되는 최대 범주의 이상으로서 통일원칙”이라고 평가 했다.

 이어 “기존의 통일원칙은 남북한의 합의에 의한 통일원칙의 정립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최선의 이상적 통일을 위해서는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라는 통일원칙이 최대한 구현되어 성숙한 자유민주주의가 가능한 통일체제를 추구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외세의존 배제, 무력사용 배제, 민족적 분열 배제를 최소 범주의 통일원칙으로 설정하는 전략적 선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에 나선 임재천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조국통일 3대 원칙’중 ‘자주’와 ‘민족대단결’ 개념은 민족을 중심으로 해석한다면 중복되는 유사 개념으로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이후에 남북한 합의를 통해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 중 ‘민족대단결’을 ‘민주’ 원칙으로 바꾸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승열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반도 통일에 있어서 남북한의 자주적 결정, 즉 남북한의 협력을 통한 통일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남북한이 대화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능동적으로 美·中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대화 지지자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폭넓은 자주적 통일 외교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자주적 통일 노선의 구축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일에 있어서 자주의 실현은 단순히 통일의 변수가 남북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통일을 위해 필요한 모든 힘을 하나로 묶어 낼 수 있는 있는 ‘조화의 능력’이라고 피력했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은 “통일은 하나가 되는 것이지만 놓쳐서는 안 될 것은 통일은 하나로 가는 과정이라는 점”이라며 우리가 현 단계에서 합의하고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의 모습으로 ▲ 남북연합 ▲ 남북연합의 다음 단계인 완전통일 ▲ 북한의 급변상황에 따른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대비를 제시했다.

 이나미 방송통신대 책임연구원은 “통일원칙에 있어 자유민주주의의 ‘적극적 표명(암묵적 지지가 아닌)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라며 “특정 이념에 대한 과도한 강조는 사회 분열과 갈등을 야기할 수 있기에 이 자체가 자유민주적 가치와 배치된다. 현대국가에서 정교분리가 당연시 되는 것처럼 정치와 이념의 분리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는 인권, 자유, 관용 등 그 내용이 강조되어야지 하지 ‘〜주의’로 주장하면 이미 ‘닫힌 이념’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