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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의 밀월관계,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영향

Written by. 윤지원   입력 : 2014-07-13 오전 2: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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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북러 관계가 김일성 사망 이후 급진전되고 있다. 러시아의 아시아로의 동진정책과 맞물려서 복합적으로 진척되고 있다.

 푸틴 3기 정부 출범 이후 러시아의 극동지역 개발 증진을 위해 남북러 경협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 역시 중국 경제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로 양국 간 철도와 에너지 협력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관계를 모색 중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추진을 위해 러시아는 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 차원에서 한반도 안보와 평화정착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거라 간주된다.

  북러 철도 협력과 新나진항 건설

  최근 북러 경제관계에서 가장 큰 성과는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철도협력 강화일 것이다. 푸틴 대통령 1기 집권시기였던 2000년 초반부터 양국의 철도 연결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결국 2013년 9월 중순 러시아의 극동 국경도시 하산역과 북한의 나진항을 연결하는 철도 개통식이 개최됐다.

 양국의 철도연결은 2001년 합의됐지만 별 진전이 없었다. 2008년 합작회사 설립 이후 2009년부터 90억 루불(약 3,000억 원) 규모의 공사비를 러시아가 전액 부담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 5년 동안 철로 개보수 작업이 진행되었고, ‘나선 경제무역특구’와 하산을 잇는 철도가 연결된 것이다.

 이번 재개통된 구간은 나진∼하산의 본선 52Km와 나진에서 나진항까지의 지선 2Km 등 총 54Km인데, 낡은 철로의 현대화와 폭이 넓은 러시아식 광궤와 한반도식 표준궤를 합친 ‘복합궤’가 새로 깔렸다. 화물열차 속도는 30∼40Km에서 70Km까지 올렸다.

 러시아는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나진항의 3개 부두 중, 3호 부두에 현대화된 화물 터미널 공사도 추진 중이다.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49년간 이곳을 장기 임대했다. 콘크리트를 다시 깔고 석탄을 싣는 이동식 크레인의 레일 및 연료탱크 설치와 수심을 9미터에서 12미터로 만들어 대형선이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연간 400만 톤의 화물을 이용할 수 있는 등 러시아는 향후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의 유럽행 수출 화물을 나진항으로 유도하여 철도를 이용하는 물류사업의 활성화와 진전을 표명했다.

  북한의 채무 탕감과 파급효과

  아울러 북러 양국은 채무 탕감이라는 큰 성과를 달성했다. 북러 철도와 나진항 개발 외에 러시아는 북한과 새로운 관계 모색을 위해 긴 세월 걸림돌이었던 북한의 채무를 과감하게 탕감해 준 것이다. 사실상 양국은 구소련 붕괴 직후부터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북한이 빚진 차관과 채무탕감에 협상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양국 간 이견 때문에 지난 20여 년 동안 협상이 중단된 이후 지난 2011년부터 논의가 재개됐다. 김정일 집권 시기 양국은 꾸준히 정상회담을 통해 채무 탕감 합의를 급진전시켰고 2012년 관련 협정에 서명했다.

 그 후 러시아 하원에서 지난 2월 중순 정부가 제출한 협정에 대한 법안을 승인했고, 4월 말 상원도 이를 통과시켰다. 이어 5월 초 푸틴 대통령의 탕감협정 비준법안에 최종 서명함으로써 효력을 발휘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러시아는 북한이 상환해야 하는 채무 약 109억 달러(11조 2천억 원) 중 90%인 100억 달러(약 10조 3000억 원)를 탕감해 주기로 했다. 나머지 채무 상환금 중 10%의 10억 9000만 달러(1조 1천억 원 가량)는 북한이 향후 20년간 40회로 분할해서 상환해야 한다. 현재 북한에 개설된 대외무역은행 중 러시아 대외경제은행인 브네슈에코놈방크 계좌로 송금해야 한다.

 남은 채무는 러시아가 북한의 보건, 교육, 에너지 분야에 재투자 형식으로 규정했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샤탈로프 러시아 채무차관은, 상환금 중 일부는 “남북러를 연결하는 천연가스 가스관(PNG)이나 철도 연결에 사용될 수 있을 것”임을 밝혔다.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

  북한을 통과하는 PNG 가스관 연결 사업은 북한이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남북관계 악화 등으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러시아의 사할린이나 동시베리아 등에서 생산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블라디보스톡 기점으로 북한을 경유해 남한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현재 남북러 가스관 연결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경색된 남북 관계와 북한의 체제불안에 따른 북한 통과구간에 대한 수송의 안전문제와 건설 투자비용, 북한의 임의적 가스 차단이나 절취 혹은 가스관 파괴 가능서 등도 제기된다.

 PNG 건설 이후 공급되는 북한 지역 통과료는 연간 1억 4000∼5000만 달러로 추정되며, 이런 비용은 침체된 북한 경제회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의 체제유지 비용이나 군부와 핵무기 개발 전용으로 이용될 가능성 등 다양한 걸림돌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진행이 된다면, 사할린에서 블라디보스톡 가스관이 2011년 9월 완공되면서부터 러시아 가스가 한국으로 유입될 PNG는 블라디보스톡부터 북한 국경선 구간까지 약 150Km이고, 북한 구간은 약 740Km, 남한 구간 232Km로서 총 1,122Km로 예상된다. 이 노선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북한 청진∼원산∼고산∼인천‧평택기지로 연결하는 것으로 이중 60%가 북한의 영토를 통과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과감한 채무 탕감으로 인해 향후 양국의 적극적인 경제협력 사업 추진과 남북러 철도 및 가스관 연결 사업 진전 등 극동 지역을 중심으로 경제 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또 러시아는 북한 내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간접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것이고, 북한의 대중 경제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계속해서 러시아 최고위급 인사들이 북한을 방문해서 경제협력 강화와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4월 말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와 로두철 북한 내각 부총리 등 양측 고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담이 진행됐다.

 이 회담에서 러시아는 북한에 소방차 수십 대 기증과 경제와 철도‧운수 분야 협력 합의서도 체결했다. 또 다른 성과는 답보상태에 있는 현재의 교역량(1억 달러)을 2020년까지 10배인 10억 달러까지 확대에도 합의했다.

 현재 북한은 대외교역에서 유로화를 결재통화로 사용하고 있지만 러시아와의 무역에서는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 대체 방안 등도 논의됐다. 북한은 러시아산 상품 가격 할인과 북한 수출품에 대한 품질검사 기준완화도 요구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런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았다. 러시아 입장은 구소련 시기 북러 협력 방식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했다. 즉 향후 러시아는 양국의 경제 협력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칙에 따라 발전되어야 할 것을 표명했다. 북한은 추가로 신규 차관도 요청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결정과 진행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북러 관계 진전과 한반도 안보

  현재 급진전되고 있는 이런 다층적인 북러 관계 변화가 한반도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미국과 국제사회의 반대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합병한 러시아는 아시아로의 회귀정책을 고감하게 추진 중이다.

 이런 정책은 우호적인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좀 더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5월말 러시아는 중국과 동중국해에서 군사합동 훈련을 실시하는 등 전방위적인 관계를 국제사회에 과시하기도 했다.

 구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대외정책의 기조는 이른바 ‘탈이념주의, 탈제국주의, 실용주의’로 요약된다. 실용주의에 입각한 대외정책과 정책 수립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 요인은 경제 이슈다. 낙후된 러시아 극동지역의 개발과 발전을 위해 남북러 경제 협력에 적극적이며 또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기대한다.

 러시아의 대한반도 정책은 장기적 핵폐기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통해 대북 영향력 확대 등을 목표로 한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계사업, 동시베리아 석유천연가스의 수출 기지 구축에 주력 중이다.

 나아가 남북의 평화공존과 북한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통해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재인식하고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한다. 경제적 실용주의 원칙에 입각해 러시아는 북한의 새로운 조력자이자 중개자 역할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북한 내부의 정치적 문제에 간섭 내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대신에 간접적으로 경제적 실리 추구와 신뢰구축 외교에 치중하고 있다. 러시아는 남북한 공동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경제협력 추진을 위해 협력자 내지 중개자 역할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극동지역의 안정과 유사시 또는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에 대해서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는 과거 구소련시기 1990년 한소 수교에 의해 북러 관계가 파국에 이르렀던 리스크를 더 이상 원하지 않고 있다. 강조하자면 러시아는 ‘불핵불용’ 원칙을 고수하는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프로세스를 지지하고 동시에 북러 경제협력 증진을 통해 한반도 안정과 남북러 경협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런 러시아의 대한반도 실용주의 외교정책과 전략의 변화를 우리는 예의주시해야 하며, 정부가 추진 중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구체적인 성과 달성을 위해 한러 양국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향후 한국과 러시아와의 상호 호혜적인 관계는 남북관계 진전에도 긍정적이고 통일외교 차원에서도 생산적인 결과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 출처 : 월간 자유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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