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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승절 행사를 지켜보고

Written by. 이기우   입력 : 2015-09-07 오전 8: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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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중국은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항일 전쟁과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을 축하하는 전승절(戰勝節)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그간 매년 10월 1일 건국절에 해오던 열병식을 올해는 9월 3일에 개최했다. 이날은 일본이 2차대전에서 패배하고 항복문서에 서명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항일전쟁승리기념일이다. 중국은 처음으로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을 열병식에 초청해 그들의 군사력과 국력을 과시했다.

 공산주의 체제의 중국이 이처럼 급속히 성장발전을 해온 정신적 바탕에는 마르크스주의 이데올로기로부터의 ‘사상해방(思想解放)’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는 중국인들의 평소 ‘실사구시(實事求是 : 사실에 근거해 진실을 추구함)’의 생활철학과 맥을 같이한다고 하겠다. 또한 197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개혁·개방 정책에서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주장)도 그들의 사상해방과 실사구시다.

 공산주의로 출발한 대부분의 나라가 쇠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오늘날과 같은 눈부신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지도자들과 인민들의 사상에 얽매이지 않는 정신적 유연성에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1인당 GNP는 6000달러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국력을 과시라도 하듯이 ‘중국의 꿈’ ‘일대일로(一帶一路)’ 등 야심 찬 정책들을 대내외에 천명할 정도로 자신감에 차 있다.

 이런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기존의 정상외교 때와는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다. 먼저 우리와 중국은 일제에 맞서 싸운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당시 우리 애국지사들이 만주·상해·중경 등 중국의 여러 지방에서 항일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군국주의에 항거하는 대의(大義)를 함께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광복 후 분단된 한반도에서 6·25전쟁이 일어났을 때 중국은 북한군을 지원했었다. 그러던 중국이 1992년 북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수교하게 됐다. 이 또한 중국인들의 사상해방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후 한·중 양국관계는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하게 발전했다. 특히 2013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부터는 북·중관계보다 한·중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형국으로 가고 있다.

 천안문 망루에 시진핑 주석과 나란히 서서 열병식을 참관하는 우리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꼈다. 1954년 열병식에서 북한 김일성이 서 있던 그곳에 우리 대통령이 당당하게 서 있었던 것이다.

 이번 중국 전승절과 열병식은 중국 인민들뿐만 아니라 북한의 김정은과 인민들에게도 매우 큰 메시지로 전달될 것이다. 한·중 간의 우의를 과시하고, 나아가 남북한 경쟁 구도의 종식을 의미하기도 할 것이다. 우리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은 한반도 정세의 변화를 예고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다.

이기우 (前 주중 한국대사관 홍보공사)

* 국방일보 9월7일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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