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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이 남긴 과제

Written by. 김성만   입력 : 2015-09-07 오전 8: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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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2015년 9월 3일(목) 오전 10시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과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 퍼레이드(열병식)를 개최했다. 중국은 열병식을 통해 항일전쟁 승리의 의미를 되새기고 첨단 무기를 통해 군사력을 과시했다.

 중국 국가연주와 국기게양, 시진핑 주석 기념사, 사열, 분열의 순서로 약 70분간 진행됐다. 시 주석의 연설에서는 중국의 군사굴기(軍事崛起)가 묻어났다. 그는 “인민해방군은 조국의 안보와 인민의 평화로운 생활은 물론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신성한 사명을 띠고 있다”며 “이를 위해 앞으로 병력 30만 명을 줄이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총 병력(230만 명)의 13%를 줄여도 세계 평화라는 사명을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자신감이다.

 이번 행사에는 병력 1만2천여 명, 40여종 500여대의 장비와 20여종 200대의 항공기가 동원됐다. 이들 무기는 전부 중국산이며 84%가 처음으로 공개된 최신형이다. 열병식에 사거리가 1만5천km에 달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둥펑-5B, 미국 항모전단을 위협할 수 있는 ‘항모 킬러’로 주목받는 둥펑(東風·DF)-21D, 사거리 3천~4천km로 태평양상의 미군 전략기지 괌을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로 불리는 둥펑-26, 대형 군용 무인기 ‘윙룽’(중국명: 이룽(翼龍)) 등이 등장했다. 이어 공중조기경보기와 공격형 헬기, 전투기, 폭격기, 함재전투기, 해상초계기 등 중국의 최신예 군용기 200여대가 하늘을 날았다. 관심이 집중됐던 차세대 핵전략 ICBM ‘둥펑-31B’와 ‘둥펑-41’은 이번에 공개되지 않았다.

 열병식에는 러시아·멕시코·쿠바·몽골·카자흐스탄·파키스탄·벨라루스 등 11개국이 사열부대를, 아프가니스탄·캄보디아·베네수엘라 등 6개국이 군 대표단을 파견했고 우리나라는 프랑스·베트남·태국 등과 함께 군 참관단(3명)을 보냈다.

열병식 특징?

 역대 중국 정권의 열병식과 달랐다. 건국 60주년, 70주년 등 10년 주기로 개최해 오던 관례대로라면 2019년까지 기다려야 할 열병식을 항일전쟁 70주년에 맞춰 앞당긴 시기 선택이 우선 달랐다. 더 중요한 건 국제행사로 치렀다는 점이다. 51개국에 초청장을 보내 일본과 필리핀을 제외한 49개국 대표를 천안문 성루에 앉혔다. 국제사회에 발신할 메시지(군사굴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정치평론가 장리판(章立凡)은 “국제사회에 중국의 위력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연설에서 “70년 전의 승리로 중국은 세계 강국의 위치를 되찾았다”고 강조했다.

행사 참석 외국 대표?

 박근혜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30개국 지도자, 북한 최룡해 당비서 등 정부대표 19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 10명 등 총 50여명의 외빈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중국의 의도를 알아차린 미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거의 모든 나라 지도자가 중국의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

 행사장의 좌석 지정은 시진핑 주석 오른쪽에는 푸틴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순으로 외빈들이 섰고 시 주석의 왼쪽에는 장쩌민, 후진타오 등 국내 지도자들이 자리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내외는 시 주석 오른편으로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자리에 각각 위치했다. 북한 최룡해 비서는 오른쪽 끝 편에 자리했다.

 서방언론 매체들은 3일 행사 참석자와 관련해선 푸틴 대통령을 가장 유력인사로 꼽으면서 “미국의 주요 아시아 우방인 한국의 박 대통령도 참석했다”며 “한국은 박근혜 정부 들어 경제적 관계와 북한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중국과 갈수록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각국 반응?

 미국 정부는 열병식에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태평양전쟁 종전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발표한 특별 성명에서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70년을 거쳐 온 미·일 관계는 화해의 힘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며 일본의 역할을 적극 평가함으로써 중국의 열병식을 간접 견제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이날 별도 성명을 내고 “미·일의 지속적 동반자 관계는 화해의 힘을 증언하는 동시에 민주주의와 인권, 법의 지배에 대한 공유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전문가 대다수는 ‘대외적 과시와 정통성 확보를 위한 시대착오적 행사’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3일 시진핑 주석이 기념사에서 양국간 화해를 언급하지 않은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 연설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행사가 소위 ‘반일(反日)’적인 것이 아니라 중일(中日)간의 화해 요소를 포함하기를 바란다는 점을 중국 측에 전했는데, 이번 시 주석의 연설에서 그런 요소는 보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과 관련해 “중국 공산당이 아니라 지금의 대만 정부가 항일 전쟁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서방 언론매체들은 3일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 중국 열병식 행사를 ‘호화 퍼레이드’, ‘화려한 축제’ 등으로 묘사하며 국제사회에 중국의 위상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고 평가했다. CNN은 BBC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중국의 군사력을 비교하는 그래픽을 통해 중국의 군사력 과시에 주목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서는 전승절 퍼레이드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보호받고 국내외에 힘을 알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군이 30만 명 감군(減軍)하는 이유?

 량윈샹(梁雲祥) 베이징대 교수는 “시진핑 군사정책의 특징은 정예화로 사람이 많은 것과 적은 것과는 관계없다”며 “육군을 줄이고 해·공군, 포병, 사이버부대는 강화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감군은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이어져온 큰 흐름이다. 1985년 덩은 100만 명을 줄였고 그 이후 후임자들이 1997년 50만 명, 2003년 20만 명을 감축했다. 대신 미국의 항공모함을 위협하는 잠수함 전력을 강화했고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그 일단을 보여준 게 이날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5B와 항공모함 킬러인 둥펑-21D다. 감군의 이면은 굴기와 연결된다. 중국군에게 ‘감군’은 ‘강군’의 선결조건이다.

박근혜 대통령 열병식 참석에 대한 미·일의 반응?

 미국 국무부는 3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정부의 열병식에 참석한 것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애나 리치-앨런 국무부 동아태담당 대변인은 이날 박 대통령의 행사 참석에 대해서는 “우리는 열병식에 참석한 각국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것은 한국의 주권적 결정사항”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맥스 보커스 주중 대사를 대통령 특사로 참석시켰다”며 “그의 참석은 미국과 많은 아시아국가가 전쟁 기간 치른 희생을 명예롭게 만들고 모든 당사국 사이의 화해와 친선을 도모하는 데 대해 미국이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이 이번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중국과 너무 가까워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명백히 우리는 역내 국가들이 강건한 관계를 맺기를 권고한다”며 “한국은 우리의 강력한 우방이자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중국이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대화와 협력을 많이 할수록 지역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박 대통령의 방중 전부터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사를 드러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3일 “(열병식 관련) 발언을 삼가고 싶지만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불행한 역사에 집중할 게 아니라 미래지향적으로 임하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한·중을 함께 겨냥했다. 여전히 위태로운 한·일 관계의 일단을 보여준다.

남겨진 과제?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방중(訪中)을 통해 많은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열병식 참석에 따른 오해를 해소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세계가 언론을 통해 열병식을 지켜봤다. 이들은 6·25전쟁에서 피를 흘리고 싸운 적군(敵軍)의 열병식에 왜 한국 대통령이 참석했는지에 의문을 가질 것이다. 더구나 미국, 영국, 필리핀 등 참전국 용사들이 이해를 못할 수도 있다. 우리 국민들 중에도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적지 않다. 따라서 대통령은 열병식에 참석한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특사를 보내 6·25참전국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konas)

김성만(예, 해군중장. 재향군인회 자문위원 / 前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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