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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이범수가 그린 ‘인천상륙작전’

정전협정63주년이자 유엔 참전의 날인 7월27일 개봉... 전쟁을 통해 전쟁의 잔악함과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 일깨워
Written by. 이현오   입력 : 2016-07-30 오후 1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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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적수(敵手)였다. 부드러움을 가장한 눈매에 불꽃이 이글거렸고, 상대를 압박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상대방의 심장을 옥죄고, 걷다가 휙 돌아서서 입 꼬리를 올리며 바라보는 찰라 눈가가 파르라니 떨리며 드리워진 잔주름이 주는 광경은 적(敵) 對 적(敵) 관계에서의 두 사람만의 연기로서 그쳐지는 것만이 아닌, 오히려 관객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배우 이정재와 이범수의 만남이 그랬다.

 영화 이야기이지만 그것도 생사(生死)의 갈림길이 종이 한 장 차이인 전투현장이자 그것도 적진에서 오가는 만남이요 현실 세계라면, 심장 약한 사람이라면 제대로 서있기나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 전쟁 속 실화는 관객들의 오금을 당기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영화 ‘인천상륙작전’ 시사회에서 느낀 복잡다기한 감정이다. 해서 ‘내가 만일 저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해야하는 군인이라면 과연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되새김과 함께 나 자신과 영화 속 주연 배우들과를 견주는 이상심리가 영화 내내 가슴을 옥죄어 들었다.

 1950년 8월28일 한국전 참전 유엔군최고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는 美 정부로부터 크로마이트(CHROMITE) 작전의 최종승인을 받아 냈다. 이른바 ‘인천상륙작전’이다. 그리고 9월4일부터 6․25한국전쟁의 대 전세역전이자 대한민국 존립의 분수령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상륙을 위한 양동작전을 전개한다. 인천, 군산, 삼척에 대대적인 포격이 이뤄진다. 인천이 상륙지점이란 걸 숨기고 북한군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지향케 하기 위함이었다.

 그런 가운데 치밀한 계획아래 숨막히는 작전이 곧장 이어진다. 이 영화의 주전장이 되는 첩보작전 X-RAY이다. 당시 X-RAY라 불린 대북 첩보작전은 맥아더 장군의 요청에 의해 한국 해군의 손원일 참모총장이 수락해 후일 해군 참모총장을 역임한 함명수 소령 등 17명이 참가해 임무를 수행한 작전으로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주요 모티브다.

 6․25전쟁의 전세를 뒤엎은 성공확률 5000 : 1이라는 인천상륙작전. 이 작전 성공의 뒤 안에는 죽음도 불사한 투혼의 한국군 용사들이 있었다. 고 임병래 중위, 고 홍시욱(이등병조) 하사 등이 그들이다.

 X-RAY 작전은 해군 정보국 예하의 첩보부대가 인천 앞바다에 위치한 영흥도를 거점으로 해서 인천에 잠입한 뒤 유엔군의 상륙작전에 필요한 제반 정보를 수집하는 작전으로 이 영화의 전체 줄거리도 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7월27일 정전협정 63주년이자 유엔군 참전의 날을 기해 개봉한 ‘인천상륙작전’은 배우 이정재 씨가 북한군으로 위장해 부대원을 이끈 첩보부대 대위 주인공 ‘장학수’ 역을 맡았다.

 그리고 그와 대결전을 벌이는 북한군 인천지역 방어사령관 림계진 역엔 차갑고 싸늘한 눈매에도 부드러움을 간직한 악바리 근성으로 끝장을 보는 배우 이범수 씨가, 그리고 팔미도 등대를 탈환해 연합군의 진로의 등불을 밝힌 켈로부대장 역에는 배우 정준호 씨가 맡아 호연을 펼친다.

 6․25한국전쟁 정전협정 63주년이자 유엔참전의 날을 하루 앞둔 7월26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인천상륙작전’ 시사회가 열렸다. 그리고 시사회에는 뜻밖의 손님들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바로 66년 전 ‘어디에 있는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생면부지 동방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참전’해 젊음을 바친 유엔 참전용사와 그 가족, 그리고 후손들이었다.

 극장 안은 이들 가족과 후손들로 가득 차 후끈 달아올랐다. 더욱이 시사회에는 이 영화 출연 주역들인 배우 이정재 ․ 이범수 씨가 나와 인사를 하며 이 분들의 은혜에 감사와 고마움을 표하는 시간이 있어서 의의는 더했다.

 그동안 한국 영화는 작품성을 별도 논한다 하더라도 질과 양적인 측면에서 대작 풍년으로 1천만 관객 돌파를 무시로 예상하는 즈음이다. 그 중에서도 임진왜란 시 이순신 장군의 해전을 그린 ‘명량’을 비롯해 6․25전쟁을 주제로 한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투 동막골’ ‘포화 속으로’ ‘고지전’ 과 같은 작품은 지금까지 우리가 그려왔던 천편일률적인 반공 영화와는 시각을 달리하며 ‘우리 전쟁영화도 이렇게 만들 수 있고, 이런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 구나’ 하는 탄성과 함께 천만 관객 시대를 여는 이정표가 되기도 했다.

 이 날 시사회에 나온 박승춘 국가보훈처장도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승춘 보훈처장은 시사회에 앞서 유엔참전용사와 그 가족, 후손들에게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박 처장은 먼저 “여러분 감사합니다”로 인사를 전하며, 7월27일이 정전협정일 이자 6․25한국전쟁에 미국을 위시한 21개 참전국들이 참전한 ‘참전의 날’임을 상기해 “내일(7.27)이 특별히 유엔정전협정 63주년인데 세계 전투사상 3대 전투인 ‘인천상륙작전’ 영화 시사회를 갖게 돼 무한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또 “특별히 의미 있는 것은 유엔 참전용사, 손자녀 후손과 시사회를 갖게 돼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많은 국민이 이 영화를 보게 되기를 바라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오신 후손 여러분들이 여러분의 할아버지가 (1950년 6․25한국전쟁에서) 어떻게 싸웠는지 이 영화를 보면서 느끼시기 바란다”고 말해 참전가족들로 열렬히 환호를 받았다.

 영화에서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일익을 담당했던 팔미도 등대 탈환작전에 첩보장교(대위)로 북한군 정치군관 중좌 박남철로 위장해 북한군 진영에서 첩보활동을 벌인 장학수역의 배우 이정재 씨는 간단한 인사로 “영화를 재미있게 보시고 응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와는 달리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을 막고자 장학수와 대척점에 섰던 북한군 림계진 역의 배우 이범수 씨는 특별한 인사를 전했다. “(유엔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을 향해) 만나 뵙게 돼서 반갑고 귀한 걸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확연히 여러분과 저는 공통점이 있다. 그 이유는 저희 아버님도 6․25전쟁에 참전하셨기 때문이며,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참여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말해 참전용사 가족과 후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어 “지금 오늘 (대한민국이)이 있기까지 나라를 위해 함께 하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즐겁게 관람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출연 배우들도 영화 촬영 현장에서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무사히 촬영을 끝내 기쁘게 생각한다며 영화 뒷얘기를 전하기도 했다.

 인천상륙작전은 자유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로 남느냐 아니면 공산주의자들에게 먹히느냐의 풍전등화(風前燈火)기로에 선 막전막하의 대결전답게 전쟁신의 웅장함과 초긴장으로 몰아가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담은 이야기로 2시간 동안 이어진다. 그 안에서 인간적인 휴머니즘과 아들과 남편을 그리는 어머니와 아내의 지고지순한 사랑의 메시지가 깃들어 있다. 더불어 전쟁을 통해, 평화의 소중함을 더 깊이 깨닫는다는 평범한 진리처럼 다시는 이 땅에 골육상쟁의 전쟁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평화 사랑의 메시지가 짙게 담겨 있음을 알게 된다.(konas)                            

이현오 /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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