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의 전략폭격기를 격추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26일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북한의 공언과 달리 격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B-1 전략폭격기의 경우 일반적으로 F-15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하고, 따라서 북한이 전투기로 이를 격추하려 해도 F-15가 먼 곳에서부터 이런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때 단 몇 대의 북한 전투기가 접근한다면 F-15는 경고를 할 것이고, 이를 거부한다면 B-1 폭격기가 공격을 받기 이전에 격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런 상황 자체가 유쾌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북한의 군사적 열세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따라서, “이 때문에 북한 입장에선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비록 미국은 폭격기가 북한 해안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비행했는지 명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SA-5’를 제외한 북한의 모든 지대공 미사일의 사거리 밖에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A-5’는 최대사거리가 250km로 알려졌다. 이에 베넷 선임연구원은 “매우 오래된 기술을 이용하는 만큼 미국 입장에선 이를 무력화시킬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브루스 벡톨 텍사스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북한이 격추를 시도한다면 그 대상은 전략폭격기가 아닌 ‘RC-135’와 같은 정찰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정찰기의 임무는 북한 주변을 길고 천천히 비행하는 것이며, 따라서 속도가 빠르고, 연료 소비가 많은 전투기가 호위하기에는 제약이 따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지난 2003년 북한 영공으로부터 137마일 떨어진 지점을 비행하던 미 정찰기에 4대의 북한 미그 전투기가 접근한 적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벡톨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시험 발사됐던 북한의 최신식 지대공 미사일 ‘KN-06’가 정찰기 격추에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KN-06’가 얼마만큼의 정확도를 지녔는지 알 수 없지만, 또 다른 지대공 미사일인 ‘SA-2’나 ‘SA-5’보다 사거리가 길어 국제 공역에까지 도달할 수 있다”면서도 “‘KN-06’ 공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 방안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가장 극단적인 방법 중 하나는 ‘KN-06’ 미사일 발사장소를 먼저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VOA 방송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 동해상으로 시험 발사됐던 ‘KN-06’는 현재 생산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5일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전략폭격기들이 북한 영공을 넘지 않아도 임의의 시각에 격추할 권리를 포함해 모든 자위적 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