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와 통일연구원은 9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1989년 9월 11일 대통령의 국회 특별 연설을 통해 발표된 것으로 각계 의견수렴 등을 통해 △남북간의 개방과 교류·협력 증진 △통일 촉진 제도화를 위한 남북연합 구성 △휴전협정 체제의 평화체제 변경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후 김영삼정부 시기인 1994년 8월15일 '민족공동체통일방안'으로 일부 보완한 뒤 지금까지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으로 계승돼 왔다.

 이날 행사 개회식에서는 통일부의 전신인 국토통일원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1989년에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수립했고, 이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1994년에 이를 '민족공동체통일방안'으로 발전시킨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기념 특별강연을 했다.

이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사회로 진행된 특별 좌담회에서는 '통일국민협약과 초당적 협력'이라는 주제로 김덕룡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 부의장,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김희중 대주교, 류종열 통일비전시민회의 상임 공동의장이 의견을 나누었다.

 3부 학술회의에서는 '통일방안의 역사적 의미와 발전 방향'을 주제로 김학성 충남대 교수가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특징과 역사적 의미’를,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가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발전적 계승’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남북연합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제시했지만 이를 국가통합의 방식에 관한 연방주의적 방법론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남북연합 개념은 통일 과정에서 필요한 어떤 제도로서의 의미를 가진 것이지 실제로 특정한 제도적 장치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고 남북연합의 개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실천과정에서 드러날 문제점으로, 남북연합훈장과 통일헌법이 실현되지 못할 경우 이 방안의 실현 불가능성, 남북연합 단계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할  있는 강제적 규범의 필요성, 국제환경의 반영, 통일한국의 미래상을 충분히 고려하는 통일방안의 요구 등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통일방안을 개선시키고 발전시켜야 할 이유로, 30년 전과 비교시 외부환경과 남북관계가 변화했고,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남북관계의 운영방식과 새로운 단계로의 이행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 교수는 통일방안의 개선과 발전방향으로, 자주·평화·민주의 통일원칙에 상호 인정과 상호준중의 취지를 더하고, 통일과정을 화해협력단계(남북이 적대·대립관계를 공존·공영의 관계로 바꾸는 단계)→남북연합단계(국가연합이란 일반적 속성과 통일을 지향하는 관계로서의 특수성 동시에 갖고 운영)→최종단계의 통일로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남북이 통일방안에 합의하려면, 먼저 전체 통일방안에 대한 합의인지 과도기 단계의 합의이어야 하는가를 구분하고, ‘남북연합’과 ‘낮은단계 연방제’ 명칭 문제도 ‘연합’을 공식적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며, 무엇보다 조속히 남북이 통일방안에 합의할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공동체’의 정의에 대해서도 “다른 정체성을 존중한다는 기초 위에서 다양한 협력적 관계를 구축해가는 방식으로 공동체를 만들어간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이러한 원칙이 교류와 협력 사이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좌담회와 학술회의에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정부와 국회 그리고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합의하여 완성시킨 통일방안이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한반도 통일의 이정표로서 생명력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30년 전 대한민국이 한마음 한뜻을 모았듯이 지금 정부와 국회가 다시 초당적 협력으로 국민 통합의 힘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먼저 우리 안의 분단을 극복하는 것이 곧 한반도 남북의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 시대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