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 참전의 날’을 알고 있나요?
 한국 현대사에서 우리 국민들은 6.25전쟁이 언제 발발했는지, 그리고 그 참혹했던 전쟁이 멈춘 정전협정일 또한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매년 7월 27일이 ‘유엔군 참전의 날’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은 얼마나 될까? ‘유엔군 참전의 날’은 6.25전쟁 당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수호한 국군과 함께 유엔군의 이름으로 함께 싸운 16개 전투지원 국가와 6개 의료지원을 포함한 총 22개 국가, 195만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는 날이다. 한국 정부는 이들 국가와 참전용사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동시에 후 세대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재정립하기 위해 2013년부터 매년 7월 27일을 국가기념일인 ‘유엔군 참전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유엔군 참전의 경과와 역할 
 한반도는 해방과 동시에 외세에 의해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사회주의 이념에 의해 남북으로 분단되었다. 1950년 6월 25일, 상황을 오판한 북한 김일성이 이른바 ‘조국해방전쟁’을 일으켜 이 땅에는 역사상 가장 참혹한 동족상잔의 전쟁에 휩싸이게 되었다. 이에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하여 ‘북한군의 침략 중지 및 38선 이북으로의 철수’를 요구하였고, 6월 27일에는 ‘유엔 회원국들에게 대한민국에 군사원조를 제공할 것을 권고’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 공산세력의 불법침략을 격퇴하고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1950년 7월 7일 ‘유엔군사령부 창설’ 결의안이 통과됨으로써 6.25전쟁에 유엔 참전의 실질적인 기점이 되었다. 

 미국은 6.25전쟁에 가장 먼저 참전한 국가인 동시에 가장 많은 병력(연인원 1,789,000명)을 파병하였고, 유엔은 미국에게 유엔군의 지휘를 일임하여 7월 24일 도쿄에서 유엔군사령부가 창설되었다. 참전한 유엔군과 함께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전세를 역전하여 서울을 수복하고 10월 1일 38선을 돌파하였다. 통일을 눈앞에 두고 북진하던 유엔군은 중공군의 개입으로 후퇴하였고, 2년간의 공방전 끝에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되었다. 유엔 참전 국가들은 정전협정 이후에도 한국군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다가 1972년 6월 태국군이 마지막으로 귀국하였다. 그 뿐만아니라 유엔사는 평상시 정전협정 체제를 유지시키고, 전쟁이 재발하게 되면 18개 전력제공국으로부터 병력과 장비를 받아 한미 연합사령부의 작전을 지원할 것을 결의하였다.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의 의미
 6.25전쟁 기간 중 유엔군은 공식적으로 총 1,957,733명이 참전하였으며, 이 중 약 13%인 151,129명의 인명피해를 입었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에는 6.25전쟁에서 희생된 11개 참전국 2,309기의 유엔군 묘지가 있다. 매년 11월 11일 11시에는 전 세계가 부산의 유엔 기념공원을 향해 1분 동안 추모 묵념을 하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유엔군의 6.25참전이 주는 의미는 한반도를 공산진영에 넘겨줄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유엔군의 참전은 공산군의 침략 격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한국은 당시 유엔 회원국도 아니었던 생소한 나라였음에도 불구하고 피를 흘려 자유를 수호한 유엔 참전장병의 고귀한 희생을 바탕으로 자유를 지켜냈고, 오늘날 세계 10위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한국 정부는 유엔 참전용사들의 재방한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에 온 이들은 발전된 모습에 경탄하며 자신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에 감격하고 있다.

 ‘유엔군 참전의 날’은 한국에 전혀 이해관계가 없던 국가들의 귀중한 젊은이들이 오로지 자유수호의 가치를 위해 함께 피를 흘렸던 일을 기억하는 날이다. 대한민국은 70여년 전 이 땅에서 함께 싸웠던 영웅들에 대해 국제보훈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실천해야 할 의무를 안고 있다.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 동맹과 우방이 평소에는 물론 유사시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아야 한다. 또한 우리는 6.25참전 유엔군 용사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동시에 미래의 안보 보험이라고 할 수 있는 해외파병 장병들에게도 국민적 관심과 성원을 보내야 한다.(konas)       

박동순 한성대학교 국방과학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