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전략적 선명성(Strategic Clarity), 제2차 세계대전의 시대적 교훈!
제2차 세계대전이 공식적으로 발발한지 83주년이다. 6년간의 전쟁을 통해 약 2,500만명의 전사자가 발생되었으며, 막대한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도 3천만여 명이 넘었다. 연합국의 승리로 나치 독일과 제국주의 일본은 패망하였고,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여러 국가가 식민지에서 해방되었으며, 미국 주도로 세계평화를 위한 유엔(United Nations, UN)도 창설되었다. 그러나 미국과 소련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유럽에서는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NATO)와 소련의 위성국가로 이루어진 바르사바조약기구(Warsaw Pact, WTO)가 결성되고 동아시아에서는 중국과 베트남 공산국가가 급부상하는 등 자유주의와 공산주의 간의 냉전이 격화되었다.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해방의 기쁨이 채 가시지도 전에 일본군 무장해제를 명분으로, 38도선 북쪽은 공산주의 소련군이 남쪽은 자유민주주의 미군이 주둔하였고 남한에서는 남남갈등에 따른 좌파들의 테러와 폭동으로 사회불안이 심각하였다. 1950년,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초래되었고, 현재까지도 남북한 정전체계가 유지되고 있으며 북한은 적화통일의 야욕을 한순간도 버리지 않고 있다.
올해 초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 이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제3차 세계대전 내지는 한반도와 유사한 정전상황으로 전개될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NATO 등 동맹국들과 함께 국제사회의 공조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행동을 비난하고 경제적‧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강력한 군사력과 풍부한 천연가스, 식량 등으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SNS를 통한 국제여론전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적 관심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특히, 겨울이 다가오면서 러시아가 유럽국가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단하거나 감소시킬 가능성이 커지면서 EU(European Union,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혹독한 추위에 대한 우려로 심각한 안보위협에 놓여 있다. 최근 들어 유럽의 일부 국가들이 러시아 지지로 돌아선 것은 유럽지역의 에너지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傍證)이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은 북한이 제7차 핵실험 위협 등 핵‧WMD 도발을 집요하게 추진하고 있고, 중국이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 전략과 하나의 중국(One-China) 정책에 따라 최근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기점으로 양안 관계를 첨예화하고 있어서 안보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다. 일본은 실익 차원에서 미‧일 군사일체화 전략에 따라 군사동맹의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에 대한 세력 확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은 나치 독일과 제국주의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연한 응징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국제사회는 대의명분보다는 국가이익에 따라 더욱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참고로, 우크라이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의 창립 회원국으로서 나치 독일에 맞서 함께 싸운 국가이다. 따라서 이념이나 이상적 가치 등 진부한 역사적 경험에 안주하여 국제사회가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또한, 미래 전쟁에서는 4차산업혁명 첨단기술의 군사적 적용으로 지상‧해상‧공중뿐만 아니라 사이버 및 우주로 전쟁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발달과 인명중시 사상에 따라 무인전투체계와 인구절벽의 도래로 상비전력과 예비전력을 포함한 국가총력전이 강조되고 있다.
현재 한국은 국가안보를 위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미국은 한국의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안보협의체) 참여 등 보다 분명한 태도를 요구하고 있고, 중국은 문재인 정부에서 약속한 3불 정책(①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안함, ②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여 안함, ③ 한‧미‧일 군사동맹에 미참여)의 이행을 압박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체제보장을 명분으로 핵‧WMD 역량을 고도로 강화하면서 적화통일 야욕을 한치의 주저함 없이 추진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코로나, 남북관계 개선 등을 명분으로 중단됐던 UFS(Ulchi Freedom Shield,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을 재개하고 여단급 실기동연합훈련을 시행하는 등 한미간의 군사적 동맹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전보다 우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제2차 세계대전의 시대적 교훈은 국민의 생존과 국가의 번영을 위해 과거의 전략적 모호성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전략적 선명성(Strategic Clarity)을 당당하게 표방하는 것이다.(konas)
박상중 국방대학교 직무교육원 교수, 육군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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