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안보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인쇄

[안보칼럼] 북한 헌법 개정 의미와 향후 남북관계 전망

Written by. 박동순   입력 : 2026-06-11 오전 10:11:23
공유:
소셜댓글 : 0
facebook

2026년 북한의 주요 정치행사 

북한은 2026년 2월 '제9차 노동당 대회'와 3월 '제15기 최고인민회의 제1차 회의'를 연속으로 개최하며 '김정은 2.0 시대'의 국정 노선을 개편했다.

조선로동당 제9차 대회는 지난 2월 19일부터 25일까지 6박 7일간의 일정으로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개최되었다. 북한은 제9차 당대회를 통해 핵 보유국가임을 기정사실화했다. 김정은은 국가 지위를 '불가역적'으로 다졌다고 선언하며 핵보유국 위상 강화를 대외에 과시했다. 또한 주요 직위자에 대한 대규모의 세대교체를 단행했는데, 당중앙위원회 위원의 절반 이상을 교체하고 빨치산 2세대 그룹을 퇴진시켜 권력 핵심부의 체질 개선을 도모했다.

이어서 북한은 3월 15일 대의원 선거를 통해 687명의 대의원을 선출한 후 제15기 최고인민회의 제1차 회의를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개최했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에서 국가지도기관 선거를 통해 김정은을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하며 유일지도체제를 공고히 했다. 또한 사회주의 헌법 개정을 통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기존 '사회주의헌법' 명칭에서 '사회주의' 표현을 삭제하였다. 

북한 헌법의 특징과 개정 경과 

북한 헌법은 1948년 9월 8일 제정되었다. 북한 헌법은 노동당의 영도 강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권력 세습 및 권한 강화, 그리고 남북 관계 및 대외 정책의 변화에 따라 핵심 내용이 지속적으로 바꾸어 왔다. 북한 헌법은 서문과 7개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최고 권력자의 유일 영도체제를 명시하고 있다. 북한 헌법은 당의 영도를 국가 활동의 최고 원칙으로 삼고, 최고지도자의 절대적인 권한과 1인 지배 체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 

둘째, 북한 헌법은 명목상 공민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정치 집단과 독재자 이익인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이 우선시되어 실질적인 인권 보장이 미흡하다.

셋째, 북한 헌법은 사회주의 경제 체제인 토지와 생산수단의 국가 및 협동단체 소유를 골자로 하며, 국가의 계획적인 경제 발전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넷째, 북한은 남북 관계 변화를 수시로 헌법에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며, 최근 개정에서는 이러한 내용들이 더욱 명확해졌음을 알수 있다.

다섯째, 북한 헌법은 자립·선군·핵무력 등 국가 방위의 기본 성격을 규정하여 왔으며, 핵무력 보유와 같은 국방 정책을 헌법에 직접 명시하여 국가 안보 기조를 법제화하고 있다.

북한 헌법은 총 19차례 개정되었으며, 주요 경과는 다음과 같다. 북한은 1948년 9월 최초의 헌법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을 채택했다. 북한의 최초 헌법은 소련 헌법의 영향을 받아 인민민주주의 국가 건설을 목표로 했으며, 서울을 명목상의 수도로 규정했다. 

1972년 12월 27일에는 국가 체제의 변화를 반영하여 '사회주의헌법'으로 전면 개정했다. 이때 김일성 유일사상인 주체사상을 헌법에 명문화하였고, ‘국가 주석직’을 신설하여 권력을 집중시켰다. 

1998년 북한은 김일성 사후 김정일이 집권하고 나서 헌법 개정을 통해 '김일성 헌법'으로 명칭을 바꾸고, 국방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여 ‘선군정치’라고 하는 군사국가 체제를 확립했다. 2009년에는 국방위원장의 지위를 ‘국가의 최고 영도자’로 격상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력을 공식화하였다.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인 2012년 개정을 통해 헌법 서문 등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했다. 2016년에는 국방위원회를 ‘국무위원회’로 개편하고, 김정은 위원장을 국무위원장으로 추대하여 최고 권력기구로 삼았다.

북한 헌법은 국민투표가 아닌 최고인민회의의 의결만으로 개정이 이뤄진다. 따라서 북한의 헌법 개정은 통치자의 권력을 강화하고 노동당의 정책 변화를 사후적으로 정당화하고 법제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2026년 북한 헌법 개정 내용과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 

북한은 최근 헌법 개정을 통해 가장 중요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2026년 3월 개최한 제15기 제1차 최고인민회의에서 기존의 '사회주의헌법'이란 명칭을 '헌법'으로 간소화하고 대대적 개정을 단행했다. 

제일 큰 관심사는 통일 및 영토 조항의 변화를 헌법에 포함했다는 점이다. 북한은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반영해 헌법에서 '조국 통일', '민족 대단결' 관련 표현을 모두 삭제했다. 그 뿐만 아니라, 영토의 남쪽 경계를 대한민국으로 규정하여 통일을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또한 핵무력 및 김정은 권한 강화에 대한 내용으로 국무위원장의 독점적 핵사용 권한을 헌법상에 명시했고, 최고인민회의 의장 및 내각총리의 임면권 등을 부여해 유일 지배 체제를 법적으로 완성했다. 

이처럼 북한의 최근 헌법 개정은 '통일', '한민족' 등 기존의 민족적·화해적 표현을 전면 삭제하고 대한민국을 '적대적 별개 국가'로 규정하여,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도적으로 완성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번 북한 헌법 개정이 갖는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일 지우기’와 ‘영토 조항의 신설’이다. 북한은 헌법 서문과 조문에서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 관련 문구를 삭제하고, 대한민국을 적대국으로 명시하여 법적으로 남북 관계를 청산했다. 그리고 '김정은 유일 지배 체제'를 헌법에 반영했다. 김정은은 선대인 김일성·김정일의 혁명 서사를 축소하거나 수정하고, 김정은 시대의 통치 원칙과 핵무력 증강·사용 권한을 헌법에 올려 권력을 제도적으로 공고화했다. 이 같은 북한의 헌법 개정이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 구조적으로 '적대적 공존'이 고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헌법 개정으로 인해 남북 간의 평화공존이나 화해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차단되었으며, 장기적인 군사적 긴장과 대립이 일상화될 것이다.

둘째, NLL을 비롯한 국경 분쟁이 빈번해질 수 있다. 북한의 개정 헌법에는 구체적인 국경선이 명시되지 않았고 자체적인 영토를 주장함에 따라, NLL 등 접경 지역에서의 군사적 도발과 갈등이 빈번해질 수 있다.

셋째, 남북대화 및 교류의 주체성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통일부 등 남북한의 특수 관계를 전담하던 기구의 역할이 무의미해지며, 남북 간 접촉이 이뤄지더라도 국가 대 국가의 외교적·적대적 협상 틀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북한 헌법 개정에 대한 대한민국의 대응 

북한이 헌법을 개정하여 통일 조항을 삭제하고 대한민국을 적대적 국가로 규정한 것에 대해 우리는 확고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원칙 있는 대북 정책 기조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첫째, 군사적 대비 태세와 억제력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이 헌법에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핵무력 사용을 명문화함에 따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굳건히 하고, 한국형 3축 체계를 조기에 완성하여 북한의 도발 의지를 억제해야 한다. 또한 미국과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여 북한 핵 위협에 실효적 대응이 필요하다.

둘째, 남북관계에서 원칙 있는 상호주의와 단호한 대응이 요구된다. 우리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설정에 대해 냉정하고 일관된 태도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만약 북한이 자의적으로 해상 및 육상 경계선을 도발할 경우 국제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이와 병행하여 변함없는 통일·평화 원칙하에 자유롭고 평화로운 한반도 통일 비전을 유지하고 국제사회와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북한에 대해 실용적 정보 분석 및 유연한 접근을 지속해야 한다. 북한의 개헌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헌법 개정이 내부 통제용인지, 체제 생존을 위한 고립주의인지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분석과 대응이 필요하다. 동시에 남북 간 다양한 창구로 접촉의 기회를 시도하고 대화와 압박을 병행해야 한다. 우리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호흡으로 인도적 지원과 민간 교류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konas)

박동순 : 한성대 국방과학대학원 안보정책학과장, 정치학박사, 향군 안보교수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2026.10.25 일요일
안보칼럼 더보기
[안보칼럼] 북한 노동당 창건 81주년 기념 전후 대내외 선전활동의 특징과 의미
지난 10월 10일 북한은 노동당 창건 81주년을 맞았다. 정주년(5&..
포토뉴스 더보기
핫클릭 뉴스
깜짝뉴스 더보기
공소청·중수청 시대 오늘 개막…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으로 수사와 기소권을 모두 가진 검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