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세금부담을 줄이는 길
금년 3월초에 재경부가 발표한 근로소득자 간이세액표가 언론의 대단한 주목을 받았다. 요지는 근로소득자의 급여가 금년 중 6%정도 늘어날 뿐이지만 세액은 10-46%나 대폭 증가한다는 것이다.
소득 증가에 비해 세금이 크게 증가하는 이유는 누진세제로 되어 있는 우리 소득세법에서 과세소득구간을 10여 년 간 그대로 둔 효과 때문이다. 즉 인플레로 인해 매년 명목급여(실질급여는 거의 불변)가 증가해왔고, 그에 따라 급여가 그 이전보다 더 높은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과세소득구간으로 저절로 올라가게 된다. 이런 현상을 미국에서는 표준소득구간의 자동 상승(bracket creep)이라고 부른다.

우리 국민들의 실제 세금부담 상황은 국세통계연보(2005)에 수록된 “종합소득금액 계급별 종합소득세 신고현황”에서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년 4천만원-8천만원의 소득층은 13.0%의 세율이 적용되고, 년 5억원이 넘는 소득층은 26.8%의 세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우리 국민의 진정한 세금부담이 정말로 얼마나 되는지는 이것으로도 잘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국민계정에 기초한 국민의 세금부담을 다른 국가와 비교해보면 그 윤곽이 좀 더 분명해진다.
국민계정에 나타난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GDP의 19.1%(1993), 19.8%(2004), 19.6% (2005)이고, 미국의 조세부담률은 GDP의 16.6%(1993), 18.8%(2003), 17.7%(2005)이다. 이렇게 국민계정 상으로는 미국의 조세부담률이 우리나라보다 약간 낮게 나타난다.
그런데 Gerald Scully와 같은 학자는 미국의 총체적 조세부담률(aggregate tax burden)이 GNP의 40%수준이라고 한다. Gerald Scully의 총조세부담률에 대응하는 우리나라 자료는 없기 때문에 이 측면에서의 비교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2006년 4월 5일자 중앙일보가 보도한 정부지출규모를 보면 어느 정도의 의문은 풀 수 있다. 이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정부지출규모는 GDP의 37.9%(2004)로 나타난다. 정부지출이 곧 국민의 조세부담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부지출과 조세수입이 크게 다를 수 없다. 이런 장기적 시각에서 보면 우리 국민의 총체적 조세부담률은 GDP의 37.9%에 이른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우리 국민의 세금부담은 사회주의정책이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는 국가들을 제외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들이 이런 정도로 세금을 부담하고 있으면서도 경제가 활력 있게 성장해가고 있다면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경제가 장기불황에 빠지고 있다는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이 건희 회장이 우리 경제가 4-6년 안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는 이렇게 높은 국민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국민연금 민영화를 통해 개인의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건강보험 등을 효율화하는 방법도 어느 정도 국민 부담을 줄이는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장기적 고령화 경향으로 볼 때 건강보험 등 분야에서의 노력은 크게 기대할 것이 못 된다.
국민부담을 줄이는 가장 전략적인 방법은 세금을 줄이는 길뿐이다. 그리고 세금을 줄이는 길 중에서는 소득의 고저와 개인-기업을 가리지 않고 똑 같은 세율을 적용하는 (누진세제가 없는) 단일세제도(flat tax system)를 채택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그 이유는 이 단일세제도를 채택한 홍콩, 동구 구공산권제국들이 모두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이다. 홍콩은 지금의 활기도 모자라서 법인세를 더 낮추려 하고 있다.
단일세제도를 채택하는 제1차적 장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표준소득구간의 자동 상승으로 인한 세금증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이 이외에도 장점이 많으나, 문제는 이 단일세제도를 채택할 때 적정 세율을 얼마로 할 것이냐다.
이를 결정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정보가 세 가지 있다. 첫째는 미국에서 제안되어 있는 단일세제도(안)의 세율이 15%-20%라는 사실이다. 둘째는 미국 국민의 총 조세부담률(aggregate tax burden)이 40% 수준인 상황에서 이를 21.5-22.9%로 낮출 때 경제성장률이 극대화된다는 연구결과다.
셋째는 우리나라의 간접세비중이 미국에 비해 높다는 사실이다. 1993년의 미국의 (간접세 : 직접세 비율)은 40.7% : 59.3%이나, 같은 해의 우리나라 비율은 64.3% : 35.7%다. 우리나라의 이 비율은 2004년(62.9% : 37.5%)에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미국의 직-간접세비율을 실현시키려 한다면, 2004년을 기준으로 직접세(57조원)가 금액상으로 34조원(60%정도)이 더 걷혀야 한다. 이런 큰 금액은 누진율을 크게 높이거나 면세수준을 크게 낮추어야 함을 뜻한다. 즉 우리나라에서 단일세율을 얼마로 정할 것이냐는 이 직-간접세비율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것이다.
그런데 간접세 비중을 낮추는 것은 효율성과 소득의 공평이라는 관점에서 보아도 소망스러운 것이다. 간접세는 각종 상품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릴 뿐 아니라 가격구조를 왜곡시키기 때문에 경제효율을 크게 해치고, 높은 간접세 부담은 저소득층에게는 낮은 율의 직접세를 내는 것보다 더 서민생활을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생활비가 뉴욕보다 높고 내수 산업이 부진한 이유는 높은 간접세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의 단일세율은 15%-20%로 하는 것이 무난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런 세율인하가 정부지출의 삭감과 결합된다면 국민의 부담은 더욱 크게 줄어들 것이다.
김한응 / 자유시민연대 공동대표
출처: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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