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념관에 가 보자
용산 쪽을 지나갈 때 가끔 보게 되는 곳이 있는데 전쟁기념관입니다. 저런 곳은 꼭 방문해봐야지 하면서도 좀처럼 들리지 못하고 있던 차에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리라고 결심하였고 큰 아이 방학을 맞아 드디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야외 나들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어디를 가는지도 모른 채 좋아서 난리입니다. 전쟁기념관에 간다고 말을 해주긴 했지만 어떤 곳인지 감을 잡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40분 정도 차를 몰고 가니 전쟁기념관에 도착하였습니다.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었고 여러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는데 나와 아이들도 관람을 시작하였습니다. 저야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열심히 이곳저곳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아이들은 생각보다 재미있지 않다는 생각을 했는지 반응이 시큰둥했습니다. 오히려 음료수 자판기에 더욱 지대한 관심을 보였는데 결국 아이들에게 음료수를 하나씩 뽑아주어야 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몇 년 전 이천 도자기 엑스포에 갔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도자기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저는(최근에도 도자기 관련 책을 한권 샀음) 흥미를 가지고 구경하고 있는데 아직 어린 효빈이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저 혼자 열심히 구경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되면 안 되는데 하는 우려의 마음이 있었는데 다행히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특별히 아이들이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탱크와 장갑차와 대포와 비행기 등을 보고는 태도가 180도 바뀌어 열심히 구경하고 다녔습니다. 큰 비행기의 경우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아이들은 저를 따라오지도 않고 자기들끼리 뛰어서 비행기 안에 들어가 보곤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장갑차 안에도 들어가서 이것저것을 구경하였는데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다행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전시된 무기들을 보면서 그것이 우리나라의 비극적인 동족상잔의 비극을 보여주는 것임을 알지는 못할 것입니다. 조금 설명을 해주었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기념관 같은 곳을 방문하여 관람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이나마 우리나라의 역사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 자신만 해도 전쟁기념관을 관람하면서 우리나라가 겪었던 큰 사건을 너무 잊고 살았구나 하는 반성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일상적이고 평온한 삶을 살아가다 보니 자신의 일과 고민에만 집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현상은 저 혼자만이 아닌 대다수 국민들에게도 동일할 것 같습니다. 평상시에는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다가 뉴스 매체를 통해 ‘북핵’ 어쩌니 하는 깜짝 놀란 만한 소식을 들을 때에나 나라 걱정을 하게 되는 현상 말입니다.
전쟁기념관을 관람하고 돌아온 후에도 잊히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국민을 지키라는 부름에 응했던 그 아들 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글귀입니다. 그 글귀는 전사자 명비가 전시되어 있는 벽면에 크게 새겨져 있었는데 한참 동안 그것을 보면서 ‘그래 맞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세월이 지나기는 했지만 너무 쉽게 잊어버렸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좀 더 크면 몇 차례 더 관람을 가야겠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어린 자녀들을 둔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전쟁기념관을 관람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직접 경험하지 못한 역사일지라도 그 자취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 간접적인 체험이 될 것이고 아이들의 마음속에 역사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똑똑하나 나라를 사랑할 줄 모르는 젊은이들이 많아진다면 우리의 조국은 힘없는 나라가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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