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제에 대한 이해
한국은 지난 10년에 걸쳐 북한에 대해 햇볕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같은 민족이요 형제들인 북한주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개혁·개방을 유도하여 한반도의 긴장을 조금이라고 완화하고자 함이다. 일방적인 '대북 퍼주기'라는 비난을 받아가면서도 DJ·노무현 정부가 햇볕정책을 고수해 온 것은 북한이 우리의 햇볕에 무거운 외투를 벗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였다.
그런데 북한은 우리정부의 생각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들은 오히려 우리의 선의(善意)를 역이용하고 있다. 핵실험과 탄도탄 개발로 햇볕정책 이전보다 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대량살상무기로 세계평화도 위협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북한정권에 대해 분노하고 햇볕정책을 거칠게 비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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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이 경제적으로 저렇게 어려운데도 붕괴되지 않고 버티고 있는데 대하여 국민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이런 의구심을 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북한 체제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요약하면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는 북한의 세습독재체제를 지탱해 주는 힘은 '김일성 주체사상', '선군정치', '한반도 적화통일전략'이다.
첫째, 북한인민은 김일성 주체사상으로 무장되어 있다.
김일성은 1인 독재정권을 강화하기 위해 주체사상을 확립했다. 주체사상은 외세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들만의 고유한 사상과 정치관을 정립하여 국가의 주체성을 확립한다는데 명분을 두고 있다. 지난 60년간 북한 인민은 주체사상으로 세뇌되어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는 세습왕조를 당연시하고 있다.
김일성은 1994년에 죽었지만 지금도 북한을 유훈통치하고 있다. 북한인민들에게 김일성은 불멸의 신이다. 그래서 김정일은 김일성 무덤궁전(금수산)을 치장하는데 약 8억불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 기간 동안 북한인민은 먹을 것이 없어서 300만 명이 아사했다. 그리고 김정일은 1972년에 후계자로 지정되어 제2인자의 자격으로 1994년까지 북한경제를 실질적으로 통괄했고, 1994년부터는 제1인자로 통치하고 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북한을 통치하면서 인민을 굶겨 죽여도 인민들의 폭동이 없다. 지금도 식량이 모자라 외국의 원조에 의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국민의 봉기로 김정일은 벌써 외국으로 망명했을 것이다. 북한인민은 우리가 말하는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이란 용어 자체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일본식민지를 거쳐 곧바로 공산주의체제로 이어졌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학습할 기회가 없었다.
당 간부들은 물론 주민들 모두가 김정일 배지를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고 김일성·김정일 사진만 보아도 감격에 겨워 어쩔줄 모르는 모습을 보면 조선왕조 시대를 사는 것 같기도 하고 사이비 종교집단 같기도 하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온 북한의 응원단원이 김정일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이 비를 맞는 것을 보고 울면서 우리 측에 항의하던 일이 있었다. 이들의 코메디 같은 행동이 우리에게는 우습게 보이지만 그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다. 김일성 부자의 사진이 실린 신문을 훼손해도 큰 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그들에게 김일성 부자는 최고지도자 그 이상의 우상이다. 그래서 종신통치자인 것이다. 우리 국민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주체사상이 북한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김정일은 북한을 선군정치(先軍政治)로 통치하고 있다.
김정일과 북한 군부는 동독, 루마니아 등 동구권의 멸망과정을 면밀히 연구해왔다. 군사력의 부족과 분별없는 대외개방에서 그 원인을 찾아냈다. 그래서 이들은 김일성 사후, 선군정치를 표방하고 김정일을 국방위원회 위원장에 추대했다. 김정일의 대외 공식명칭이 국방위원장이다. 북한에서는 군사정책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그리고 2007년 5월에는 국방위원회의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북한 군부에 정통한 소식통은 “김영춘 전 총참모장에 이어 리명수 전 작전국장 등 군부 실세가 대거 국방위로 보직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회의체 성격의 국방위가 실질적 기능과 역할을 갖춘 공식조직으로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정일은 1999년 4월22일 노동신문에서 “돈이 있어도 식량과 비료를 사들이는 대신 무기를 사들였고, 모자라는 식량과 비료는 외부지원으로 충당해왔다”라고 스스로 밝혔다. 북한에 지원된 외부물자의 50~70% 이상은 군부대로 보내지고 있다. 북한은 그 동안 한국으로부터 지원받은 7~8조 원(이중 현금이 약 20~30억불로 추정)의 대부분을 선군정치에 따라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군사력 증강에 투자했다. 그 결과 한국이 지원한 자금으로 핵무기·탄도탄 보유국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김정일은 선군정치로 소위 그들이 말하는 ‘강성대국’을 건설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제 북한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함에 따라 외부로부터의 침공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북한인민은 핵무기보유를 국력으로 여기며 더욱 단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이제 체제위험 없이 한국을 언제든지 위해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와 같은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 서해교전과 서북도서 기습강점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만약 실패할 경우 핵무기로 위협하면 그만인 것이다.
셋째, 한반도 적화통일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북한이 6·25전쟁을 도발한 이유도 한반도 적화에 있었다. 북한은 변함없이 지금도 헌법과 노동당 규약에 한반도 적화통일을 명문화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의 군사정책은 1962년에 채택된 4대 군사노선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1992년 4월 9일 헌법개정 시 제4장 60조에 ‘국가는 전인민의 무장화, 전국 요새화, 전군 간부화, 전군 현대화를 기본내용으로 하는 자위적 군사로선을 관철한다.’라고 명문화함으로써 4대 군사노선을 헌법차원으로 까지 높여 놓았다.
이에 따라 북한은 대량살상무기 외에 117만의 대군과 770만 명의 예비군을 유지하고 있다.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방어차원 이상의 많은 현역과 예비역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중학생(남·여)부터 연 450시간의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 이것도 최근에 270시간에서 증가된 것이다. 장차 남한을 점령 시 어린 그들이 홍위병 역할까지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하여 북한내부의 혁명역량은 이미 완료됐다.
그리고 그들은 마지막으로 남한 내의 혁명역량도 거의 완성단계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남북의 활발한 인적교류를 이용하여 한국 내 친북좌파 세력을 착실하게 구축하고 있다. 비공식자료에 의하면 간첩수준으로 분류되는 핵심세력이 이미 수만 명을 넘는다는 설도 있다.
북한은 휴전선 부근의 미2사단만 후방으로 철수하면 언제든지 남한을 적화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남한전역 석권 1주일 전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더구나 11만 특수부대와 땅굴을 일시에 이용하여 서울·경인지역을 하루 만에 점령하는 계획도 있다고 한다. 다만 주한미군이 걸림돌이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철수를 위해 모든 역량을 경주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노리는 것이 6·25전쟁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조속한 체결인 것이다. 그러면 주한미군이 철수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정부가 추진해온 대북정책(햇볕정책)은 실패했다. 이유는 북한을 잘못 인식한데서 비롯된다.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기준으로 북한을 분석하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의 선의를 동족인 그들이 함부로 버리지 못 할 것이라는 순진한 판단을 내린 것이 화근이다. 결국 북한의 개혁·개방을 돕겠다며 아낌없이 지원한 것이 도리어 한국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북한은 주체사상, 선군정치제도, 한반도 적화정책, 핵무기 등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대외개방도 우리의 생각일 뿐이지 북한은 애초부터 맘에 없는 일이였다. 하나라도 포기하면 북한체제가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데도 지금 정부에서는 남북정상회담 개최, 6·25전쟁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하나같이 한반도 적화를 재촉하는 것들이다.
야당인 한나라당도 대선 분위기에 편승하여 햇볕정책을 일부 표절한 새로운 대북정책 ‘한반도 평화비전’을 지난 4일 서둘러 발표하고 9월까지 당론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실패한 정책을 반복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한국의 생존을 위해 대북정책의 시행착오는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올바른 대북정책은 북한 독재정권의 속내를 궤뚤어 볼 줄 아는 지혜에서 나온다.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야당은 북한 체제의 특성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살피고 이에 맞는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konas)
김성만(전 해군작전사령관, 예비역 해군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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