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산골 분교가 낳은 '글짓기왕'
"논술이라고 해서 따로 학원을 다닌 것도 없고 책을 많이 읽은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사교육 환경과 거리가 먼 경남 고성의 한 분교에 전국 규모의 글짓기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학생 글짓기왕'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고성중학교 삼산분교장에 따르면 이 학교 3학년인 류주연(14)양은 최근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주최한 논술 대회인 `청소년 글짓기 공모전'에서 전국의 학생들과 논술 실력을 겨뤄 중등부 대상을 차지했다.
류 양은 이밖에도 지난 8월 국세청이 주최한 `전국 청소년 세금문예작품 공모전'에서 중등부 금상을 차지했고, 지난 5월에는 `고성공룡축제 시화전' 금상을 받는 등 지난해와 올해 열린 크고 작은 전국.지역단위 글짓기 대회에서 9차례에 걸쳐 수상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최근 많은 학생들이 대입 전형방법의 변화에 따라 논술 조기교육을 받고 있지만, 고성군 삼산면의 전형적인 `시골 마을'에서 자란 류 양은 그동안 한 번도 사교육을 경험하지 못하고 이같은 성과를 낸 것이라 의미가 깊다고 교사들은 대견스러워 했다.
류 양의 글짓기 비결은 학교에서 매일 진행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과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어온 풍부한 독서량.
실제로 삼산분교장은 전교생이 25명에 불과한 작은 분교지만, 이 학교 교사들은 학생들과 가족.친구같은 분위기 속에서 매일 오후 6시가 넘는 시간까지 남아 학생들에게 무료로 논술 교육. 신문 읽기 교육 등 글짓기 교육을 하고 있다.
류 양을 가르쳐온 김계현 교사는 "농어촌 지역인 이곳 학생들이 사교육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교사들이 직접 나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며 "학생들과 오래 접촉하며 관심을 갖고 지도할 수 있는 것이 분교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아버지가 버섯 농사를 지어 소득이 많지 않은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가족이 책을 놓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어려서부터 많은 책을 읽어온 것도 류양의 글짓기 실력에 보탬이 됐다.
류 양은 "어릴 적부터 집에 책이 많았던데다 어머니와 함께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책을 읽게 됐다"며 "방과후 학교 외에는 글짓기를 따로 공부하지 않았지만 책을 많이 읽은 것이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류 양은 이 학교에 들어오고 나서 지금의 글짓기 실력을 살려 나중에 평생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작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이 모두 가족같은 우리 학교에서 글을 쓰면서 자연스레 이런 생각을 갖게 됐다"며 "지금 생각으로는 작가가 되고 싶지만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평생 글을 쓰면서 사는 것이 제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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