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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할머니 "한국춤.사물놀이와 결혼했어요"

메리조 프레슬리씨의 45년 한국전통춤사랑
Written by. konas   입력 : 2007-10-05 오후 5: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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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할 나이에 한국 전통춤을 알았고, 나이 50에 사물놀이를 알았어요. 헤어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결혼은 꿈도 못 꿨어요."

 세계한인의 날(10.5)을 기념하기 위해 외교통상부가 초청한 예술인 중에 하와이에서 온 메리조 프레슬리(73, 사진) 할머니는 단연 눈에 띈다.

 '부채춤, 장고춤, 북춤, 승무, 살풀이....' 프레슬리 할머니는 5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한국말로 또박또박 춤의 이름을 대며 손짓과 어깨로 그 춤을 표현했다. 체구는 작고 깡마르긴 했어도 눈빛과 동작 하나하나에서 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 했다.

 그는 6일과 7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KBS 백남준 특설무대에서 15분간 살풀이춤을 선보인다.

 혼기를 놓칠만큼 한국 전통춤에 푹 빠진 그는 "온몸이 아프다가도 춤 출 때 만큼은 아프지 않고, 나이를 잊는다. 춤에 깃든 혼을 온몸으로 느끼다 보면 오히려 기를 얻는다"며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춤을 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승중 한 분인 김천흥 선생이 93세까지 춤을 췄다는 말을 덧붙이며 "그 분처럼 영원한 춤꾼으로 살다 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별세한 김 선생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과 제39호 '처용무' 명예보유자였다.

 미국 오하이오주 출신의 프레슬리 할머니는 현재 하와이 호놀룰루의 사우스킹가(街)에 '할라 배 함 한국무용학원'을 운영하며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400여명의 춤꾼들이 이 무용교습소를 나와 하와이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하와이에서 전통춤을 가르친 스승인 배한라(裵漢拏)의 계보를 잇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학원 이름에 '할라 배'를 붙였다.

 하와이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1962년부터 한국 춤을 배우고 익힌 그는 1983년 한국을 방문해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공연을 관람하기 전까지는 그저 한국춤을 좋아하는 한 외국인에 지나지 않았다.

 "김덕수 선생의 '삼도(三道) 설장고' 가락을 듣는 순간 인생이 변했다. 저런 음악이라면 내 영혼이라도 팔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후 할머니의 삶은 한국춤에서 사물놀이로 채워졌다. 설장고 명인 김병섭(1921-1987년) 선생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장고 리듬을 배웠고, 하와이를 방문한 김덕수 선생을 무작정 찾아가 사물놀이를 배웠다.

 "당시 팀의 호흡을 강조하는 사물놀이가 '평화'라는 음악적 가치와도 가장 잘 통하는 음악이라는 것을 배웠다"는 그는 1995년 하와이에 '알로하 상고놀이'란 팀을 결성해 공연을 하는 등 사물놀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춤과 사물놀이에 매료된 그는 "전통 사물놀이에 세계 각국의 리듬을 실은 새로운 형태의 사물놀이를 만들어 세계에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konasnet@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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