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화전투훈련장을 다녀와서
그동안 군 과학화전투훈련장(Korea Combat Training Center : KCTC)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는데, 기상관계로 세 차례나 방문계획이 무산되면서 아쉬움이 컸다.그러던 차에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듯이 드디어 지난 12일 방문길에 오르게 됐다. 필자가 과학화전투훈련장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1년 걸프전이 끝나면서 쏟아지는 전훈 분석 자료를 접하면서였다.
그중 지금도 기억에 뚜렷이 남아 있는 것은 미 교육사(TRADOC)가 각급 지휘관들의 전장 체험을 모아 발행한 ‘전장에서 통솔과 지휘’ 팸플릿(525-100-1)이었다.여기에는 걸프전에 참전한 중대장·대대장들이 ‘어떻게 싸울 것인가’라는 명제에 생생한 해답을 주는 값진 전훈담이 있었다.
전투를 승리로 이끈 각급 지휘관들은 부대가 걸프전에 투입되기 전 전투훈련센터(CTC)에서 숙달한 전투통솔법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나는 CTC가 어떤 곳인가 궁금해 답사 출장 계획까지 세웠으나 여러 가지 여건상 꿈을 접어야 했다. 이제 15년 전 접었던 꿈을 예비역 신분으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게 됐으니 가슴이 벅차지 않을 수 없었다.
험준한 강원도 산악 골짜기에 자리한 과학화전투훈련장에서 펼쳐진 1개 중대 규모의 제병 협동 전투단의 고지탈환 전투시범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전적 훈련이었다. 비록 모의탄 사격의 전투였지만 쌍방 전사상자가 정확히 판정됐고, 전차와 차량의 파손 규모도 적시적으로 나타나 실전을 방불케 했다.
특히 교전 결과 판정이 전투원이 소지한 컴퓨터에 의해 언제, 누구로부터, 어떤 부분이, 어떤 총탄에 맞아 사망·중상·경상했다는 내용으로 실시간 정확히 시현됐다. 또 분대장으로부터 대대장의 전투지휘 실상이 훈련통제소 영상장비에 실시간 모니터되고 저장돼 전투지휘 결과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체제도 놀라웠다.
더욱 자랑스러운 것은 이 모든 시스템의 68%가 우리의 과학기술로 개발됐다는 점이다.과거 부대 훈련 시 통용됐던 ‘했다’ ‘됐다’라는 적당한 용어는 발붙일 곳이 없게 됐고 짜증스럽고 귀찮고 힘들던 부대훈련이 이제는 흥미와 자신감을 부여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나도 모르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전투 프로 꿈꾸는 자, 여기로 오라’는 전투훈련단 구호가 빈말이 아니었다.그러나 군은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KCTC를 여단급 훈련이 가능토록 확장하고, 합참 차원의 합동훈련센터(JRTC)를 구비해 여단급 전술부대 훈련도 가능케 해야 한다.
이번 방문 기회를 마련해 준 국방부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한미연합사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으로 허전해지고 있는 예비역들의 마음 한 구석을 ‘현용전력 극대화’라는 대책으로 메워 주는 군 수뇌부의 노력에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konas)
김 규(재향군인회 호국안보국장, 예비역 공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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